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않아요.'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해요.'
'아무도 나를 이해하려 하지 않아요.'
소녀는 떠듬떠듬 말하려 했어요.
소녀는 작은 입술을 달싹달싹 움직여 보려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에 심장이 쪼그라들어요.
"쓸데없는 이야기 좀 하지 마!"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어!"
"잠이나 자!"
소녀가 이상하게 들리는 소리를 하긴 했어요.
언어의 회로가 꼬여서
감정 설명에 크게 실패하긴 했어요.
소녀가 자신 없는 목소리이긴 했어요 상당히.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지만 또 빠져나가고 싶지 않아요."
"자유롭고 싶지만 죽을 듯 두려워요."
"난 여신이지만 난 괴물이에요."
경멸의 눈초리에 소녀가 더 작은 소녀가 되었고요,
성나게 들려오는 말투에 소녀의 마음에 잔인한 상처가 나버렸어요.
소녀의 말문이 저절로 닫아져요. 그런 소녀에게 형편없는 감정을 설명해 보라는 윽박도 있어요. 서둘러 급하게 언어를 찾아보지만 그런 언어는 지상에 없어요. 그 순간의 비참함을 견디기 힘들어 소녀는 거울을 봅니다. 거울 안에는 소녀를 이해하는 소녀가 함께 울어주거든요. 거울 안에 있는 소녀가 떠듬떠듬 달싹달싹 말을 해주거든요.
어딘가... 말없이... 널 안아 주는... 사람...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