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당오름(안덕면)
이곳 당오름은 안덕면 동광리에 있다. 주변에 정물오름, 금오름, 원물오름, 당오름 등 애월읍과 한림읍 소재 유명 오름들이 즐비하다. 이 오름은 입구를 찾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두세 번 그 근처까지는 접근했는데 결국 오름입구를 찾지 못했었다. 오름이 사유지이고, 말을 키우는 목장이라서 삼나무와 돌담 등으로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다. 그래서 목장입구를 찾아야만 오름을 올라갈 수 있다. 처음에는 송악목장(남쪽 입구)이 있는 한창로 주변을 2~3km 걸었는데도 입구를 찾지 못했었다. 두 번째는 서부목장(북쪽 입구)이 있는 산록남로를 따라 입구를 찾았는데,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찾지 못해 되돌아왔었다.
다시 한번 오름입구를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송악목장으로 향했다. 산록남로를 따라가다 보니 서부목장 앞에 삼다사료라는 커다란 복합사료 공장이 보인다. 그곳 공터에 주차한 후 오름입구를 찾아보았다. 드디어 찾았다. 사료공장 바로 옆에 송악목장 입구가 보인다. 목장 입구에 가축 감염병 예방을 위해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최소 범위 내로 출입을 허용한다는 의미인지 목장입구는 개방되어 있다.
오름 하단에도 철사로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다. 그래서 오름입구를 찾아야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오름입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한참을 헤매다가 오름에서 내려오는 두 사람을 만났다. 냅다 다가다 '오름입구가 어디쯤 있나요?'라고 물으니 그들도 찾지 못했단다. 그러고 나서 '우리도 오름 능선을 따라 가시덩굴 등을 헤치며 다녀오느라 고생했어요', '오름 정상에서 내려오다 보니 사람이 다녔던 발자국이 있는 자그마한 탐방로가 있던데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어요', '조심히 다녀오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지나친다.
두 사람이 내려왔던 길로 무작정 올라갔다. 자그마한 산책로가 있다. 그런데 금방 사라진다. 주변을 둘러봐도 산책로처럼 보이는 곳이 없다. 그래서 능선을 거슬러 정상을 향했다. 이 오름은 능선부터 정상까지 풀과 가시덩굴이 뒤엉켜 있다. 그래서 등산화를 동여매고 가시덩굴을 헤치면서 올라갔다. 오름 정상에 오르니 분화구를 따라 사람들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산책로가 드러나 보인다. 목장입구와 오름입구가 어디쯤 인지도 알게 된다. 목장 내에 삼다사료 공장(산록남로) 인근에서 출발하여 탐나라공화국(한창로) 인근까지 승용차 한 대 정도 다닐만한 시멘트길이 조성되어 있다. 탐나라공화국 방면 목장입구는 대부분 잠겨있다. 그래서 초행길이라면 삼다사료로 내비게이션을 설정해 두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이 오름은 분화구 내부로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오름 정상 주변은 높고 반대편은 풍화되어 낮다. 분화구 안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커다란 성벽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름 정상은 주변이 확트여 전망이 아주 좋다. 서귀포시 방면으로는 산방산, 단산, 군산, 송악산, 월라봉 등 제주 남서쪽의 유명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제주시 방면으로는 새별오름, 이달오름, 정물오름, 금오름 등 제주도 서쪽 유명오름들이 조망된다. 그리고 그 너머로 이 있다. 웅장한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
오름을 내려오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사람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오솔길이 나온다. 한 사람이 겨우 다닐만한 오솔길이다. 봄이나 가을에는 풀이 많이 자라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게 다녀온 오름이고, 주변 풍광도 멋있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