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을 못 받았으면 손절당한 거다.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할 일

by 문장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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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알고 지내던 한 살 차이 동기가 있었다. (개인 신상이 포함되어 있어서 정확히 어디서 만난 사이인지 밝히기 어려운 점 양해해 달라) 당시 유행하던 흰색 스키니진을 입을 줄 알았고, 시시 때때로 머리를 노랗게, 혹은 카키색으로 탈색했다. 필자가 기프티콘도 보내준 적도 있었고, 고민 상담도 가끔 해주었다. 별다른 이슈는 없었는데, 시간이 한두 달, 일 년씩 지나면서 연락을 먼저 하지 않자 끊겼다. 뭐 잘못한 거 있었나? 하고 반추하게 된다.

결혼했다는 건 바뀐 프로필 사진을 보고 알았다. 남의 집 담장 안을 들여다보다가 속옷 빨래를 널어놓은 모습을 훔쳐본 기분이었다. 카카오톡에 친구로 저장은 되어 있지만, 연락은 하지 않는 사이가 대부분인데, 근황을 몇 개씩 알게 되니 연락을 하고 지내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남편 되는 사람도 그 당시에 사귀던 그 사람인 것 같았다. 카카오톡만 해도 이럴 정도인데, 인스타그램이나 엑스 같은 SNS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근황을 강제로 알게 될지 상상이 안 간다.

흥신소에 연락해서 사람 찾는 것은 불법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해서는 안 되는 짓이라는 건 더 설명 안 하겠다. 필자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는 'TV는 사랑을 싣고'였나? 그런 프로그램도 있었다. 십 년, 십오 년도 더 전에 연락 끊긴 사람을 제작진들이 수소문하여 찾아주는 것이었다. 감동의 눈물바람을 하는 편도 있었고, 결국 못 찾는 편도 있었던 것 같았다. 요즘에는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찾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된다. 보험, 정수기, 사이비 종교 포교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 년 만에 연락 온 예대 동기가 이상한 심부름 해달라고 시킨 적도 있었다. 당연히 거절했다.

다른 이야기로 잠시 빠졌었다. 어쨌든!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달았다. '나 초대 못 받았구나!' 고등학생 때 열 명 정도 같이 다니던 친구 무리가 있었는데, 필자를 빼고 피자집에서 생일파티를 했던 적이 있었고, 그걸 몇 달 뒤에 남들한테 전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랑 똑같은 기분이 느껴졌다. 심지어 돈을 내야 하는 자리인데도 말이다. '어디까지 초대를 할까?' 마인드맵을 그려놓고 고민하다가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필자의 이름 석 자 위에 빨간펜으로 죽죽 그어버렸을 모습이 상상된다.

가끔 아들들의 얼굴이 프로필사진에 업데이트될 때가 있다. 둘째 아들의 얼굴에서 그 친구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필자도 만약 결혼했더라면, 저만한 아이들이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인데,라는 생각도 든다. 마치 소개팅에서 한 번 까였던 상대랑 다시 조우한 것처럼 어색해서 지워버렸다. 어떻게 사나 궁금하긴 한데, 별다른 미련은 없다. 간접 통보든 직접 통보든 손절을 당하면 배탈이 나서 속이 꾸르륵거리며 아플 때의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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