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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자까 Jun 04. 2024

선배작가님들과의 조우

쎈 언니들(?)과의 첫 만남

 이 페이지에서는 내가 처음 본 제작사, 방송현장을 그때 느낌을 살려서 그대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내가 처음 갔던 프로그램은 JTBC 알짜왕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박수홍 님과 박지윤 님이 얼핏 떠오른다면 그 프로그램이 맞다. 그때로 거슬러 올라가... 




 오전 10시 30분, 나는 출근시간인 11시보다 30분 정도 일찍 출근해서 내 자리에 앉아있었다. 참고로 방송작가들은 프리랜서라 출근 규정이 직장인보다는 덜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업무 강도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 11시에 출근하는 이유가 다 있다) 먼저 내 바로 위에 선배가 출근했다. 직전 막내작가였던 선배로 이제 서브작가로 입봉 한 선배였다.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얼굴에서도 빛이 나보였다. 선배는 출근해 나에게 환하게 웃어주었다. 당시 나는 23살, 그 선배가 29살이었던 터라 아기 같아 보였을 수도 있다(?) 이후차례로 선배들이 출근해 인사를 해주었다. 


 내가 처음 봤던 선배들 유형을 설명해 보겠다. 방금 위에서 발했던, 선배부터 유형을 분리해 보겠다. 


1. 외모와 성격 모두 좋은 사교적인 유형

2. 모찌상, 팀에 없으면 안 될 정신적 지주 

3. 힙합 쎈언니, 트렌드에 민감한 유형

4. 나이는 어려도 연차는 많은 똑순이 유형

5. 원고와 실력은 예민함에서 나오는 유형 


 이렇게 나눠봤는데, 웬만하면 작가 선배들은 거의 5가지 유형에 속해있었던 것 같다. 이런 선배들이 반겨주니, 나도 한시름은 놨다. 하지만 사회생활 첫 시작이니 긴장을 안 할 수는 없다. 첫날부터 노트북을 떨어뜨리고. 위에 선배가 말했다. 


'지금부터 당황하면 안 돼!' 

 이 일이 얼마나 힘들지 감도 안 잡혔다. 


나는 먼저, 인수인계를 받기 위해 스튜디오 녹화장을 참관했었다. 내가 처음 가본 녹화장 혼미백산이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했던 선배도 정신없이 뛰어다니는데, 다음 녹화 때의 내 모습은 어떨지... 정말 상상도 안 갔었다. 선배 옆에 붙어 다니며 대기실 세팅 및 스튜디오 녹화에 들어갈 다량 소품들의 인아웃점을 잡았다. 또한 다른 서브작가 선배들은 자신의 코너를 출연진들에게 설명하느라 바빴다. 이렇게 첫 녹화는 후루룩 진행됐다. 



처음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섭외'였다. 보통 방송계의 섭외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일반인 섭외'와 '연예인 섭외'이다. 전자는 SNS나 홈페이이지 촬영 협조 글을 올려서 참여를 유도하거나, 직접 작가들에 SNS에 모든 해시태그를 돌려서 원하는 일반인을 찾아낸다. 후자는 우리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는 연예인들 리스트를 추린다. 최대 100명까지 막내가 리스트 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프로그램은 전자를 진행했었다. 


근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섭외도 작가의 능력이다. 하지만, 섭외는 그 코너를 구성하는 서브작가와 피디가 해야 할 몫이다. 


막내작가의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나는 모든 카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다. 선배작가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였을까. 관련 카페에 글을 모두 올리고 SNS를 불나게 찾기 시작한다. 결론은 하나다. 찾을 수 없다. 갑자기 PTSD가 오는 것 같다. 일반인 섭외는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섭외가 순조롭게 되지 않는 것을 말하자, 선배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이때, 섭외가 작가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업무임을 느꼈다. 선배는 다른 섭외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사실 다른 방향이라고 해봤자 SNS나 관련 홈페이지를 더 뒤지는 일이었다. 지금 생긴 노하우가 있다면, 무조건 관련 업체에 연락해 섭외 요청 도움을 구하는 것이었다. 시니어 클럽이라면, 시니어 복지관이라던가 뭐 전화를 다 돌려보면 방송에 호기심을 가지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한두명은 꼭 생긴다. 그런분들 덕에 방송은 굴러가고 있는 것이고 말이다. 


여튼 섭외에 성공한 나는 이제 섭외 업무에 인정을 받을 줄 알았다. 




그건 내 큰 착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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