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민오름(조천읍)
민오름은 ① 제주시 오라2동, ② 제주시 봉개동, ③ 구좌읍 송당리, ④ 조천읍 선흘리, ⑤ 남원읍 수망리 등 5곳에 있다. 이들 오름 모두 1960년대까지는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1970년대부터 조림사업을 시작하였고, 이제는 대부분의 오름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 민오름은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산책로가 2곳에 조성되어 있다. 골체오름 캠핑장에 주차한 후 삼화목장을 거쳐 오르는 방법과 무지개승마장을 출발하여 선흘민오름길을 따라가는 길이 있다.
골체오름 캠핑장을 통해 가는 코스는 다소 복잡하다. 골체오름 캠핑장과 목장 사이에 조그마한 오솔길이 있는데 한참을 걷다 보면 공동묘지가 나온다. 이곳을 가로질러 좌측으로 가다 보면 승용차 1대 정도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이 나온다. 민오름 아래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이다. 이 길을 성묘객의 차량이나 말목장의 농기계가 드나들 수 있도록 조성한 것 같다. 이 길을 따라 공동묘지 좌측 끝부분에 다다르면 자그마한 오솔길이 나온다. 이곳이 민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책로이다. 초행길이라면 주의 깊게 찾아보아야 한다
오름 산책로는 나무계단이나 야자매트 등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흙길과 풀밭길이다. 오름 입구부터 중간까지는 삼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그 위부터는 잡목들 자라고 있다. 이 지점부터는 나무들 사이로 주변 경치를 볼 수 있다. 산불감시소가 보이면 오름 정상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부대오름, 부소오름 등 송당리 주변 오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봄에는 골체오름캠핑장에 식재된 많은 벚나무에서 화려하게 피어오른 멋진 벚꽃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도 삼나무 숲 속을 지나는 오솔길이다. 오름 아래에는 '민오름'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바위 표지판이 나온다. 이 길이 무지개승마장에서부터 이어지는 선흘 민오름길이다.
이 길을 따라 골체오름캠핑장 방면으로 1km 정도 들어가면 아주 멋진 길을 만나게 된다. 길 양옆으로 10m 이상되는 커다란 삼나무들이 나란히 식재되어 있다. 이런 길이 200~300m 정도 기찻길처럼 이어져 끝지점에서는 서로 만나는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곳에 들어서면 '대관식을 치르는 왕이나 왕비'처럼 느껴진다. 주위에 수많은 대신이나 군사들이 호위하고 있으며,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환호성이 들리는 것 같다. 이 길을 지나면 화려한 궁전이 눈앞에 펼쳐질 것만 같다. 참으로 멋진 길이다.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걷는 중에 실제로 말을 타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승마 동우회 사람들로 보인다. 모두들 멋진 말을 타고서 천천히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