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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lee Jul 17. 2024

[태국에서 살아남기] 장염에 걸려버렸다, 난생 처음.

태국을 가기 전부터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해 주던 말이 있다. 장염 조심하라고, 꼭 스멕타를 챙겨가라고.

그 때는 내 위장이 튼튼하다 못해 강철로 이루어져 있을 당시여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조언에 다라 스멕타를 챙겨가긴 했었다.


하지만 그 땐 몰랐지, 내가 정말 장염에 걸릴 줄은.


참고로 위의 굴 사진은 내가 약 13일 전에 먹은 굴이었고, 이 때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난 도대체 무엇을 먹고 장염에 걸린 것이었을까.




첫 시작은 3-4일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watery diarrhea를 보기 시작했고, (여러분의 시각적 안녕을 위하여 영어를 사용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는 이 때에도 별 걱정이 없었다. 사실 내가 이 시점부터 배설하는 것이 모두 watery diarrhea여서 한 번쯤은 의심을 해봄직한데, 그냥 뭔가 잘못 먹었겠거니 하고 단순하게 넘겨 버렸다.


그리고 2일 전, 7월 15일이었다. 아침부터 뭔가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간헐적으로 편두통이 오지를 않나, 열이 오르는 기분이 나지를 않나. 심지어 관절 이곳저곳이 욱신거렸다.


처음엔 그저 컨디션이 안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나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그래서 집에 구비해 두었던 파스를 관절 부위에 붙이고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증세는 점점 더 심해졌고, 근무를 하는 것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일이긴 하지만 오후 병가를 냈다.




단순 컨디션 악화라고 생각되어 고열, 두통 등에 듣는 약을 근처 약국에서 사 먹었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시작이었다.


새벽이 되어 발열 증세는 더 심해졌고, 복통과 함께 설사 증세가 더 심해졌다.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너무나도 저조해져 병원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이곳은 외국... 회사에서 가입한 보험이 커버된다고는 하지만, 얼마 정도의 병원비가 들런지 걱정이 많이 들었다. 혹시라도 한국에 가서 조금이나마 저렴한 금액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비행기표 금액을 검색해보니 그런 생각은 쏙 들어갔다.

태국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그 금액보다는 적게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간까지 자다 깨다를 반복, 병원에 전화를 해서 당일 예약을 잡았다.

씻고 갈 시간까지 가늠하여 1시간 후로 예약하고, 서둘러 갈 채비를 해 병원에 방문했다.




방콕 사립병원 MedPark Hospital 방문기



사실 나는 병원 전경을 봤을 때부터 어느 정도 짐작을 했어야 한다.

어떻게 저 멋진 화단이 잘 유지될 수 있는지, 어떻게 벤츠 등 외제차들만이 병원에 주차를 하는 건지...

농담이다. 하지만 태국에서 괜찮은 진료를 받고 싶다면 (+당신이 오랜 시간 기다리고 싶지 않다면) 사립병원으로 가야 하고, 그럴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금액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병원에서 수속을 밟고 대기하는 중이다.

대기실조차 한국의 그것과는 다르다. 거의 VIP라운지처럼 생겼다.


순번이 되어 의사선생님과 과거력 검진 및 주요 증상 등을 말하고, 대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약 1시간 정도 대기하라고 해서, 에어컨 바람에 덜덜 떨면서 앉아서 기다렸다.

에어컨이 그렇게 춥지는 않았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몸에 스치는 바람도 통증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검사 결과지를 보여주며 의사가 직접 설명해 주는데, wbc 수치와 rbc수치가 있다고 하며 하부 위장에 염증이 생겼고, 약간의 출혈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주셨다.


ㅎ.......




처방받은 약들. 항생제와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 그리고 지사제이다.

스멕타를 가져왔다고 의사 + 간호사 + 약사에게 3번 말했는데 끝끝내 내어주더라.

그냥 포기하고 받아왔다.


그래서 여러분이 궁금해 하실 대망의 병원비.




약값 THB 412

검사비 THB 460

간호비 THB 150

병원 서비스 차지 THB 300

outpatient charge (아마 의사 대면 진료비인 것 같아요) THB 1,300


도합 2,622바트... (대략 100,675원)


다행히 보험 처리가 되어서 422바트 (16,200원)만 내면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병원비인 것 같아요.


다들 건강 관리 잘 하시고, 꼭 해외에서는 아프지 맙시다. 귀국해서 아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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