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를 다짐하였고 브런치 글 100개 쓰기를 목표로 두었다. 지금 글 쓰려고 마주 보고 있는 노트북 창을 한참 들여다보며 문득 든 생각이, 매일 글 쓰는 게 얼마큼의 의미를 가지는 건가? 나 자신에게 의미를 둘 만큼 진정성 있게 글을 썼는가? 글을 100개 남기는 것이 진짜 중요한 걸까? 매일 쏟아내는 글을 쓰는 게 맞는 걸까?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탁! 머릿속을 치고 지나갔다.
아무도 100개 쓰라고 닦달한 적도 없으며, 매일 쓰지 않는다고 나무랄 사람도 없었지만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시작한 일이었다. 어쩌면 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영영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고 포기가 빨라 보인다고 여겨졌었다. 하지만 매일 글 쓰면서 행복한 것도 사실이니 이 말도 적어본다.
현재 머릿속에서 떠도는 말들을 쏟아내어 40개쯤 쓰고 나니, 의문점들이 생겨났다. 여유가 없었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커서 결과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휘몰아치듯 썼던 게 아닐까 하는 결론이 났다. 글 쓰는 방법이나 책들을 보면 [매일 글을 쓰면 좋습니다]라고 다들 알려주었지만 막상 써보니 매일 쓰는 것도 글에 도움이 되는 것 알겠기에 인정, 나 자신이 납득했으니까 일단 하겠는데 할수록 빠르게 하루의 글을 쳐내는 기분도 들었고 또 다른 날은 쓰기 싫지만 쓰고 있는 내 모습도 발견, 이게 맞는지 다들 느끼고 있는 감정인 걸 알면서도 의문이 들기 시작하였고 시간을 두고 길게 생각한 고민들이나 이야기들을 풀어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50개쯤 썼을 때 반환점으로 이 글을 쓸까도 싶었지만, 이 생각이 든 오늘 든 만큼 적어본다.
매일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과 생각들을 다 잡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아침부터 미친 듯이 하고 싶은 일이 낮이나 저녁에는 흥미를 잃기도 한다. 오늘 좋았던 일이 내일 싫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되는 일들도 비일비재한 것을 안다. 소설을 쓰고 싶기도 하고 공부를 더 해서 공부한 것들을 써 내려가고 싶기도 하다.
그러면 시간이 분명 필요한데 나는 브런치를 통해서 뭐라도 이뤄내야 돼 이런 욕심을 부리고 있던 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어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아무것도 욕심부리지 않겠다고 글을 쓰고 있었는데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100개를 채우게 되면 매일 글을 썼다는 어떤 '자만'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단순히 나와의 약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했다는 걸 뽐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앞으로는 천천히, 바른 마음! 바른 정신!으로 채워서 글을 쓰려고 한다. 좋은 마음으로 써야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천천히, 뽐내지 않고, 나만의 글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천천히 오래오래 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