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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자까 Jun 04. 2024

방송작가, 면접은 처음이라

나도 내가 방송작가가 될 줄 몰랐어

내 인생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를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바로 방송계의 발을 들인 바로 그날이었다. 2년제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리집은 풍족하지 않았던 터라, 나는 전문대를 다니면서 밤에 수업을 들으며 오전에 근로장학생을 했었다. 겨우겨우 장학금으로 등록금을 메꿔 무사히 전문학사라도 딸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성적장학금과 과대장학금을 받은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기도 했다. 근데, 졸업하자마자 눈앞에 깜깜했다. 글쓰기라는 작은 재능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 여기저기 찾아보니 '기승전결'이라는 카페를 알게되었고 여기서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을 알게된다. 처음에는 드라마 과정을 지원해서 면접을 보러 갔지만... 광탈을당하고 만다. 이유는 단순했다. 22살이라는 나이가 너무 어렸다는 것이다. 바로 드라마 쪽으로 취업하고 싶었던 나는 쓰디쓴 실패의 맛을 보았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 

계속 머릿속에 되뇌여서 나온 대답은 하나였다. '먹고 살 수 있는 건 무엇이든, 가난하게 살지는 말자.' 

가난하게 자라온 터라 이런 생각이 막강했던 것 같다. '구성다큐연구회'라는 사이트를 카페를 통해 알게되고 당시 여기에 올라온 제작사 막내 자리에 지원하게 된다. 


 '막내작가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카페를 통해서 알아봤었는데, 답은 명료했다. 그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장단점을 생각해 가는 것이었다. 최근 2회차~ 3회차를 보고 갔었다. 내가 가고싶었던 프로그램은 스튜디오 프로그램이었고 그 프로그램의 가장 핵심은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건강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었다. 이 시절 나는 다행히 그걸 캐치했었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는 덤이었다. 


'메인작가님들과의 첫 대면'  

마포구의 한 건물에 도착한 나는, 제작사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제작사 PD님이 웃으면서 면접장으로 안내했고 10분 정도 기다리니 30대 후반정도 되어 보이는 멋진 작가님들(?)이 등장했다. 정말 멋있었다. 작가님들은 분명히 안경쓴채로 등이굽지 않았을까? 하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키도 크고 날씬하셨다. 첫인상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커리어우먼"이었다. 


'과대했네? 나도인데.'

 총 두분의 메인작가님들 중 한분이 계속 질문을 하셨었었다. 우리 프로그램 담담 메인작가님이셨다. 프로그램 관련 질문을 하셨었다. 나는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장점을 설명했었다. 내 주제에 단점은 입을 열지도 못했던 것 같다. 장점을 언급할때 메인작가님들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걸느꼈었다. 프로그램 관련 답변이 끝난 뒤 메인작가님들은 내 이력서를 빤히 보더니 말하셨다. 과대했네? 나도인데. 이거 개고생이잖아.' 긴장하며 답변을 이어갔었는데, 이 한마디로 웃음이 났었다.  


'다음 면접자가 있는데... 1층 카페에서 잠시 기다릴래?' 

  면접이 끝나고 메인작가님이 하신 말씀이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며 물음표를 띄었다. 1층 카페에서 기다리던 나는 다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엘리베이터에 올라가는 길에 그 다음 면접자와 마주쳤다. 그 면접자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때 뭔가 느낌이 왔었다. 저분은 면접을 잘 보지 못했구나... 너무 안타깝지만 올라가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감이 왔었다. 


'마음에 들어 같이 일하자.'

 메인작가 언니들이  마음에 든다면서 나를 고용하셨다. 페이는 상관없다고 말했었는데 나는 이 패기 정말... 지금 생각하면 대단했다... 그렇게 나는 첫출근을 시작한다. 나를 방송계에 들여놔주신 두 메인작가님과의 첫만남 나는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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