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드] What kind of Brand are YOU?
브랜드 연재를 시작하며,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의미 있는 브랜드, 나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브랜드에 대해
진솔하게 적어내자 다짐했었다. 이번주는 어떤 브랜드에 대해 쓸까 고민하다,
내가 줄곧 관심을 쏟고 있는 퍼스널 브랜드(Personal Brand)가 떠올랐고,
가장 먼저 '나 자신(문은정)'은 어떤 브랜드인지가 궁금해졌다.
박사학위 논문주제가 '1인 활동디자이너'였기에,
한 명의 '전문가'의 가치와 그 전문가의 '이름값'이 얼마나 중요해지고 있는지 익히 알고 있었다.
탐 피터스(Tom Peters)의 ‘PSF(Personal Service Firm)', 브랜드유(Brand You), 나 주식회사(Me, INC), 토마스 말론(Thomas Malone, 1999)의 이랜서(e-lancer) 및 다니엘 핑크(Daniel Pink, 2004)의 프리에이전트(Free Agent) 등 1980년대부터 수많은 학자들은 이미 개인 전문가 중심 시대를 예견해 왔다.
박사학위 취득 후, 의도치않게 1인 기업을 운영하며
일명 '문은정'이라는 이름값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기에, 퍼스널 브랜드는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재작년부터 본의 아니게 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CV(Curriculum Vitae)&'Portfolio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졸전(졸업전시) 준비에 매일 밤을 지새우며,
취업준비도 함께 하고 있는 4학년 수업에 들어가면,
늘 마음이 애잔하다.
몇 개월 후면 사회에 나가게 될 학생들은 초조해보이기도, 위축되어 있기도 하고 어떨 땐 무기력해 보이기도 한다.
4학년 수업에서 CV와 포트폴리오 작업에 들어가기 전,
수업초반부에 꼭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 보는 일이다.
어떤 분야로, 어떤 회사에 가야 할지 고민하기 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디자이너로서 어떤 강점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인지를 고민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더 이상 평생직장도 없고, 회사이름이 곧 나의 브랜드가 되는 시대도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기에,
스스로가 휴먼브랜드로서 대체불가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키워가야 함을 말해주고 싶다.
취업을 준비할 때도 나 스스로가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배울 수 있는 회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기초반, 학생들이 자신을 휴먼브랜드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유니타스 브랜드(Unitas Brand)에서 출간했던 4권의 책을 발견했다.
브랜드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는 유니타스 브랜드에서
휴먼브랜드에 대한 책을 4권이나 출간했다는 것 자체가 휴먼브랜드에 대한 중요성을 말해준다.
''자기다움(Identity)을 기반하여 우리다움(Community)을 구축하는 브랜드"가 좋은 브랜드라
강조하는 유니타스 또한 자기다움(Identity)을 찾아가는 일에 먼저 힘을 싣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학년 학생들에게 유니타스 브랜드에서 만든
'휴먼브랜드 매뉴얼 5단계'를 통해
자신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정의하는 과정을 겪게 하는데
이제 디자인을 공부한지 4년이 채 되지않은 20대 중반 학생들에게
자신이 정의한 정체성이 정말 대체불가한 것인지,
내 것이 진짜 맞는지를 요구하기보다
자신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내는 아이덴티티 키워드(Identity Keyword)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미니자서전도 쓰고, 시도 쓰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키워드도 뽑는 시간을 갖는데
학생들은 생각보다 진지하며,
키워드 하나하나에 몰두하는 것을 본다.
누구나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찾고자 하는 본능이 존재하기 때문일까.
학생들이 자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리한 것을 보면,
그 학생이 어떠한 가치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디자이너로 나아가고자 하는지가 보인다.
"올곧은 퓨처 챌린저(Future Challenger),
피스 브링어(Peace Bringer),
조화로운 마라토너(Harmoning Runner),
문제를 발견하고 이끌어 나가는 선구자(Question Setter)"
그렇다면, 나의 브랜드 정체성은 무엇일까?
지난주부터 주변사람들에게 나에대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문은정'은 어떤 사람인가요?"
다양한 역할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물어보니
꽤 여러 사람에게 예상외의 흥미로운 대답을 들을 수 있어서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일단 나 스스로가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정리해 보았다.
가정에서는 엄마이자 아내, 교회에서는 집사이자 주일학교 교사,
학교에서는 선생, 회사에서는 대표이다.
참 다양하게 불리는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디자인'이라는 분야에서
대략 25년 동안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정리해 보았다.
디자인 교육자이기도 하고, 아직도 매년 논문을 쓰고 있는 디자인 연구자이기도 하고
디커넥트(회사명 의미: 디자인을 매개로 세상의 질서를 더욱 의미 있게 연결한다.)라는
1인 기업 대표이기도 하고, 다양한 공기관에서의 전문위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과 상황 속에 있는 '문은정'이라는 브랜드가
엄마로, 아내로, 딸로, 친구로, 지체로, 전문가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사람들의 대답을 통해 나의 브랜드 정체성을 찾아가 보자.
오늘은 여기까지.
(나 스스로가 결론이 어찌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