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부모 찾아서 뭐 하게

by 시크매력젤리

날 버린 부모 원망하며 그리워도 하며 이제껏 잘 살아왔다. 경찰서에서 가족 찾기 유전자 등록도 해 보았다. 경찰청에 헤어진 가족 찾기 신청서도 제출했다. 헤어진 가족 찾기 실종수사의 권위로 지금까지 만나게 해 준 가족만 약 5,600건이라는 이건수 교수에게도 부모를 찾아달라는 의뢰도 해 봤다. 세 군데 그 어디에서도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다.


가끔 생각한다.

부모를 만나면 무얼 하고 싶은 걸까?

제일 먼저는 엄마, 아빠라고 불러 보는 것이다.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보며 불러본 적 없는 이름이다. 내가 누구를 닮은 건지도 보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나를 닮아 있는 것처럼 아마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 아빠를 닮아 있겠지. 납작한 코, 작은 눈은 누굴 닮은 걸까. 키가 작은 건 누구의 유전자이기에 난 이렇게 키가 안 자란 걸까.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싶다. 어릴 적부터 내가 기억하는 게 맞는 건지. 남들 다 있는 부모 내게는 왜 없었는지. 살면서 부모를 원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죽도록 원망만 품고 살아왔으니까. 더 큰 상실감은 어릴 때부터 없었던 부모라 체념하며 삶을 살았다는 거. 나열하고 보니 내 감정만 중요해서 나만을 보고 있었다. 부모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이런 것도 물어봐야 되는 거겠지. 과연 날 낳아주신 부모는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있기는 한 걸까? 자식도 버린 채 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시집가고 장가가서 자식도 낳았을 테고.


부모를 찾게 된다면 어떻게 보상받아야 되나 생각해 보게 된다. 잃어버린 나의 과거, 오십 년이라는 시간을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금전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아니 나도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를 버려 미안하다."

"외롭고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엄마, 아빠가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 그들 입으로 듣고 싶다.


나이 오십이 되었지만, 나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 나를 알고자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 헤매고 있는 어린아이만 보일 뿐이다. 이 나이에 아직도 부모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함께 늙어가면서 좋은 친구도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내 아이들에게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기면 좋겠다.


사무치게 그립다.

가슴에 유리 조각이 박힌 채로 살아왔다. 언제쯤 박힌 유리 조각이 빠져나올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아마 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그리움은 하늘 끝까지 닿아있을 것이다. 내 생명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고 싶기에 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그들을 찾고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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