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발롱 놀이터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하다
어제 포트스테판에 다녀온 여파로 늦게까지 잠을 잔 아이들.
어제 체력적으로 피곤했을 아이들을 위해 오늘은 별다른 일정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텀발롱 놀이터 옆 잔디밭에서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린다고 하여, 행사에도 참석하고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놀면서 시간을 보낼 겸 채비를 하여 출발했다.
whatson.cityofsydney.nsw.gov.au 홈페이지에서는 시드니 곳곳에서 열리는 가족 및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에 대한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특히 주말이나 아이들 방학 기간에는 무료로 열리는 이벤트가 많았다.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가 숙소에서 거리가 너무 멀지만 않다면 최대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려고 했고, 오늘 열리는 크리스마스 행사도 이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되었다.
텀발롱 놀이터 옆 잔디밭에는 분명 지난번에 왔을 때는 보이진 않았던 커다란 부스가 만들어져 있었다.
거대한 보라색 풍선 문을 지나면, Santa's stage에서 열정적인 댄스파티를 Santa's workshop에서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만들기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댄스파티는 2인조 가수가 노래를 부르며 아이들과 간단한 율동을 함께 하는 이벤트였는데, 미취학 아동들을 겨냥한 듯한 수준의 것이었다.
둘째 아이는 흥이 차올라 무대 맨 앞까지 나가서 열심히 참여했지만, 조금 큰 큰 아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듯 멀뚱멀뚱 서서 쑥스러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위해 부모님을 대신해 계속 옆에서 자리를 지켜주는 큰 아이를 보며 기특하고 고마웠다.
말미에는 무대 위 가수들이 아이들에게 부모님도 함께 춤을 추자고 제안해서, 잔디밭에 앉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함께 율동을 하며 댄스파티를 마무리했다.
크리스마스 만들기는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크리스마스 문양이 프린트된 종이에 색칠을 하고 가위로 오려서 사탕 주머니를 만드는 활동이었는데, 다들 제한 시간 안에 끝내려고 호주의 엄마들도 아이를 도와 열심히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의 것을 엄마인 내가 도와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지라, 아이들이 만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만 봤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이유는 밖에 줄을 서 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다음 차례로 행사장에 착석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시간대에 함께 만들기를 시작했던 대부분의 아이들은 작품을 완성한 후 자리를 떠났다.
마지막 종료 1분 전까지 남은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 뿐이었는데,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제한 시간 이내에 마무리하지 못한 두 아이는 살짝 울먹였다.
다행히도 친절한 도우미 선생님들이 나머지 재료들을 챙겨주셔서 숙소에 돌아가 마저 완성하기로 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금방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지난번에 이곳에 왔을 때는 Wendy's burger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놀이터 바로 옆에서 놀이터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여러 노천 식당들 중
남편이 검색한 일본식 덮밥집의 야외 테라스 자리에서 든든한 한 끼를 식사했다.
점심 식사 후 아이들은 텀발롱 놀이터로 달려나갔다.
놀이터에서 한참을 논 후에는 준비해 온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원없이 물놀이를 했다.
일찍 숙소에 돌아와서는 저녁 식사로 새로운 닭고기 구이를 시도해 보았다.
호주에 와서는 양고기와 소고기를 번갈아 요리하며 저녁 식사를 준비했는데 2주일째 붉은 고기를 자주 먹다 보니 물리기 시작했다.
닭고기는 뼈가 있는 데다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 굽기가 까다로웠다.
잘 익히려다가 살짝 많이 구워졌음에도 고맙게도 온 가족이 다들 맛있게 먹어주었다.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계속 쉴까 하다가, 때마침 달링 하버에서 불꽃놀이가 열리는 토요일인지라 방에서만 있기에는 아쉬워 저녁 산책 겸 길을 나섰다.
두 번째 보는 불꽃놀이라서 마음이 한결 여유로웠다.
지난번과 달리 애써 명당자리를 맡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굳이 비집어 들어가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서 구경을 했다.
아등바등하지 않으니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여행이 더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