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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상 - 2화 너의 눈으로 나를 보았다

by 나그네

1. 전체적인 아웃라인은 필자가 잡음

2. 디테일한 스토리와 대사는 제미나이가 작성함

3. 부자연스런 문장구조와 대사는 필자가 교정함

4. 삽화 그림은 이미지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했으며

사용된 AI 도구는 커버에 기재함

5. 가끔 보이는 그림 구도의 오류, 인물 일관성의 오류는

이미지 생성 aI의 현 한계점임

6. 삽화 내 TEXT는 AI 랜덤이라 이상한 글자가 나올 수 있음

(한글, 영문이 제대로 구현될떄도 안될때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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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의 햇살은 쨍하다 못해 차가웠다. 그 쨍한 햇살은 운동장 바닥에서부터 내 발끝까지 닿았지만, 온기 한 조각 느껴지지 않았다.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마저, 무의미한 소음의 일부일 뿐이었다.

그때였다. 그 흔하디 흔한 웃음소리 속에 날카로운 파열음이 섞여 들어왔다. 타는 듯한 햇볕 아래 모든 것이 백색으로 빛나는 운동장, 그 한가운데에 울고 있는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 그리고 그 주변을 에워싸고 낄낄거리는 남자아이들.


그들의 손에는 작은 곰인형이 공처럼 던져지고 있었다. 낡고 꼬질꼬질한 곰인형. 아마도 여학생에게 세상의 어떤 보물보다 소중한 전부일 것이다. 아이의 울음 섞인 신음이 터졌고, 그와 함께 곰인형의 팔이 찢어지고 솜이 터져 나왔다.


내 심장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녀석들의 웃음소리는 내 귀를 거칠게 흔들었다. 내게서 평화를 빼앗고, 약한 이들의 세상을 부숴버린 잔인한 파열음. 내 주먹은 의식보다 빠르게 굳게 쥐어졌다.

숨 가쁜 싸움이 끝난 후, 내게 남은 것은 지독한 피로와 함께 찾아온 고요였다. 그 아이는 더 이상 울지 않았고, 녀석들의 웃음소리는 사라졌다. 나는 아무도 없는 운동장 한가운데서 홀로 그 고요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나는 숨을 고르며 주변을 훑었다. 다른 아이들은 늘 그랬듯 공포와 경멸이 뒤섞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늘 익숙했던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때, 창가에서 유일하게 나를 응시하는 눈동자를 발견했다. 차가운 햇살이 창문에 눈부시게 비쳐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 눈동자는 울지도, 흔들리지도 않았다. 그저 멍하니 서서 나를 관찰하고 있었다. 나는 나를 공포의 대상이 아닌 흥미의 대상으로 보는 이를 처음 보았다.


나는 그 아이의 얼굴을 기억했다.

그 아이를 다시 본 것은 분식집에서였다. 분식집 뒷골목은 초등학교 운동장보다 더럽고 음습했지만, 내게는 그저 내 친구들을 괴롭히는 놈들을 정리하기 좋은 장소일 뿐이었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나는 평소처럼 무심하게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골목 뒤쪽에 서서 나를 쳐다보는 그 아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여전히 그 차갑고 건조한 눈빛. 몇 년이 지났어도, 그녀의 시선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나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나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나를 알아보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 존재를 인정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그저 그녀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것 마냥 행동했다.


나는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나는 늘 그랬듯 사람들로 북적이는 번화가를 걷고 있었다. 그때, 작은 낡은 슈퍼마켓의 주인이 덩치 큰 남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들은 돈을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노인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며, 진열대를 어지러뜨리며 그들만의 쾌락을 즐기고 있었다. 노인의 눈에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절망이 서려 있었다. 녀석들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는 그 어떤 주먹보다 더 잔혹한 폭력이었다.

그날 이후, 나의 일상은 바뀌었다. 그들의 아지트를 찾기 위해 번화가의 모든 골목과 건물을 살피며 돌아 다녔다. 며칠간의 관찰 끝에, 나는 그들이 드나드는 낡은 빌딩을 찾아냈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복도를 따라 걸어 들어가자, 거칠고 음산한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들의 잔혹한 눈빛과 그간 피해자들의 절망을 모두 끝내기 위해 문을 발로 차 부수었다.

그날의 싸움은 더 지독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그들에게 상처를 입었다. 흙먼지로 뒤덮이고 멍이 들고 지친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피곤함과 통증 속에서 나는 벽에 기대어 계단에 쓰러져 있는 놈들을 무심히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늘 숨어서 날 지켜보던 그 소녀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눈은 놀라움과 함께 알 수 없는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가 나를 똑똑히 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그녀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처음으로 서로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나는 아무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무심한 눈으로 그녀를 훑었다. 그녀는 그날도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내가 그토록 숨기고자 했던 지독한 피로와 고통을 유일하게 목격한 존재. 나는 그녀의 시선이 나의 가장 은밀한 곳까지 닿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대로 뒤돌아 걸어갔다. 내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이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그 종이 조각을 향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내 이름조차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녀를 알고 있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쳤다. 그 아이는 항상 나의 가장 위험한 순간, 그 끔찍한 현장에 함께 있었다.

직감이었다. 곧 그 아이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차갑고도 분명한 예감. 나는 그녀를 감싸고 있는 희미한 불안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어쩌면 그 순간, 실수인척 핸드폰 번호가 적힌 종이를 떨어뜨린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조차 왜 그런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왜 핸드폰 번호가 적힌 종이를 가지고 다녔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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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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