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뇌 과학자들은 뇌가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기 위해'
같은 행동을 같은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수행하는데
그걸 '습관'이라고 정의한다.
내 헬스 트레이너는 몸이 '에너지를 적게 쓰도록 하려고'
우리는 적당히 허리가 구부정한 자세를 하고 뒷짐을 지으며
주로 발 바깥쪽으로 걷게 된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도시보다 조용한 풍경이 좋아지고
사람 사이에 끼어있기 보다 홀로 먼 바다를 바라보기를 원하고
격렬함보다 평안함에 끌리는 건
어쩌면 성숙이 아니라 에너지를 쓰기 싫은 뇌와 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각종 변수의 폭풍 속에서 대처를 위한 에너지를 쓰는 대신에
변수 자체를 없앤 환경을 만들고 안주하고 싶은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경험 상 적당한 수준의 '자발적 불편'은 편하고 싶은 뇌와 몸을 깨우는데 도움이 됐다.
소파를 없앤 것만으로 누워서 TV보는 시간이 줄었고
쓰레기통을 줄이니 집안에서나마 걷는 빈도가 늘었다.
예전 몇 년간 차를 없애는 경험을 해보니 마트를 피하게 됐고
동네 곳곳에서 조금씩 사다 보니 신선한 식재료를 얻게 됐다.
다만, 삶을 자발적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만 가능하다.
편리를 향해 가는 세상에 대한 무조건적 거부와 다르기 때문이다.
완벽한 불편함을 향한 질주도 아니고 과도한 절약과도 다르다.
외려 '넛지'(강요 보다 부드러운 개입으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에 가까운듯 싶다.
뇌와 몸이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제 할 일을 미루는 것을 경계하고
헨리 소로우의 표현을 빌리자면 '삶의 골수를 살아보려는' 작은 노력 중 하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