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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승 Jun 29. 2024

3-1. 돈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써야할까? 1부

<스픽은 어떻게 첫 브랜드 캠페인으로 인지도를 3배 올렸나> 시리즈

<스픽은 어떻게 첫 브랜드 캠페인으로 인지도를 3배 올렸나> 시리즈 목차   

1. 문제 진단과 프레임워크 -모든 캠페인의 시작

2. 메시지 상위기획 - 선긋기와 디스럽션

3. 매체별 예산 

- 돈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써야 할까? <1부>

- 돈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써야 할까? <2부>

4. 시너지를 내는 통합마케팅 기획하기

5. 스픽에게 남은 과제 

에필로그 - 잘 해내고 싶은 마음끼리의 어려운 대화 





대중적인 브랜드 최초상기도를 높여야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시장에 “사람영어 vs AI영어"로 선을 그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운것이 8월 즈음 이었다. 비슷한 시기, 너무나 우연한 기회에 이효리님과 연이 닿아, 소속사와 협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었다. 스픽에서의 첫 여름이 지나며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었다. 모아진 조각들은 대대적인 브랜드캠페인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보여주고 있었다. 


브랜드 캠페인을 하기 위해선, 퍼포먼스에 최적화된 지금까지의 매체믹스와는 다른 모험이 필요했다. 결국, 브랜드 마케팅에 돈을 얼마나 쓸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했다. 한 여름에 시작된 이 지독한 논의는 4개월이 지난 12월, 한겨울에야 끝을 맺었다. 


Step 1. Top-down: 의지치로 찍은 상위 목표 


매체별 접근을 세우기 전에 큰 밑그림이 필요했다. 시작점은 의지치로 찍게 되었다. “전년 대비 2배 성장", 그리고 “전년 대비 X% 향상된 마케팅 효율”이라는 어려운 목표를 설정했다. 돈은 두 배 더 버는데, 쓰는 돈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대담한 시나리오였다. 지금 복기해보면, 이 시작점 또한 통계적 예측으로 더 철저히 검증해볼걸 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마침 비슷한 시기, 전사적 기준 지표에 대한 변경 작업을 하고 있었다. 매출은 마진을 반영한 Lifetime value (LTV)로, 마케팅 효율지표는 ROAS (광고비 대비 매출)이 아닌 LTV:CAC로 파악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매출은 그야말로 해당 기간 벌어들인 돈이다. 우리가 지표로 삼은 margin-adjusted LTV (앱스토어, PG사 수수료 등 유저 획득당 고정비용을 제외한 Lifetime value)는 각 유저의


“유저의 당기간 매출 X 예측 유저수명 (estimated lifetime) X 매출 총 이익률"


로 추산되는 수치였다. 매출이 아닌 LTV가 상위 목표가 되면서, 그냥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서비스에 오래 가치를 느낄 확률이 높은 유저를 데리고 오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이렇게  “전년 동기간 대비 인식된 LTV 2배", “LTV:CAC N배" 라는 상위 목표를 밑그림으로 삼게 되었다. 


Step 2. Bottom-up: 각 영역별 임팩트 추산 및 부분을 합하여 전체 만들기 


2-1. 이미 확보한 데이터에 기반한 임팩트 추산 


위의 계산을 통해 우리가 내년 1분기에 벌고자 하는 LTV의 총합과 쓸 수 있는 CAC의 총합, 즉 마케팅 예산의 상한선을 정했다. 이 예산을 분배해야 원하는 LTV를 획득할 수 있을까? 가 다음 질문이었다. 

먼저 1) 확실히 집행할 예정이고  2) 더 오래 다뤄보아서 데이터를 확보한 매체에서 추산 작업을 시작했다. 디지털 퍼포먼스 마케팅, CRM, 인플루언서 이 세 매체가 기존 이력이 있는 그룹에 속했다. 이 세 매체에 대해서는   


-각 매체에서 소화하고자 하는 총 예산비용의 범위를 먼저 설정하고, 

-목표하는 효율지표 (LTV:CAC)를 정하여 

- 매체마다 획득 가능한 LTV의 총합을 구했다. 


물론 이 방법엔 한계가 있다. Appsflyer와 같은 MMP를 사용하면, 다양한 기여모델을 쓰더라도 결국 “직접 전환"에 대한 매체별 기여도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즉, 해당 매체를 통해 구매링크를 클릭하고, 이후 유료구독을 시작 한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기반으로 매체효과를 측정하게 된다. 인플루언서 채널은  직접전환과 브랜드인지도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클릭이 발생하지 않은 인지도 증진은 MMP만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해 중요도가 과소측정 된다. 이 사실을 깨닫고 2024년 브랜드 캠페인 이후, 스픽은 브랜드인지도 조사나 Marketing Mix Modeling(머신러닝을 통해 마케팅활동과 목표지표간의 상관관계를 예측하는 방식; 이하 MMM)을 통해 성과측정의 관점을 다각화 하는 중이다. 


영역별 목표를 추산할 때에는, Best (목표) / Likely / Worst scenario 3가지의 범위를 설정한다. 보통 “작년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때"를 worst case로 놓고, “이게 될까?” 싶을 정도의 대담한 목표를 Best case로 설정한다. 이 중간 어딘가, “여기까진 어떻게든 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정도의 목표가 Likely가 된다. 이 골을 설정할때는 기존의 데이터와 마케터의 직관을 함께 반영한다. 놀랍게도 best case의 목표를 이루고, “이게 되네!” 라는 식의 회고를 하게 될 때가 많다.


  2-2. 처음 하는 시도에 대한 추산 


 브랜드마케팅에 본격적인 지출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에서 성한 총 가용예산에서 2-1.에서 설정한 매체 예산을 전체 예산에서 제하고 나니, 브랜드 캠페인에 쓸 수 있는 예산의 범위가 남았다. 이 숫자는 “다 써야 하는 예산"이 아닌 “쓸 수 있는 예산의 상한선"으로 대하기로 했다. 


“쓸 수 있는 돈"과 “써야 하는 돈"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검증되지 않은 시도에 써야 하는 돈은 보수적으로 추산해야 한다.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비용효율적으로 도달하기 위한 논리를 쌓아 계산해보기로 했다. 

이번 캠페인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최초 상기도 (top of mind, 이하 TOM)을 3배로 만드는 것이었다. 현 상황에서 이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1월 대한민국에서 영어회화에 관심있는 성인 (즉, 성인 인구 대부분)의 3분의 1은 “영어회화" 하면 “스픽"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대담한 목표였다. 최초상기도 3배를 달성하기 위해 얼만큼의 돈을 투자해야 할까?


먼저 마케팅 고전법칙 중 하나인 Rule of 7 -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와 로열티가 생기려면 적어도 7번의 반복 노출이 있어야 한다는 법칙” - 을 시작점으로 삼았다.   


- 대한민국 성인의 70%는 영어회화 공부에 관심이 있고, 올해 안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

- 우리는 2030을 주 타겟으로 삼는다. 

- 결국, 2030 연령층의 70% 중 1/3이 스픽의 광고를 7번 혹은 더 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 옥외, TV, 디지털 예약형 (cost-per-hour)매체 등을 사용하는 경우, 완벽한 타겟팅을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타 연령대에도 노출이 일어난다고 가정하고, 연령별 비중은 매체별로 다르다고 가정한다. (물론, 타겟연령대에 집중하여 노출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위의 정보를 기반으로 필요한 총 노출수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렇게 구해진 총 노출수에서, 2-1에서 설명한 기 집행 이력이 있는 매체에서 획득할 수 있는 노출수를 제했다. (목표 예산을 기존 CPM기록으로 나누어 노출수를 구했다. 그렇게 브랜드 매체들에서 획득해야 하는 노출수가 나왔다. 

이렇게 “브랜드에서 획득해야 하는 노출수"를 옥외, 디지털브랜드, TV라는 채널로 다시 쪼갰다. 


옥외광고의 노출수는 집행하고자 하는 지역의 유동인구를 기반으로 예상해보았다. 예를 들어, 강남역 역사 내 옥외광고를 집행한다고 하면, 정부에서 제공하는 일간 유동인구 데이터에 전체지면 대비 우리의 점유비율을 곱해서 일간 노출수를 추산하는 방식이다. 멋진 말로는 Guesstimation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기적의 계산법"이라고 농담삼아 이야기 했다. 이에 대해서는 브랜드 담당자 정두현님이 자세히 링크딘에 기고했다. 링크


디지털 브랜드는 국내에서 가장 파급력이 있는 메타, 유튜브 (Masthead), 네이버 CPH예약형, 카카오 네 가지 매체를 선정했는데,매체사와 대행사의 도움을 받아 어렵지 않게 목표 노출과 CPM을 추산할 수 있었다. 


남은 것은 TV였다. 기존에 진행하던 매체와는 완전히 접근법이 달랐다. 우리가 전혀 바잉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체 목표 노출수" 에서 지금까지 추산한 모든 매체에서 획득 가능한 노출수를 제했다. 그러고 나니 TV 남은 목표 노출수가 나왔다. 이 숫자를 대행사인 TBWA에 드렸다. TBWA에서는 노출수 지표를 TV매체 바잉에 주로 사용하는 “GRP”라는 지표로 환산하여 바잉 가능한 프로그램 리스트와 채널별 예산을 전달 주셨다. 이렇게 전달받은 프로그램 리스트에서 시청률 기록을 하나씩 확인하여 우리가 원하는 노출을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렇게 구한 노출 대비 비용을 디지털 매체 등과 비교하여, TV에 지출하는 CPM이 실제로 비용효율적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렇게 지독한 과정을 통해 최종 미디어 플랜이 완성되었다. 계획했던 12월 26일 캠페인 라이브를 하기 위한 TV청약 마감일을 단 이틀 남긴 12월 중순이었다.


< 길이 글어졌네요. Part 2에서 계속됩니다! > 

< Part 2에서는 “돈을 얼마나 써야하지? 주제를 이어갑니다. “매체별 시너지 계획하기" “혹시라도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의 두려움을 극복한 방법”에 대해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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