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토요일, 오랜만에 기맥정 형들과 함께 서울에 다녀왔다. 늘 네 명이 모이고는 했지만, 이번에는 세 명뿐이었다. 한 명은 격무로 인해 주말에도 출근 중이었다.
세종과 부산에서만 살아본 지방러에게 서울은 늘 새롭다. 더현대에서 접선한 우리는 숙소에서 보드게임을 하다, 종로3가 야장으로 이동하여 젊은 기운을 한껏 만끽했다. 물론, 예전처럼 고시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든, 대화거리에 ‘기맥정’은 역시 빠질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련한 추억을 나누었다.
기맥정을 졸업한 지 꽤 긴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그 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이 옆에 있으니 더욱 그렇다.
나는 늘 혼자 공부한 줄 알았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항상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 실원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길을 알려주었고, 때로는 멘탈을 다독여주었다. 실장 형은 책임지고 묵묵히 기맥정 운영을 맡았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합격이라는 열매를 맺은 것 같다.
그러니 기적이다. 매 순간순간이 말이다.
지금의 내 삶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내 어깨에 큰 책임이 놓여 있음을 기억하겠다.
1부에서는 지난 3년 4개월 간의 수험기를 담았다. 매주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초심으로 돌아갔다. 또한 글쓰기 연습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소박한 기록이 다른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용기가 되어준다면 좋겠다.
앞으로는 합격 이후의 삶을 여러분과 함께 그려가려 한다.
3주의 휴재를 거쳐, 6월 16일에 2부로 다시 찾아뵙겠다.
지금까지 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이것으로 1부 연재를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