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오늘밤 저의 두려움과 상한 마음을 거두어 주옵소서....
깊은 밤 나의 연약함과 추악함을 마주하고 앉아 눈물을 흘리는 저를 불쌍히 여기어 주옵소서...
내 안에 담겨있던 이제는 썩고 문들어져버린 아픔이 제 입을 틀어막아도 악한 말로 쏟아지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상처를 내고, 이제는 더 이상 담아지지 않은 나의 옹졸하고
좁은 속을 거두어 주옵소서...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을 위해 좋은 어미가 되겠다 아침 눈을 뜨고, 저녁이 되면 어린 날 상처 투성이 아이가 내 안에 꿈틀거리고 어른 아이가 되어 울부짖는 저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옵소서
아버지.... 당신은 나에게 육신의 아비를 주시지 않았으니 내가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분은 오직 당신
한분 밖에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매번 아버지를 배신하고 우상을 만들고 악을 행 했지만 그 백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신 것처럼 주님 미련한 제가 당신을 떠나지 않게 붙잡아 주옵소서...
아버지...... 주님.....
새벽녘 나는 고개를 탁자에 처박고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자녀들을 키우며 자꾸만 어릴 적 나와 만난다.
모태신앙인이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가난했던 그 시절 빨간 돼지 저금통을 가득 채워 교회 건축 헌금을 내고 성경 말씀을 달달달 외우며 상으로 받는 공책으로 어깨 힘이 들어간 그 시절....
나에게 채워지지 않은 것을 아이들에게 채우려 한다.
어릴적 나이키 신발을 가지고 싶었던 난 필요이상의 비싼 나이키 신발을 아이들에게 사줬다. 어린 날 나에게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아이들에게 채우며 그것에 감사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서운해했다.
남편의 호기로운 사업이 실패를 하고 지인에게 속임을 당하고 그동안 아이들에게 채워 주었던 것을
채워 주지 못한다.
그러나 나의 자녀들은 불평이 없다. 늘 웃는다. 엄마 우리 집은 힘들다고 하는데 너무 잘 먹는 거 같아....
그 말에 나는 웃음이 터졌다.
아버지께 기도를 하며 늘 채워달라고 기도 했던 늘 어린아이처럼 울부짖던 내가 아이들을 보며 나의 악함과 미련함을 자꾸만 보게 된다.
나는 지금의 상황이 화가 나고 속이 상했다 생각했는데.... 나의 악함을 보았다. 나의 미련함을 보았다.
난.... 그렇게 한참을 고개를 처박고 울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