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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멈추지 않았다.

[D-121.] 조용히 곱하기 365.

by Mooon

D-121. Sentence


"제자리처럼 보이는 당신의 속도를

조용히 곱하기 365로 계산하라."


@moneyclass__ (프리드리히 니체)


바로 그거다.

제자리처럼 보이는 지금 나의 속도.


아침에 일어나서 감당해야 할 일정에 따라

몸은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지만,

머릿속은 계속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듯한 답답함.


그 보이지 않는 내 안의 무거움이

나를 더 활기차고, 달려가게 만들 일은 만무하다.


한 때 앞으로 쭉쭉

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프로젝트 3개와

강의 여섯 과목을 연달아 병행하며

정신없이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달리다 보면

무언가 더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정체된 듯 멈추어선 듯한 지금이다.


어느 쪽으로 나아가야 할지.

무엇을 더 해보아야 할지 흐릿하고 보이지 않는다.


제자리처럼 보이는 나만의 속도에

조용히 365를 곱하라는 니체의 명언이

무거움으로 가라앉은 나의 마음을

잠잠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듯하다.


정답은 없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조용히 담담히 감당해 가는 것뿐이다.


오늘은 아침 일찍

스쿨버스를 타고 안성에 내려와

열심히 수업 중에 있다.


다음 주 부산에서 있을 특강자료를 정리하여

교수님께 전달하며 점심약속을 잡았다.


수업과 수업 사이,

이번 달까지 제출해야 하는

2024년 연구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버스와 지하철을 기다리며,

저스틴 휘트먼 얼리의 <크리스천 일상정리법>을

틈틈이 읽었다.


간단하지만 매일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벌써

121번째 브런치글을 쓰고 있다.


적다 보니,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이리도 답답할까.


앞질러 가는 사람 생각하지 말고,

해야 할 일들에 조용히 곱하기 365.


조용히. 잠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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