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60] This changed everything.
D-360. Sentence
This changed everything.
일론 머스크를 존경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세상의 판을 바꾸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방향을 발견하고, 기존의 해답을 넘어서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갈아 넣었을지. 타고난 재능 위에 겹겹이 쌓인 노력과 끈기. 그 범접할 수 없는 태도에 나는 경의를 표한다.
그 중 한 사람이 일론 머스크다. 괴짜다, 돌연변이다, 비호감이다. 여러 시선들이 엇갈리지만, 그 모든 말들을 걷어내고 보면 결국 그는 지구의 흐름을 바꾼 사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는 그의 손끝에서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다. “This changed everything.” 내가 읽어낸 이 문장은, 아마도 ‘하나의 사건, 한 사람, 하나의 시도가 세상을 바꾼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그 한 번의 시도를 위해 그는 매일 읽고, 매일 배우고, 매일 고민한다. SNS에 올라오는 그의 책 더미와 필기 사진이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는 건, 그가 이뤄낸 업적이 이미 말해주고 있다.
문득 생각했다. 내 인생에도 ‘단 하나의 사건’이 필요하다고. 판을 바꿔줄 단 한 순간, 단 한 기회. 아니, 어쩌면 나는 그 순간을 위해 지금도 계속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제는 지난주 금요일 최종발표를 마친 지원사업의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었다. 오후 5시. 적당한 긴장감이 돌았지만 발표가 지연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있어 초조하진 않았다. 5시 반, 운영사무국에서 전화가 왔다. 우수조로 선정되었고 성과공유회 발표를 준비해달라는 내용이었다. 5개 팀을 뽑는다 알고 있었기에, “3개 팀이 발표한다고요?”라고 되물었고, 그제야 5개 팀 중 최우수 3개 팀만 발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저희 몇 등을 했나요?” 담당자분은 웃으며 말했다. “처음부터 물어보실 줄 알았는데, 왜 이제야 물어보세요? 1등이에요.” 20개 팀 중 1등. 순간 숨이 조금 멎는 기분이었다. 믿기지 않았고, 비현실적이었다. 연신 “감사합니다”만 반복하다 전화를 끊은 듯하다. 전화를 준 담당자가 “어디 아프신 거 아니죠?”라고 물을만큼,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우수조라 해도 덤덤했던 나인데, 1등이라니 멍하고 멍했다.
팀멤버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진짜? 진짜야?” 몇 번이고 확인하며 서로 울음을 터뜨렸다. 9월 중순, 지원마감 이틀 전. 소설처럼 시작한 하나의 아이디어가 여기까지 온 사실 때문일까. 두 달 동안 삼척을 오가며 지지고 볶고, 울고 웃으며, 각자의 한계와 마주하며 버텼던 시간 때문일까. 이번 지원사업은 누구에게도 ‘그냥’ 사업이 아니었다. 각자에게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겨낼 동력을 찾은 사건이었다.
부족하고 무지한 면들이 많아도, 불가능은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확인한 순간. “This changed everything.” 이번 하나의 사건이, 이번 하반기가 우리에게 어떤 변곡점이 될지, 나는 조용히 기대해본다. 아니,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내 안의 한 줄
한 번의 사건이,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