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버리며

by 시숨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길

손에 들린 종량제봉투

얇지만 버릴 것을

확실히 구분지어주는

가볍고 경쾌한 그 경계가

내 마음에도 있었으면

입으로 안에 바람 한번 후 불고는

근심이며 괴로움

꼬깃꼬깃 접어 안에다 넣었으면

부끄러웠던 일, 화가 났던 일

슥슥 집어다가 넣어버렸으면

그리고 이렇게 봉투 채로 넣어두면

쓰레기 차가 가져가 버린다면

좋겠네만


아픔이며

부끄러움이며

고스란히 지고 가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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