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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승 Jun 22. 2024

2. 메시지 상위기획 - 선긋기와 디스럽션

<스픽은 어떻게 첫 브랜드 캠페인으로 인지도를 3배 올렸나> 시리즈 

<스픽은 어떻게 첫 브랜드 캠페인으로 인지도를 3배 올렸나> 시리즈 목차  

1. 문제 진단과 프레임워크 -모든 캠페인의 시작

2. 메시지 상위기획 - 선긋기와 디스럽션

3. 매체별 예산 

- 돈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써야 할까? <1부>

- 돈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써야 할까? <2부>

4. 시너지를 내는 통합마케팅 기획하기

5. 스픽에게 남은 과제 

에필로그 - 잘 해내고 싶은 마음끼리의 어려운 대화 





2. 메시지 상위기획 - 선긋기와 디스럽션


전략(戰略)”의 사전적 정의는 "전쟁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나 책략"이다. 우리는 첫 브랜드 인지도 조사를 통해 우리가 뛰어들고자 하는 전장의 형세와 그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도 세울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이기기 위한 책략이 필요했다. 


결정 1. "영어 교육 시장"에 어떻게 선을 그을 것인가 


전략으로 향하는 첫 번째 결정은 시장을 넓게 정의하고 선을 긋자는 결정을 한 것이었다.


 앞선 글에서 설명했듯이, 당시 우리는 모든 인지도 지표에서 “마이너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모바일 기반, 테크 기반의 신규 플레이어 그룹 사이에서는 스픽이 이미 최초상기도, 비보조인지, 보조인지 등 모든 지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인 영어회화 교육시장"이라는 한 단계 넓은 범위에서는 수년간 대대적인 ATL캠페인을 펼치던 1세대 온라인 브랜드 두 곳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고, 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간극은 명백했다.


이 지표를 기반으로 우리는 “캐즘을 넘어, 최초상기도 (TOM) 3배를 달성하여 메이저리그에 안착하자"라는 목표를 세웠다. 따라서, 우리가 속한 “성인 영어회화 교육시장"이라는 대형 레거시 시장을 두 개로 나누고, 우리가 속한 신흥 카테고리의 파이를 대세로 키우면서 그 카테고리의 1위를 차지하자는 전략이었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예시를 레퍼런스로 삼았다. "온라인 장보기"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이라는 USP를 내세워 본인들이 속한 카테고리의 파이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킴과 동시에, 카테고리 자체와 자신들의 브랜드가 동일시될 정도로 확실한 1위 포지션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결정 2. 우리는 어떻게 다른가 - 뾰족한 USP 도출 


두 번째 결정은 나만의 맞춤 AI 영어선생님이라는 핵심 USP 도출이었다.


큰 시장에 선을 긋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한 내부 논의가 있었다. “인풋 vs 아웃풋 영어,” “사람 vs AI영어”, “요즘 시대의 영어 vs 옛날 영어"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결국 답은 시장에 물어봐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다시금 생각했다. 


다시 한번 리서치를 진행했다. 유저 / 비유저 가망고객을 대상으로 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열었다. 내부적으로 스픽의 특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사항들을 나열하고, 이에 대한 생각과 선호도를 물어봤다. 거의 모든 참여자들이 “전담 영어선생님"에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떻게 우리를 소개해야 할지가 명확히 보이는 순간이었다. 


결정 3. 우리는 어떤 통념을 부수고자 하는가


마지막 핵심 결정은 완벽주의라는 컨벤션 영어울렁증이라는 뾰족한 문제점을 도출한 것이었다 (credit to TBWA Korea!)


위에서 말한 리서치가 완료되고, 우리는 브랜드캠페인의 본격적인 시작을 위해 국내 top 5 종합대행사에 RFP를 돌렸다. 각 대행사들과 initial meeting 후, TBWA와 함께 캠페인을 하기로 결정했다. 캠페인 전략을 설정하기 위해 TBWA에서 Disruption Day라는 워크샵을 호스팅 했다. 넓은 시장에 선을 그어보기로 했으니, 우리가 부수어야 할 시장의 통념 (convention)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이 통념을 부수는 날카로운 아이디어 (disruption)을 정의하고자 하는 워크샵이었다. 기존의 “영어 학습"에 대한 통념을 정의하기 위해 워크샵 전 주부터 “영어회화 공부"에 대해 스픽과 TBWA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에 대한 서베이를 했다. 


워크샵 당일 종일 토론을 통해, “완벽주의"가 우리가 부수어야 할 영어에 대한 통념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우리는 영어를 소통의 도구가 아닌 시험의 대상으로 먼저 접했다. 한국말은 날 때부터 완벽하게 잘했던 것도 아닌데, 영어를 말할 땐 왠지 누군가 채점표를 들고 있는 것만 같다. 시장의 기존 플레이어들은 “이런 표현을 쓰면 원어민이 못 알아들어요,” “원어민은 이런 억양으로 말하지 않아요" 라며 우리에게 겁을 준다. 그런데 AI는 나를 판단하지 않는다. 마음껏 틀려도 민망하지 않으면서, 사람 선생님처럼 실시간 교정과 피드백을 모두 줄 수 있는 나만의 맞춤 AI선생님. 스픽을 통해선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마음껏 넘어지고 틀리며 부담 없이 언어를 배울 수 있다. 


디스럽션 데이 워크샵에서 모인 결론을 한 번 더 검증하기 위해 마지막 서베이를 집행했다. 영어울렁증, 완벽주의라는 문제에 대중이 공감하는지, AI기반의 솔루션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량적 조사를 통해, 우리의 결론이 맞다는 자신감을 다시 한번 얻을 수 있었다. 


최종 전략


세 번의 시장조사와 한 번의 워크샵, 수 없이 많은 고민과 토론을 통해 우리의 캠페인 전략을 도출할 수 있었다. 

목표: “캐즘을 넘어, 최초상기도 (TOM) 3배를 달성하여 ‘성인 영어 교육시장' 전체의 선두 브랜드가 되자.” 

전략: “사람과 배우는 영어회화 vs AI와 배우는 영어회화"로 선을 긋는다. 

메시지: 사람과 배우는 영어수업시간엔 영어울렁증이 도진다. AI로 연습하는 영어는 다르다. 마음 편히, 마음껏 틀리며, 모국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배울 수 있다. 사람보다 나은 AI 영어선생님과는 완벽주의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 심리적 부담 없이 고품질의 맞춤수업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재료를 통해, TBWA에서는 “틀려야 트인다"라는 훌륭한 키 컨셉을 도출해 주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0KuVQGjW-Y




< 더 자세히 알고 싶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댓글을 남겨주세요! 다음 글쓰기에 반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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