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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작생 Aug 20. 2024

젊음에 찾아오는 청춘이 아쉬워

가끔은 낭비해야 의미 있는 것들이 있다

god tell us the reason youth is wasted on the young


  Adam Levine의 Lost Stars에 나오는 가사이다. 아마도 이 노래를 Begin Again 영화에서 접하고, 또 유튜브에서 자주 들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가사를 처음 보았을땐, 그냥 '왜 젊음에게 젊음이 낭비되나요?' 정도로 해석했다. 그렇게 그냥 살아가다가 나에겐 귀인과 다름없는, 지금은 나의 잘못으로 연락을 할 수 없는 분께서 이런 해석을 해주셨다. '신이시여, 왜 청춘을 젊은이들에게 낭비하십니까?' 이 얼마나 아름다운 해석인가?


  청춘과 젊음은 얼핏 보아 닮은 점이 많다. 하지만 최소한 저 문장에서 젊음은 시간이고 청춘은 상태이다. 청춘이라는 좋은 조건 아래 우리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어의 이미지는 마치 청량하면서도 도전적이고, 무엇이든 시도하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포하고 있는듯 하다. 그 뿐이랴, 청춘이란 단어 앞에선 어떠한 사랑도 아름답게 비춰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젊음은 어떤가. 청춘이 없는 젊음은 어린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젊음에 남은건 그저 불확실한 미래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 세상을 헤매고 또 떠돌고 있는 여행자의 모습이 보일 뿐이다. 스스로도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르고 심지어는 왜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걷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 있을수도 있다.


Begin Again, 2013


  세상을 좀 살아보았고, 이제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은 나이가 되면 청춘은 사라지고 만다. 그제서야 청춘을 그리워하게 된다.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는게 아닌, 그 시절 우리가 가졌던 청춘을 그리워하게 된다. 하지만 신이 우리에게 청춘을 그 때 준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우리가 만약 청춘을 어릴때 가지지 못했다면 과연 우리의 여행을 잘 끝내고 어른이 될 수 있었을까.


  청춘을 낭비하지 말라는 수 많은 어른들의 말씀이 있다. 또 모든 사람이 자신이 청춘을 낭비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 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청춘에 기대에 사랑을 말해볼걸, 하고싶었던 일을 청춘을 빌려 도전해볼걸 등등. 하지만 이렇게 한 가득 주어진 청춘을 다 쓰기란 쉽지않다.


  그러니 우리에게 청춘이 찾아오나 보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고, 어린 아이에게 새로운 장난감이 주어진 듯 사용하나보다. 어쩔땐 어른이 된 것으로 착각해 관심을 주지 않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이 청춘이라는 슬픔에 가득 잠기기도 한다. 아무렴 어떤가. 어차피 지금밖에 가지지 못할 것이라면 조금은 낭비하며 의미를 찾아야지.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니까. 그러니까 이것이 손바닥 사이를 모래마냥 스쳐 흘러감에 같이 울지는 말자. 그저 나도 청춘과 함께 조금씩 어린 아이의 모습이 사라져 가는 것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의 청춘을 보며 그리워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는 길을 잃은 별이기도, 또 많은 별을 잃어버린 존재같다. 그러니 이렇게 방황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것이겠지. 또 어디로 가든 두려움이 항상 앞서는 것 같다. 우리의 첫 여행을 위해 청춘이 따라온다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지 않겠나. 나는 청춘을 타고 젊음을 유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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