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지구 상에서 1%에 들 정도로 운 좋게 100년을 산다치면
31억 5360만초의 시간을 대여받은 것이고,
삶은 이만큼의 시간으로 정의된다.
이 글을 여기까지 구상하고 쓰는 데만 약 1800초.
시간은 쏜살같다.
시간 낭비 않겠다며 정신과 몸을 혹사한 결과
몸살로 번번히 수만초씩 허비했고,
타인의 시선이나 험담, 좌천성 인사 등 남들의 결정으로
무의미한 자책 속에 수십만초를 버렸다.
일의 연장이라며, 과음 후 숙취로 버린 시간은 얼마인가.
인생의 내리막을 바라보며 떠나보낼 것들을 삭제한다.
업무 시간과 야근 시간 삭제, 동료와 회식 시간 삭제, 게임, 부업 찾아보기, 친구와 한잔, 투자 고민도... 삭제.
언젠가는 쓰린 속 때문에 커피 한잔의 여유도 사라지겠지.
마지막에 남는 건 가족과 보낼 시간 뿐.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주일에 며칠이라도 가족 저녁을 보장했다 하고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도 가족 식사를 위해 처칠 수상에게 저녁 보고를 늦추라 했다는데,
밥벌이 때문이라며 나는 수많은 저녁을 밖에서 헤맸다.
영롱할 것 같지만 이 밤이 지나면 빛을 잃을 성탄절 트리 앞에서
'100년도 못사는 것이'라고 혼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