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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긋 Oct 23. 2024

겪은 일이 드러나게 글 쓰기

 5학년 2학기 국어 4단원의 제목은 '겪은 일을 써요'이다. 경험한 일이 잘 드러나게 글을 쓰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쓸 내용을 떠올리고, 글을 조직하고, 표현하기까지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경험이 드러나게 글을 쓰게 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둔다.(국어 5-2 교사용 지도서, 교육부 )


 겪은 일이 잘 드러나게 글을 쓰기 위해 중요한 것은 바로 글감이다. 아이들에게 글감에 대해 설명을 할 때 음식 만드는 것에 비유를 하였다. 

"흑백요리사에 나온 훌륭한 요리사들도 음식 재료가 없으면 음식을 못 만들듯이 글을 쓸 때도 재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글감'입니다. 글감을 떠올리고 그 가운데에서 좋은 글감을 고르는 일은 글쓰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활동입니다. 음식 재료가 신선하고 좋을수록 맛있는 음식이 나오듯이 글감이 좋다면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즉, 주제를 잘 드러낼 수 있습니다. 좋은 주제와 제목은 읽는 사람에게 관심을 끌어 읽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내가 직접 설명을 하면서도 매우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요즘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면서 글감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그 글감을 통해 내가 글로 나타내고 싶은 주제를 잘 드러내도록 노력하고 있다. 억지로 글감을 찾고 그것을 글로 풀어낼 때는 부자연스러운 면이 많으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겪은 일 중 영감을 받고 글로 옮길 때는 술술 풀리는 게 너무나 신기한 경험이 되고 있다. 그래서 김창옥 강사님의 표현대로 작살을 들고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통발을 쳐서 물고기를 얻는 것이 보다 편하고 좋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관심을 끌게 하기 위해서 글의 제목도 매우 중요하다. 나 또한 수많은 글 중에서 눈길이 가는 제목의 글을 먼저 누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내용이 중요하겠지만 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제목의 비중이 매우 높다. 


국어 5-2, 교육부 139쪽


 우리 아이들이 겪은 일이 드러나게 글 쓰기를 위한 글감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먼저 자신만의 기억 조각 카드를 만들고 친구들과 그 기억을 이야기하게 한다. 

<활동방법> (국어 5-2, 교육부, 138쪽)
1. 자신의 기억에 남는 일을 기억 조각 카드에 쓴다.
2. 친구와 짝이 되어 상대의 기억 조각 카드 가운데에서 두 개를 뽑는다. 
3. 기억 조각 카드에 쓰인 일을 읽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이야기한다.
4. 다른 친구를 세 명 이상 만나 위를 되풀이한다.
5.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친구들과 비교해 보고 더 많은 기억을 떠올린다. 

 이 활동을 통해 자신이 그동안 했던 수많은 경험들 중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을 떠올릴 수 있었고 다른 친구들의 경험과 생각을 접해봄으로써 글을 쓰기 위한 좋은 글감을 찾는 과정이 될 수 있었다. 자신이 겪은 일 또는 생각 가운데에서 다음에 해당되는 것(국어 5-2, 교육부, 139쪽)을 차례대로 지우는 활동도 교사인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1. 내용을 자세히 풀어쓸 수 없는 것 

 일상에서 크고 작은 재밌는 경험들을 많이 한다.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을 글감으로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그 글을 자세히 풀어쓸 수 없다면 온전한 글로 인정받기는 힘들다. 물론 내용 자체가 중요하지만 글의 분량도 무시하지 못할 중요한 요소가 된다.


2. 주제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에세이를 주로 쓰는 나로서는 주제가 글에 잘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단순한 경험담을 올리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 경험에서 내가 깨달은 것들을 쓰기도 하지만 에세이 같은 경우는 꼭 교훈으로 끝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제가 잘 드러나지 않더라도 나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것 자체도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된다. 


3. 장소나 등장인물의 변화가 너무 많은 것

 특히 기행문을 쓸 때 장소의 변화가 많을 수 있다. 기행문을 쓰더라도 어떤 특정 장소에서 겪은 일을 자세히 쓰면 글의 몰입도가 올라간다. 등장인물의 변화가 너무 많아도 독자들이 헷갈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4. 글을 읽는 사람이 흥미를 느끼기 힘든 것 

 주제에 따라 흥미를 느끼는 분야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글을 읽는 사람이 글을 끝까지 읽을 수 없도록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글감은 아닌가 생각해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흥미는 단순히 재미있는 내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작가에 대한 다른 글도 읽어볼 적극적인 자세도 포함될 것이다. 


5. 누구나 경험할 만한 것 

 누구나 경험을 하지만 평범함 속에 특별함을 찾는 것도 굉장히 멋진 일이다. 맨날 밥을 먹는 것을 글로 옮기기는 어려우나 거기에서 나만의 무언가를 찾는 것이 누구나 경험할 수 있지만 아무나 느끼지는 못할 일로 풀어갈 수 있다. 


 글감을 찾은 후에는 글의 내용을 조직해야 하는데 겪은 일이 드러나는 글은 일반적으로 처음-가운데-끝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고 교과서에 잘 설명되어 있다. 글머리를 시작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아이들과 공부하면서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날씨 표현으로 시작하기, 대화 글로 시작하기, 인물 설명으로 시작하기, 속담이나 격언으로 시작하기, 의성어나 의태어로 시작하기, 상황 설명으로 시작하기가 예시 문장과 함께 소개되었다.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글머리를 위해 다양하게 시도를 해봐야겠다. 

국어 5-2, 교육부, 142-143쪽

 "아파트를 다 지었다고 해서 바로 이사(글 발행)를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이 집이 잘 지어졌는지 무슨 문제는 없는지 반드시 점검(맞춤법 검사와 호응관계 확인은 필수)을 해야 합니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친 후에 이사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이사를 한 후에도 집에 문제가 발견될 수 있는데 끊임없이 고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글 발행 후에도 글에서 계속 발견되는 오류들이 너무나 많은데 이를 수정해야 한다)"


 교과서를 보면 글을 쓰고 나서 고쳐 쓸 부분이 체크리스트로 제시되어 있는데 나의 글을 보면 미흡한 점이 많다. 그래도 미흡한 부분을 알고 개선을 할 부분을 찾는 과정도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나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찾기 위해 글도 많이 써보고, 많이 고쳐보기도 하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도 많이 읽어 보아야겠다. 



 

 내가 초등교사가 막 되었던 시절에는 초등교사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았으나 요즘은 의원면직을 하는 젊은 선생님들도 많이 보이고 갈수록 어려운 교육환경이 돼 가고 있다. 하지만 가르치면서 성장하고 나 또한 배우는 부분이 매우 많아 이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정년이 늘어난다고 말들이 많던데 과연 내가 정년까지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다. 하루하루 무탈하게 잘 지내다 보면 늘 그랬듯이 잘 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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