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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GOD)을 만났다

Talking with GOD

by 죽림헌
이 글은 실제 종교와는 무관합니다.
우리가 신에게 기도하듯 푸념하는 글을 재미있게 쓴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매 주제가 다르나 하나의 맥락으로 신과 대화하는 나를 시리즈로 글을 썼습니다.

신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생각하고 대화하듯
내가 가진 의문, 내 질문, 세상이야기가 궁금한 신의 질문으로 희극적으로 쓰 본 것입니다.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저의 친정어머니, 할머니 집사님이시며 할머니 집안에 목사, 권사, 장로님이 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은 가톨릭이며 시댁은 유, 불교입니다. 조상님이 돌본다는 사상.
저는 이 모든 종교 속에 끼인 사람입니다.


늦은 저녁식사 후 정리를 하고 소파에 앉았다.

아, 약을 챙겨 먹지 않았다. 정말 귀찮다.

무슨 영양제가 아침저녁으로 먹어야 하는지.

병원처방약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런데 처방약은 한 가지밖에 없다.

점심식사 빼고는 약을 먹는 것도 일이다.

귀차니즘의 최고 극치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끔찍하다. 약을 일삼아 먹는다.

약 먹으려고 밥 먹고, 약 먹으려고 물 마시고,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감사한 점도 있긴 하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이 그런 것 때문에 일어났다 앉았다

걷기도 한다. 그 일어나는 것이 귀찮아 집안 곳곳에 책들을 두고 있다.

내가 움직이며 앉는 곳은 다 있다.




소파에 앉아서 TV를 켰다. 썩 재미가 없다

리모컨으로 채널사냥을 시작했다.

별 그다지..., 볼만한 프로가 없다.

맨 그 채널이 그 채널이고 모든 프로그램이 거기서 거기다.

시청료가 아깝다. 방송작가나 PD의 상상력의 한계인듯하다.


자세를 바꾸어 슬며시 소파에 누웠다.

창밖을 바라보니 건너편 건물의 거실들이 불이 밝혀지고 있다.

아파트단지에 내려앉은 저녁 어스름은 짙푸른 어둠으로 바뀌고 있다.

그 속에서 하나, 둘 밝혀지는 불들이 마치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인다.


눈꺼풀이 무거워 자꾸 내려온다.

끔뻑끔뻑

하아 ~암

뚜~

.

.

.

.

.


무척 어두운 곳이다.

왠지 등골이 오싹한 게 이상하다.

원래 심장이 약하기에 이런 분위기 너~무 싫다.


갑자기 눈앞에 웬 강이 있다.

강물 색은 또 왜 이리 검지, 이런 것을 칠흑? 암흑? 너무 검다.


내가 길을 잘못 들었나, 하고 걱정하는 사이에 나룻배 한 대가 내 앞에 와닿는다.


'배가 왜? 내 앞에...'라고 생각한다.

내 앞에서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것을 보니, 나더러 배에 오르라는 뜻인가 보다.

의심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배에 오른다.

도저히, 이게 무슨 상황인지...

.

.

.



배를 타고 간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다른 이나 배는 없다.

왠지 무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여 사공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시나요? 여긴 어디인가요? 내가 왜, 배를 타고 가죠? "

"......"

대답이 없다.

갑자기 두렵고, 무서움이 엄습한다.


나룻배는 나를 강 건너편에 데려다주고 떠났다.

눈에 익숙지 않은 모습들이다.

대관절 여기가 어디야,

'아~ 대략 난감, '





들판이 끝없이 펼쳐지고 멀리 눈 덮인 산들과 깊은 나무 숲들이 겹겹이 아득하다.

모든 것이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한참을 걸어갔더니 큰 문이 앞에 나타났다.

높이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폭은 그리 넓은 것 같지 않은데,

문 앞에 수문장(守門將)이 지키고 있다.


저 문을 통과해야 하는가 보다, 이런 건 본능으로 안다.

문은 들어가라고 있는 것이고, 열어라고 있고, 다음으로 가는 과정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들어가려니 막는다.

지나온 길을 보니 까마득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순간 든 생각이 거리감과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어진 것 같다.

모든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 같다.


거참 정말, '대략 난감하다'



수문장에게 묻는다. 입은 또 모르는 것을 묻고, 소통하라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은 공포는 잠시 접어두고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럼 물어야지,


나 :

"여기가 어디입니까?"


수문장 :

"여긴 저승문이다 "

이게 무슨 말이지, 이 상황은 뭐지 생각하며 수문장이라고 스스로 칭하는 자에게 되묻는다.

나 :

"엥, 이 무슨, 말이라고 하나 소리라고 하나, 제가 왜 여기에 왔나요? "

수문장 :

"그것을 왜 내게 묻느냐?"


네가 와 놓고 내게 왜 묻니, 하는 식이다.


이게 책임 따질 일도 아니고, 아~욕 나오려고 한다.

'아~ D 身, 잘났다.' 속으로 생각하다, 조심하자 상황을 모르니,


나 :

"저는 그냥 강이 있어 배를 탔더니 여기로 데려다주었습니다."


수문장이 기가 찬다는 듯이 말한다.

수문장 :

"허참~ 네가 건너온 강은 삼도천(三途川)이라는 강이다. 이승과 저승이 분리되는 곳,

산 자와 죽은 자가 나누어지는 경계, 요단강, 신화에 나오는 레테의 강."


수문장이 이어 말한다

"하지만, 레테의 강은 하데스가 지배하고 명부로 가는 5개의 강 중에 망각의 강에 해당한다.

이 삼도천은 심판을 받기 전,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 이승과 저승이 분리되는 곳이다.

너는 방금 그 강을 건너 저승의 문 앞에 선 것이다."



입이 떡 벌어져 턱이 툭, 떨어진 것 같다.

'아, 큰일 났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내가 왜? 내가 죽었단 말인가, '


어찌어찌하여, 신(God)이라는 분 앞에 불려 갔다.

신(GOD) :

" 너는 어찌 왔느냐? "

나 :

" 저도 모릅니다. 저는 우리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요 "


신이라는 분이 주위를 돌아보며 호통을 친다.

신 :

"누가 데리고 왔느냐~?"

아이고야 인자한 분 같은데 목소리가 너무 우렁차다. 무척 권위 있고 무섭다.

조심해야겠다...

성전사자 가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한다.

성전사자 :

" 잘못 온 것 같습니다 "

신 :

" 너희들은 산 자와 죽은 자도 구분 못하느냐? "

신 :

" 너희들 요즘 군기가 싹~ 빠졌구나.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하느냐? "


완전 쩌렁쩌렁하다. 지축(地軸)을 흔들고 온 우주를 삼키듯한 우레 같은 목소리다.

주변이 쥐 죽은 듯 조용하다, 머리를 조아리고 대답을 못한다.

어두운 기운이 짝 깔리는 것 같다.


나는 깜짝 놀라며 속으로 혼자 말한다

'엄마야 무서라,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심장도 약한데, '

'아, 귀청 떨어지겠다, 뭔 소리가 이렇게 클까. 임신했으면 아이가 떨어지겠네'


엄청 화가 나셨나 보다. 재차 사자들에게 불호령을 친다.

신 :

" 나중에는 지옥에 있는 자들도 경계를 넘어오겠구나.

삼계가 모두 섞여 비자( Visa ) 발급하는 일이 생기겠다. "


"..... "

모두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흠~ 저승이나 이승이나 일하는 자는 다 똑같구나'

신 :

"빨리 데려다 주어라. 시간이 늦으면 죽었다고 이승에서 장례 치르겠다. "

"그리고 인간, 미안하게 되었다. "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 말하는 본새 하고는 이름은 두고 인간이라니 하여튼 권력이 있다 하면 똑같네.

분별없는 팬이라도 있으면 옳고 그름도 분별 못하는 것도 같을 거야 '


나 :

"저 , 여기까지 왔으니 궁금한 것 여쭤봐도 될까요? "

신이 짜증스러운 듯 말한다

신 :

"뭐가 궁금한데 뭐, 뭐?"

마음속으로 생각해 보니 나도 짜증이 난다.

'엄청 겁나게 말하네, 싫으면 말지 왜 소리는 지르고 그르셔 '


신 :

"네 생각 다 들린다. 아까부터 속으로 구시렁구시렁하는 것 안다. 겁을 상실했구나. "

나 :

"죄송합니다. 들으셨다니, 그래도 사과는 하셔야죠. "

당돌하게 말하였다.

신 :

" 오냐, 그래 아랫것들이 일을 잘못 처리해서 너를 번거롭게 했구나? "

혼자 생각한다.

' 그게 무슨 사과라고 '

신 :

" 또, 또, 또, 다~ 들린다고 하지 않았느냐? "

'...... '

신 :

" 궁금한 게 무엇이냐? "

나 :

" 생각을 정리하여 질문하겠습니다. 다시없을 기회이니..."

신 :

" 난 피곤해서 잠깐 쉴 테니 질문할 것을 잘 생각해 두어라.

너무 많이 말고 요점만, 인간은 말이 참 많더라. 뒷말도 많고. “

.

.

.

.

to be continued

.

.

.

2025년 10월 1일 어제 종합병원 심장내과에 2차 검진을 받기 위해 갔습니다.

그 앞주에 1차 검사를 시작하였기에 접수 없이 프리페스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웬 검사가 그리 많은지, X-RAY, 심전도검사, 초음파검사, CT단층촬영 외 심장기능에 관한

여러 가지를 검사하였습니다.

혈액검사걸과로 간수치가 엄청 높다나요. 젊을 때 병원을 담당하던 시기에 그 당시 A형 간염

검사를 하고 항원. 항체가 없다고 하여 3차에 걸쳐 약을 투여하고 검사하고 하였는데

역시나 항원. 항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저의 과 과장님도 똑같았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정년도 못하시고 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초대 농수산부장관의 아드님.

저의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하셨습니다. 그리하였고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뜬금없이 간수치가 높다고 합니다.

유기농만 먹고 하면 건강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하여 결론은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이 좁아져서 언제 뻥 할지 모른다나요.

그래서 심통 맞게, 심장이 쫄깃쫄깃 해지고, 가슴이 쿵쾅거렸나 봅니다.

심통이 와서 병원을 찾아갔더니 병이랍니다.

아이러니입니다. 심장이 약하다는 것은 어릴 때 주치의 같은 단골 의사선생께서.

뛰지 말라, 호흡을 잘하려고 노력해라, 무서운 것 보지 마라. 잘 지키고 살았습니다.

공무원들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하며 심전도 검사결과 심장의 움직임이 불안정하다는

진단은 할 때마다 나왔습니다.


여하튼 의사 선생님들의 말씀을 잘 듣고 기억하고 예비고사 체력장시험 칠 때 말고는

뛰는 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뛰거나 빨리 움직이는 것은 하지 않습니다. 운동도 뛰는 것 말고 요가,


그런데 나의 작은 심장을 향하는 혈관이 좁아졌답니다.

바로 혈관확장술을 하자고 하더군요.

제가 미적거리니 지금 하지 않으면 갑자기 터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조용히 추석연휴 지내고 정리 좀 하고 예약날자 잡겠습니다. 했습니다.

그리 하여 이 글을 부랴부랴 올립니다.

예약글로 수정하여 발간되지만, 마지막 회차가 중간정도밖에 작성이 되지 않았습니다.

올해의 글들을 잘 마무리를 해 놓아야 하기에 연속하여 올립니다.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첨 뵙는 작가님들은 편하게 쉬며 글 구독하겠습니다.

그런 연유로 댓글창을 닫았다고 생각했는데 열려있더군요.

중간정도에서 안정되면 열려고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오셨다는 것은 부족한 글 끝까지 읽으셨으니

더욱 감사합니다.



#신과 대화 #삼도천 #수문장 #신 #요단강 #저승 #사 #레테의 강

*대문사진 셰익스피어희극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삽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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