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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자까 Jun 12. 2024

녹화날에 느끼는 새벽공기

그 공기가 참 좋아서

 보통 녹화는 10시 혹은 11시에 시작한다. 제작진은 그전에 스튜디오에서 준비해야 할 게 있기 때문에 1시간 30분~2시간 전에 온다. 촬영감독님, 조명감독님, 음향감독님 등등은 조금 더 일찍 오셔서 준비한다. 나는 밤을 샜기때문에 바로 그 자리에서 스튜디오로 향하면 됐었다. 

 딱 밤을 새우고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 그 새벽공기가 너무 좋았다. 


 '내가 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또 울적해하며 혼자 밤을 새웠던 나, 모든 이를다 완료하고 혼자 스튜디오로 갈 때의 그 뿌듯함. 

제일 일찍 일터로 향한다는 자부심까지...  


 오늘은 녹화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1. 큐시트 작성 

 거의 모든 쇼양과 교양은 2주에 한 번씩 2회 차 분량의 녹화를 뜬다. 그래서 한번 스튜디오 녹화를 뜰 때, 시간분배를 잘해야 한다. 보통, 1회를 오전에 치고 2회를 저녁에 친다. (주요 출연진 가능 시각에 따라 회차 녹화시간은 유동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각각 회차마다 1부, 2부가 나뉜다. (이 또한 주요 출연진 가능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또 1부는 코너가 둘로 나뉜다. 시간분배를 하기 위해서는 출연진 콜타임을 확인해야 한다. 이는 출연진이 섭외가 확정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지만... 보통 일주일 전에도 게스트 확정이 안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큐시트 작성에 유의해야 한다. 


 보통 [1회 1부 코너 1]->[1회 1부 코너 2]-> [1회 2부]->[중간 인서트 컷 촬영]->[2회 1부 코너 1]->[2회 1부 코너 2]->[2회 2부]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된다. 여기서 게스트들의 촬영 가능 시각을 정확히 체크해야 한다. 1회 2부에 나와야 하는 게스트가 오후 말고 오전에만 시간이 된다면, [1회 2부]-> [1회 1부]->[중간 인서트 컷 촬영]->[2회 1부]->[2회 2부] 이런 식으로 큐시트를 짜야한다. 그러면 1회 2부에만 나오는 다른 게스트들이 전부 오전에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고정 MC나 출연자들은 상관없다. 그 시간이 어차피 고정적으로 비워져 있기 때문이다) 연락해서 확인 후 이상 없으면 그렇게 진행한다. 이 단계들은 나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닌, 각 코너 작가님들과 메인작가님의 허가가 떨어져야 단계가 진행될 수 있다. 큐시트 작성은 거의 '무한 컨펌의 굴레'라고 할 수 있다.


그 외 자잘한 업무들 

+) 출연진 콜타임 고지

 보통 출연진이 스튜디오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을 "콜타임"이라고 부른다. 보통 주요 출연자들은 메이크업을 숍에서 받고 온다. 하지만 개그맨들이나 전문가분들은 메이크업을 받고 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 다로 메이크업 선생님을 준비한다. 그래서 메이크업을 받을 거면, 30분 정도 일찍 부르기도 한다. 

 

+) 출연진 의상 고지 

 이는 보통 매니저를 통해 전달한다. '여름맞이', '봄맞이' 혹은 출연자에게 특별한 역할이 부여됐을 경우 혹시 이런 의상을 입고 와줄 수 있는지 묻는다. 특별 제작의상이 필요한 경우는 우리 쪽에서 준비한다. 


+) 식사 주문 및 간식 구비

 이는 조연출이 하기도 하고 막내작가가 하기도 한다. 보통 출연진들은 밥으로는 샐러드, 간식으로는 간단한 채소나 과일을 선호한다. 제작진은 든든한 밥 아니면, 일하면서 빨리 먹을 수 있는 서브웨이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는 제작진용과 출연진용을 분리해서 구비해 둔다. 

 또한 대기실에 간식과 물을 세팅해둔다 


+) 대기실 안내문 부착 

 우리 프로그램, 어느 분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사용하는지 확인해, A4에 프린트해 대시실 문 앞에 붙여둔다. 이걸 안 하면 다른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그냥 들이닥칠 수 있다. (소품 놓을 곳이나 잠시 쉬려고)


+) 출연진 차량 등록 및 주차 이용권 구비 

 이건 확인해서 조연출에게 전달하면 된다. 


+) 음료 구매 


+) 소품 제때 집어넣기 & 잘 들어가는지 확인



이외에 자잘한 일들이 있지만, 이만 생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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