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기 Jun 05. 2024

실행하며 고쳐가기

회음후열전 중에서

남의 의견을 듣는 것은 일의 성공과 실패의 조짐이며,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일의 성공과 실패의 기틀이 됩니다. (중략). 대체로 나무를 하고 말을 먹이는 이는 만승의 천자가 될 만한 권위도 잃어버리고, 조그마한 봉록을 지키는데 급급한 이는 경상 자리를 지키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지식은 일을 결단하는 힘이며, 의심은 일하는데 방해만 됩니다.터럭같은 작은 계획을 자세히 따지고 있으면 천하의 큰 술수를 잊어버리고, 지혜로 그것을 알면서도 과감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은 모든일의 화근이 됩니다. 그래서 '맹호라도 꾸물거리고 있으면 벌이나 전갈만한 해도 끼치지 못하고, 준마라도 주춤거리면 노둔한 말의 느릿한 걸음만 못하며, 진(秦)나라 용사 맹분도 여우처럼 의심만 하고 있으면 보통사람들이 일을 결행하는 것만 못하고, 순 임금이나 우 임금의 지혜가 있더라도 우물거리고 말하지 않으면 벙어리나 귀머거리가 손짓 발짓을 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능히 실행하는 것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공이란 이루기 힘들고, 실패하기는 쉬우며, 때란 얻기 어렵고, 잃기는 쉽습니다


'유방의 천하통일 직전 제나라 사람 괴통이 한신에게 홀로서기를 해 천하삼분지계를 이루라고 권하며 하던 말' (사기열전 중 '회음후열전'에서)
 
괴통의 제안을 거절했던 한신은 끝끝내 토사구팽의 주인공이 되었다. 토사구팽은 말그래도..'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가 삶긴다'는 말. 한신이 홀로서기를 했다면 중국 역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한신은 전쟁의 신 소리를 들었지만, 결국 망설이면서 한나라를 배반하지 못했다. 또 자신은 공이 많으니 한나라가 제나라를 빼앗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괴통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나 경영 현장은 한신의 생각만큼 논리나 의리로만 행동하고 설명되는 곳은 아니다.


사마천이 회음후열전을 쓰기 위해 한신의 고향인 회음을 찾았을 때, 그곳 사람들에게 '한신은 평민일 때도 그 뜻이 보통 사람과는 달랐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뜻을 깊고 높게 세워 제후에까지 올랐지만, 한신의 마지막은 비참했다.


나는 사기열전 중 회음후열전을 볼 때마다 두 가지를 생각한다.


1. 뜻을 높고, 깊게 세우되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밟으며 나간다.

2. 성공해도 도리를 배우고, 겸양하는 태도를 갖춘다.



작가의 이전글 조회수 4천 돌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