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민오름(봉개동)
거친오름과 절물오름 정상에서 바라보면 인근에 꼭대기가 밋밋한 오름이 보인다. 봉개동 민오름이다. 제주에는 5개의 민오름이 있는데, 그중 하나에 속한다. 이 오름은 인근의 절물오름, 거친오름과 함께 하루를 잡아 다녀오기에 적당한 오름이다.
절물오름에서 나와 150m 정도 올라가면 왼쪽에 민오름 입구가 나온다. 또는 사라오름 주차장에 주차한 후 그곳에서 올라가도 된다. 이곳 민오름은 하단에 둘레길이 따로 있고, 한라산 둘레길과 사려니 숲길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탐방로가 깔끔하게 잘 조성되어 있다. 2차선 도롯가(명림로)에서 민오름 입구 안내판을 따라 10m 내려가면 널빤지로 잘 조성된 민오름 둘레길이다. 왼쪽은 사려니숲 주차장, 오른쪽은 민오름 정상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탐방로는 급경사이고, 나무계단으로 되어있다. 설치된 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거나, 오래전에 설치된 것 같다. 나무계단 일부는 함몰되어 없어졌고, 일부는 지나치게 낡아서 밟으면 바로 끊어져 버릴 것 같은 곳이 자주 눈에 띈다. 급경사를 15분 정도 오르면 주변풍경이 하나둘 보인다.
능선길에서는 가장 먼저 군집을 이루어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억새가 반긴다. 억새 너머로 한라산 중산간 지대 오름들이 울퉁불퉁 솟아올라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지나가던 태양이 억새 위에서 잠시 멈춘다. 드넓은 바다를 비춰주는 등대처럼 오늘은 한라산 주변을 환하게 밝혀준다.
오름 정상에서는 인근에 있는 절물오름이 눈앞에 다가서고, 그 너머로 웅장한 한라산 풍경이 펼쳐진다. 정상에서 반대 방면으로 내려가면 사려니숲 주차장이다. 이곳은 올라오는 길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하지만 그래도 올라오는 길에 못지않게 급경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