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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미국 워싱턴DC, 리치몬드, 호놀룰루

by 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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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을 굳이 번역하자면 '단순한 삶' 정도겠다.

피곤한 업무와 어지러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전철 차량 건설 소음과 사람들로 빽빽한 공간들.

조용한 풍경 속으로 피해보려 바둥거려도

새벽부터 막힌 길에 짜증나고, 대체 어떻게 자리를 선점했는지 모를 사람들 뒤에서

결국 침묵 속 나만의 심연으로 도피하는데 실패한다.

복잡한 삶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하다 첫번째 눈이 간 건 소유물이었다.

옛날 어른들 말로 하면 '걸리적 거리는 것들 좀 치워라' 정도겠다.

작은 탁자, 소파, 커튼 등을 버렸다.

거실 등은 매립했고, 수납장을 늘려 눈 앞에서 물건들을 보이지 않게 했다.

(구청에 재활용 신청해) 버리고 수납장을 사는데 돈이 더 들었으니 미니멀리즘과 멀어진 것 아닌가 생각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줄이고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렸다.

하지만 새로운 자극에 결핍됐고, 기사거리를 습득하는데 장애가 생겼다.

지나친 충전은 나태로 이어졌다.

몇년간 무작정 밀가루를 끊었다. 6개월 넘게 점심마다 양배추만 먹어도 봤다.

먹는 즐거움이 사라진 인생은 나에게는 단순함이 아니라 괴로움이었다.

그 결과 미니멀리즘에 대한 끌리는 건 여전하지만, 좀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1. 미니멀리즘을 인테리어나 그림, 패션의 예술적 사조로서만 다가설 때 비용은 예상 외로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소유를 줄이고, 단박하게 먹고 쓰며, 삶을 단순화하는 미니멀리즘의 방향과 멀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2. 반대로 질 좋은 물건을 오래 쓰는 것은 필요한 것만 소유하는 미니멀리즘에 적확하다. 과시형 소비가 아닌 질 좋은 물건에 충분한 가격을 들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3. 단순한 삶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풍경 좋은 시골에서 한 달 살기보다 봄 햇살을 맞으며 둥그나무 아래서 30분간 책을 읽는 시간이 더욱 간명한 시간일 수 있다.

4. 명상, 요가, 운동, 미술 등 취미는 번잡한 시공간에서 나를 단절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업무를 완전히 잊고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나를 차단하면 긍정적인 의미의 멍때리기에 유리하다.

5. 짜고 매운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은 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야채 찜 같은 단박한 식단은 맛도 나쁘지 않고, 요리 시간을 줄이고, 몸을 가볍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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