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빈소 장례식 챌린지

죽음=영원한 이별

by 문장전문가

한 달에 두어 번 대형마트에 간다. 새벽배송이나 쿠X 같은 것이 있는 세상에 왜 그러냐고 묻겠지만, 거기선 팔지 않는 즉석식품과 술을 사기 위해서다. (여행도 술 못 마시면 안 간다) 그럴 때마다 검은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 왠지 시선이 몇 초는 더 오래 머물게 된다. 식장마다 룰이 달라서 외부 음식이나 용품을 허용하는 곳도 있고 안 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결혼식에 가려져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던데, 장례식을 치른 비용을 십 원짜리 하나하나까지도 따져보면 황당할 것이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 살인 사건이 아니라 해도 경찰을 불러서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건 맞는 정보인지는 모르겠다. 그 정도로 정신없는 상황이라서 따지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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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상에 올라갈 음식(육개장, 술, 보쌈, 새우젓)들은 시장 가격의 몇 배 이상으로 책정될 것이다. 또한 장갑이나 꽃 같은 소모품 비용도 다 영수증 모아놨다가 일괄 납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옷 빌려 입는 가격은 또 어떠한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경복궁 앞에서 한복 종일 빌려 입는 것보다 더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평수와 손님 규모에 따르지만, 식장 대여료 자체도 천차만별로 다르다. 그런데 죽음은 원래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이라서 A식장과 B식장의 가격 비교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 있다 한들 전체 비용을 줄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발인 날짜 순서가 남들보다 늦게 접수되면 삼일장이 오일장이 되어버려서 더 상승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식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축의금 없는 결혼식은 봤어도 조의금 없는 장례식을 보기 힘든 것도 이런 이유다.

covid 이후로 무빈소 챌린지가 떠오르고 있다. 말 그대로 빈소를 차리지 않아 손님을 받지 않고 발인하는 것이다. 화환이나 조의금도 안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망 후 24시간이 경과해야지만 발인하는 것이 적법이다. 원래 장례식이라는 건 고인이 생전 핑크색을 좋아했다고 한들, 핑크색으로 빈소를 꾸며서 진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무리 21세기라지만, 손님 상에 피자나 치킨이 올라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돌아간 자는 붙잡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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