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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on Oct 02. 2024

What is BRAND?

'브랜드(Brand)'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 1st 화요일

 '브랜드'를 주제로 지속적으로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무엇일까. 브랜드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할수록 브랜드만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사회흐름을 절묘하게 드러내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내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고, 불특정다수에게 오픈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생각했었다. 어제 나가오카 겐메이씨의 '디자이너 마음으로 걷다.'를 읽다 불현듯 '별거 있나.. 해보는 거지 뭐..'라는 생각에 선뜻 용기 내지 못했던 브런치스토리 연재글 제목과 소개글을 후루룩 써 내려갔다.


"누구나 의욕만 있다면 삼류나 이류에서 일류를 목표로 할 수 있다.

이는 학력이나 수상 경력을 쌓아가는 일이 아니다.

'어려움'에 도전하는 일이다. 그런 마음과 행동력이 있다면 일류를 목표로 할 수 있다.

누구든지 말이다. /디자이너 마음으로 걷다. p.169/


예상외로 지진하게 길었던 무더위로 가을을 더 간절히 기다렸던 요즘이었는데, 정말 너무나 갑자기 진짜 가을이다. 원래도 그렇지만 오늘은 더 사무실에 가고 싶지 않았고, 더 귀하게만 느껴지는 가을을 느끼고 싶어 오랜만에 뻥 뚫린 도로를 달렸다. (브랜드에 대한 글을 써야 하니, 더 멋진 곳에서 영감을 받아야 한다는 자기 합리화를 되뇌며 말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는 뭘까? 생각하는데, 단번에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는 것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치에 비해 턱없이 가볍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는 '오늘의 정의'로 정리하기로 했다. 한번 정의하고 끝이 아니라, 매일 매주 더 많이 경험하고 겪어갈수록 그 정의는 더 단단해지고, 더 폭넓어지고, 더 깊어지리라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 나에게 '브랜드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다. 살다 보니 모든 것은 상황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결국 마음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내 마음도 잘 모르겠는데,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불가능한 일일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알기에 마음을 움직이는 '브랜드'가 더 위대해 보이고, 더 가치 있어 보이겠지 싶다. 눈으로 보이는 브랜드가 어떠한 모습이든, 물성을 가진 결과물보다 다양한 결과물들을 통해 하나의 가치를 전달하고, (세계관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가치에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들과 함께 커가는 '브랜드'. 이러한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가는 것. 무엇보다 멋진 일이다.

브랜드가 사람들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얼마나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섬세하게 전달하는가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의 강도를 결정하고, 그 힘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그 브랜드는 유일무이한 선택이 되고, 평생의 연인이 된다.


오늘도 가을하늘을 보며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파주출판단지의 여러 카페들을 검색했고, 오늘 나의 선택은 'MFAC Cafe&Pub'이었다. 영화사, 명필름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대한민국의 건축계를 대표하는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복합문화공간 명필름아트센터 내 카페이다. 많은 선택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기준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우선순위에 따라 다르다. 오늘 나의 선택에는 '앉아서 글을 쓸 수 있는 테이블과 나름 편안한 의자가 있을까?', '주차가 가능한가? 시간당 올라가는 주차비로 조급한 마음을 갖고 싶진 않다.', '하루에 한잔 먹는 라떼. 찌인한 라테 한 모금을 맛보고 싶다.' 등이었다. MFAC Cafe&Pub은 등받이가 있는 의자와 콘센트까지 있는 테이블이 있었고, 건물아래 넓다면 넓은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했고, 주차비는 무료였으며, 사진으로 보는 라떼는 라떼아트가 선명했다. 게다가 널찍한 카페공간에 우디우디한 분위기로 모던하지만 따뜻함이 느껴졌다. 카페 외에도 명필름과 승효상 선생님께서 만드신 복합문화공간도 경험할 수 있는 덤까지.


창가 쪽에 앉아 노트북을 세팅하고 따뜻한 라떼를 마시는데 그 첫 모금에, '아...'라는 안도 섞인 감탄어가 절로 나왔다. 눈에 띄게 맛있는 라떼였다기보다, 어느 하나에 만족하면 어느 하나에 아쉬움이 남는 법인데, 라떼맛 또한 만족스러운 공간과 날씨와 부합할 정도로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이었으리라.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매력을 가진 '머털이'


강아지를 키워본 적도 없고, 열렬한 애견인은 아니지만, 예쁘게 옆으로 다가오는 순한 머털이는 명필름이라는 브랜드와 우디한 카페분위기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매력임에 틀림없었다.

오늘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MFAC Cafe&Pub'. 브랜드의 성공은 사람들의 선택과 기대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첫 경험의 감정과 기억이 그다음을 만들어낸다. 다음번에 파주출판단지에 커피를 마시러 온다면 나는 과연 또다시 MFAC Cafe&Pub을 선택할까? (비밀이다. 나에게 카페라는 공간을 선택하는 일은 그리 쉽지만도 가볍지도 않다. 그 이유를 다시 정리하고 기록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오늘의 브랜드 이야기는 여기까지. 첫 번째 연재글이었는데 나의 시작이 어떠했는지 아직은 모르겠고, 이 끝이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지만, 무엇보다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오늘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음에 만나게 될 일상 속 브랜드를 기대하며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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