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라 일컬어지는 오름

08. 대왕산

by Happy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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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산은 제주도 동쪽 성산읍에 있으며, 주변이 넓은 들판이라 높이가 83m인데도 규모가 크게 느껴지는 오름이다. 오름 명칭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 내려온다. 그중 하나는 관지관(官地官, 집터, 묘지 터 등을 정하거나 길흉을 평가하는 사람)과 관련이 있다. 옛날 이곳을 찾은 유명 지관(地官)이 ‘오름을 포함한 마을 형세가 왕(王) 자 모양을 하고 있다’라고 했단다. 그 이후부터 마을 주민들은 왕뫼라고 부르고 있단다. 또 하나는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오름 자체가 왕(王) 자 모양을 닮아서 대왕산(大王山)이라고 했단다. 다른 하나는 고려 말 원나라가 제주도에 탐라총관부를 설치한 후 총책임자인 다루가치가 비교적 높은 이 오름에서 말을 감시한다고 하여 대왕산이라 불리고 있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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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름은 아주 평범하다. 인근 오름들에 비해 주변 풍경이 빼어나게 좋거나, 오름 자체가 멋스럽다는 등의 수식어는 붙지는 않는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간혹 산책을 허거나, 오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찾는 곳이다. 게다가 승용차로 오름입구까지 접근하는데도 불편하고, 주차할 공간도 협소하다는 점을 고려해서 오름방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마을에서 오름입구까지 들어가는 500m에서 1km 정도의 길이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시멘트 길이다. 반대편에서 승용차나 농기계가 오는 경우를 감안하고, 서로 비켜줄 수 있는 공간도 생각하면서 아주 천천히 운전하면서 들어가야 한다. 오름 입구에는 묘소가 많고, 성묘하는 사람들을 위해 승용차 2~3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다. 이곳에 주차한 후 오름입구로 들어서면 삼나무 숲이 이어지며, 산책로는 계단길, 흙길 등으로 잘 조성되어 걷기는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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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걷다 보면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나무판자로 만들어 놓은 쉼터 겸 전망대가 나온다. 설치 당시에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는 주변 나무들이 전망대 높이보다 크게 자라서 잠시 쉬어가는 용도가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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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면 산불감시소가 자리 잡고 있다. 주변 풍경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성산일출봉이 눈에 들어온다.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스럽게 얼굴을 스친다. 이마에 한두 방울 맺혔던 땀방울이 바람을 따라 멀리 날아간다. 상쾌하다.

20210501_104019.jpg 주) 오름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소
20210501_104056.jpg 주) 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이곳저곳 오름을 올라갔다 내려오다 보면 산책로에서 뜻하지 않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어떤 오름에서는 군집을 이루어 흩날리는 억새를 만난다. 어떤 오름에서는 이름 모를 야행화를 만나 반갑고, 또 다른 오름에서는 어디선가 본 듯한 빨간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풍경을 보게 된다. 또 다른 날에는 우연히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평범한 오름을 오르더라도 매번 즐겁고 상쾌한가 보다.

20210501_071555.jpg 주) 오름 산책로에서 만난 네 잎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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