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순작 Sep 10. 2024

17화. 엄마를 영원히 안 보고 살고 싶다.

엄마에 대한 분노, 아빠에 대한 무감정

아빠와 연락이 끊기고 안 보고 산지 정확히 22년째이다.


그래서인지 아빠에 대한 감정은 무감정 상태인 것 같다. 밉지도 그립지도, 그렇다고 화가 나지도 않는다.

다만 어린아이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가하고 가족들에게 살가운 말 한마디, 외식, 산책 한번 하지 못했던 그의 삶이 한 번씩 가엾게 느껴질 뿐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엄마말에 따르면 아빠는 동네 도박꾼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4남 4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많았던 형제들 틈에서 사랑은커녕 많이 맞아가며 자란 사람이다. 할아버지는 화가 나면 자식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나무에 꽁꽁 묶어두고 매질을 했다고 했던 사람이었고 피투성이가 되어 기절해 정신을 일으면 그때서야 나무에서 풀어주고 그대로 혼자 집으로 가버리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엄마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8남매 중 할아버지와 유독 사이가 안 좋았던 게 우리 아빠였고 그래서 엄마 본인도 시댁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다며 아빠의 탓으로 돌렸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사랑받으려는 노력은 해봤느냐며 소리를 질렀고 나와 언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아들과 며느리가 미우니 손주인 우리들을 안 이뻐하시는구나를 스스로 느끼고 알았다


네 아비는 언제나 여자문제가 끊이질 않았고 본인이 낳은 자식들보다 동생네 조카아이들을 더 이뻐하는 놈팡이며 집에서 지 새끼들과 부인은 김치만 해서 밥을 먹는데 아비란 놈은 나다니며 고기에 술에 온갖 좋은 음식은 다 처먹고 다닌다며 아빠 없는 밥상에서 화를 냈다.


그리고 언제나  그 화풀이의 대상은 언니와 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전 15화 16화. 20대 무엇이든 하기 어려운 나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