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남송이오름
남송이오름은 오설록뮤지엄 인근에 있어 넓은 녹차밭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오름 모양이 날개를 펼친 소로기(솔개)를 닮았다고 해서 남소로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오름은 동서 양쪽에서 각각 오를 수 있다. 오른쪽 탐방로는 목장이라 가축 보호를 위해 가끔 철문 울타리가 잠겨있을 수 있다. 서쪽 길은 마을 주변이고, 입구에 팔각정이 놓여있어 언제든 편히 올라갈 수 있다.
오른쪽 코스는 목장 내에 오름정상으로 올라가는 탐방로처럼 보이는 길들이 여러 개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길을 잘못 들어 두세 번 되돌아오곤 했었다. 드디어 오름탐방로 입구라고 쓰인 자그마한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왠지 모르게 반갑다.
100여 미터 더 올라가니 두 갈래 길이 나온다. 하나는 다소 경사가 있어 보이고, 다른 하나는 우거진 숲길이다.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숲길을 선택했다. 가끔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주변풍경도 감상해 본다. 숲 사이로 한라산이 드러나 보인다. 한라산은 어디에서 보아도 멋진 것 같다.
오름 정상에 오르니 전망대가 있다. 산불 감시소와 전망대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아주 멋지다. 남쪽으로는 신화 역사공원과 신화월드 리조트가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다. 그 주변으로 수십 채의 집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어 더욱 눈에 띈다.
남서쪽으로는 산방산, 군산, 단산, 송악산 등 유명 오름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그 너머 바다에서는 가파도, 마라도까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마라도가 손바닥 만하다.
북쪽으로는 금악오름이, 동쪽으로는 당오름, 정물오름 등 한라산 서쪽에 자리 잡은 유명오름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온다. 참으로 멋진 풍경이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왔던 길과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그리 높지 않은 오름이고, 탐방로가 숲으로 우거져 있어 한 여름인데도 더위를 잊게 해 준다. 오름 하단에 이르니, 탐방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아담한 정자가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에 앉아 드넓게 펼쳐진 녹차밭을 감상해 본다. 남송이오름을 가운데 두고 주변이 온통 녹차밭이다. 수십만 평은 되어 보인다.
오름입구에서 주차장이 있는 큰길까지는 시멘트 길이 약 1km 정도 이어진다. 그 길 양쪽으로는 드넓은 녹차밭이 펼쳐진다. 이곳 녹차밭 사이를 거닐다 보면 진초록 빛깔의 녹차밭을 감상하는 즐거움 못지않게, 녹차 향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