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롱 이스턴 비치에 가다
멜버른 시티에서 기차로 1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질롱.
호주 사람들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동네가 바로 질롱이라길래 어떤 곳인지 궁금했던 곳인데
오늘 최고기온이 30도라고 해서
이렇게 뜨거운 날에는 역시 물놀이가 제격이라는 생각에 질롱 이스턴 비치로 향했다.
질롱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기차는 생각보다 쾌적했고, 1시간 이동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기차라기보다는 장거리 전철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비어있는 자리에 자유롭게 앉을 수 있었고,
네 명이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좌석도 있어 일반 좌석보다 훨씬 널찍하게 느껴졌다.
질롱역에서 내려 이스턴 비치까지는 우버를 이용했다.
우리를 태워주신 우버 기사님은 아버지뻘 되는 연세의 할아버지였는데
호주에서 여행하는 내내 만난 우버 기사님들 중 가장 신사다운 분이었다.
그분 역시 은퇴 후 질롱으로 이주해 제2의 삶을 살고 계신다고 했다.
이스턴 비치에서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커다란 대관람차였다.
우리의 목적지인 Eastern Beach Children's Pool까지 가려면 해변 산책로를 따라 꽤 걸어야 하는데
다행히 아이들은 킥보드를 타고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해변 산책로가 워낙 길어서인지 간이 기차가 운행하고 있었는데
킥보드가 없었다면 아이들이 분명 걸어가기 싫다고 기차를 태워달라고 조르지 않았을까 싶다.
곳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지루할 틈도 없이 어린이 수영장에 도착했다.
마치 작은 워터파크에 온 기분이 들었다.
바다에서 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늘마다 짐을 놓아둔 자리로 빼곡했고
햇볕이 잘 드는 난간에는 젖은 수건들이 줄지어 널려 있었다.
어린이 수영장 옆에는 놀이터도 있었다.
수영장도 가고 싶고 놀이터에서도 놀고 싶은 아이들.
결국 아이들은 수영복을 입은 채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다가 그대로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점심은 남편이 근처 식당에서 피시 앤 칩스를 테이크아웃해 왔다.
우리는 잔디밭에 앉아 꿈에서나 나올 법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아이들과 함께 다이빙 행렬에 동참해 보았다.
다이빙 타워도 있어서 고수들은 가장 높은 층에 올라 멋진 포즈로 물속으로 뛰어내렸다.
물속으로 뛰어드는 순간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었다.
올 때는 킥보드 덕분에 갈 때는 아이스트림 덕분에
아이들은 긴 산책로를 군소리 없이 잘 걸어주었다.
질롱은 정말 지상낙원 같은 곳이었다.
하늘 아래 천국이 있다면 바로 여기일까.
깨끗하고 잔잔한 바다,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 놀이터와 아이들 전용 수영장, 거기에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이빙대까지.
호주 사람들 참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