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감정] 서투름은 브랜드의 진심을 드러내는 감정이다.
[Re:me | 브랜드의 감정 04]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용기
아침이었다. 창밖의 빛은 겨우 한 겹 비칠 뿐, 주방은 아직 어둡고 차가웠다. 나는 습관처럼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물에 젖은 접시를 닦고, 흐르는 물에 거품을 씻어내며, 어제와 같은 오늘을 버텼다. 아이는 뒤에서 어지럽게 뛰어다니고 있었고, 나는 등을 돌린 채 그 소란을 모른 척했다. 쨍그랑—
갑자기 깨지는 소리와 함께 내 심장도 쪼개졌다. 뒤돌아본 순간, 첫째가 전자레인지 위에 올라가 유리판을 들어 바닥에 내던지고 있었다. 주방 바닥에는 조각난 유리가 사방으로 퍼져 있었다. 숨이 멎을 듯한 공포와 분노가 동시에 올라왔다. 비명을 지르며 아이를 끌어내어 안방에 밀어 넣고, 주방으로 돌아온 나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리고 바닥을 닦았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깨진 유리 조각 사이로 고개를 숙인 채, 나는 소리도 없이 울고 또 울었다. 깨진 건 유리판만이 아니었다. 그날, 내 안의 무언가도 함께 부서졌다.
나는 왜 그토록 무너졌을까. 유리판 때문이 아니었다. 그날 주방 바닥에서 흐르던 눈물은, 아이를 혼내고 싶어 흘린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미 그 전에 깨져 있었다. 박사 학위를 마쳤음에도 몇 달째 취업에 실패하며, 내 이름 석 자를 어디에도 두지 못한 채 매일을 살았다. 아이를 돌보는 손길은 늘 미안했고, 나 자신을 향한 자책과 서러움이 마음 한구석에 켜켜이 쌓여 있었다. 나는 스스로를 괜찮은 엄마라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그날, 아이에게 소리친 건 결국 나 자신에게였다. 세상에 소리치듯, 내 무력함과, 어쩔 수 없는 나 자신에게 소리쳤던 것이다. 눈물은 그토록 참아온 부끄러움이자, 답답함이자, 나 자신에게 보내는 항의였다.
그날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서툴고 모자란 엄마였다. 아이를 혼내고, 다시 후회하고, 그러다 웃게 만들고, 그렇게 사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알게 된 것이 있다. 엄마로서 완벽하지 않아도, 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엄마는 결국 나라는 사실. 내가 사랑하려고 애썼던 마음, 그 마음을 증명하기 위해 흘린 눈물— 그 서투른 감정이 내 사랑의 모양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한다. 서투르고, 흔들리고, 어리석을지언정, 그 결핍마저 사랑의 일부가 된다.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사랑은 완전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하기 때문에 더 깊어진다는 것을. 바로 그날, 주방 바닥 위에서 나는 엄마로서 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쩌면, 나의 브랜드도 그 순간부터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은 언제 가장 자신을 미워했나요.
그 순간에도 당신은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을 겁니다.
당신의 사랑과 서투름이, 당신을 만들어갑니다.
브랜드란 꼭 멋지고 완벽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들에게 드러내고 자랑할 수 없는 결점과 서투름, 그리고 그럼에도 사랑하려는 마음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런 감정들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브랜드를 생명력 있게 합니다. 내가 주방 바닥에서 울던 그날처럼, 여전히 당신도 당신 자신을 부끄러워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바닥에서 울며 사랑을 배우는 그 순간, 당신은 이미 당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곧 당신의 브랜드가 됩니다.
>> 오늘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가장 서럽고 무력했던 순간에도 지켜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그 감정을 잊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당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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