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딸 휴대폰 없이 산다.
밤에 엄마 몰래 휴대폰을 하다가 아침에 피곤해서 엄마에게 짜증을 내는 일을 몇 번 반복했다. 짜증을 내다가 선을 넘는 무례를 저질렀다.
나는 딸아이의 휴대폰을 압수? 했다.
저항이 강했다.
휴대폰을 돌려달라고 난리를 하다가 또 애원을 하다가 하는 모습들이 오히려 나의 마음을 굳건히 했다.
'돌려주지 않으리라.'
가만히 기다리면 돌려주려 했는데 휴대폰에 집착하는 모습에 어쩌면 휴대폰 초기중독 증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책임이 없지 않아 있었다.
휴대폰 없이 산 지 며칠 째가 된 딸아이는 할 일이 없어 피아노를 치고, 만화책을 보고, 화장놀이도 하고, 나름 서랍 여기저기를 열어보며 창작? 활동을 하게 되었다. 휴대폰이 아이를 그동안 묶어두고 있었단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학교에 간 딸아이가 친구 휴대폰을 빌려 나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이거 규리 핸드폰인데 저장해 놔요. 편의점에서 친구들이랑 라면 먹고 방방이 타고 합창 연습까지 하고 집에 갈게요. 그런데 핸드폰 그만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나는 지금의 타이밍이 돌려주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휴대폰 문제로 엄마와 논쟁하는 일이 더 발생했을 때 여지없이 휴대폰을 반납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저녁 8시 되면 엄마한테 휴대폰 맡기고 더 이상 휴대폰 달라고 하면 안 된다."
딸아이는 너무 기뻤는지 곁에 있는 친구들에게 박수를 유도했다.
"야, 얘들아~ 우리 엄마가 핸드폰 돌려주신대! 박수쳐 박수!"
수화기 너머로 함성소리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저녁시간에 휴대폰을 엄마에게 반납하고나서부터 아침이 개운하다고 말하는 딸아이이다.
딸아이 인생에서 엄마인 내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다.
그중 내가 해야 할 한 가지는 바로 생활습관 잡아주기 같다. 수면습관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들의 문제 같지만은 않다. 나부터 본이 되어야 한다.
요즘 우리 딸, 밤에 휴대폰을 엄마에게 맡기고 일찍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