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도 모르는데 휴대폰 방전 ?!
2022. 11. 16
Day 1. 뉴왁공항 - 러기지히어로 - 에싸베이글 - 자연사박물관 - 러기지히어로 - 숙소 - 나이트크루즈 선착장 - 숙소
맨해튼 옆 동네 뉴저지에 있는 뉴왁 공항에 도착했다. 탑승장을 나오자마자 QR코드가 있는 테이블들이 보였다. QR코드로 주문하면 식당에서 직접 가져다주는 방식인 것 같았다. 수하물 찾는 곳이 바로 보이지 않아서 당황했지만 같은 비행기를 탄 것 같은 사람들을 졸졸 따라갔다. 근데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오는 국내선이라 수하물을 위탁한 사람이 많이 없는지 하나 둘 흩어져 인파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모르면 직진이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걷다 보니 'baggage claim'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처음엔 수하물 클레임 거는 곳인가 했는데 초록창에 물어보니 수하물 찾는 곳이었다. 탑승장과는 에스컬레이터도 이용해야 할 만큼 꽤나 거리가 있었지만 길을 잘못 들지 않고 바로 찾았다. 이게 뭐라고 뿌듯했다. 경유지였던 샌프란시스코와는 기온 차가 커서 구석에 들어가 캐리어에 있는 코트를 꺼내 입었다. 새벽 6시쯤 공항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빈둥대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7시였다. 새벽에 지하철 이용하는 건 치안 때문에 다들 권장하지 않는 분위기라 새벽에 어디서 시간을 때울지 찾아봤던 시간들이 무의미했다. 에어트레인 타는 곳까지 가는 길도 못 찾아서 헤맸다. 혼자 캐리어 끌고 야외로도 나갔다가 에스컬레이터도 탔다가 다시 내려왔다 했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주변에 계신 아기 어머니께 여쭈어봤다. 너무 친절하셨지만 그분도 잘 모르셨다. 안내데스크가 안 보여서 다른 일 하시는 직원분께 여쭈어보니 어디로 가라고 방향을 알려주셨다. 다들 너무 친절하셔서 인류애가 수직 상승했다. 가는 길에 티켓 사는 곳이 여러 곳 보였지만 무엇이 무슨 티켓 판매대인지 몰라서 무작정 또 직진했다. 가다 보니 역무원이 계셨다. 내가 잘 못 알아들으니까 구글 번역기에 직접 입력해서 가는 길을 친절히 알려주셨다. 나는 에어트레인이라고 해서 기차니까 표를 사야 된다 생각했는데 그냥 공항 탈출시켜 주는 지상철이었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캡슐열차같이 생겼다. 어떤 외국인이랑 단둘이 타게 됐다. 좁은 공간에 너무나도 적막해서 창밖 구경만 열심히 했다. 두 정거장 거리라 금방 도착했다. 역무원께 길 물으니까 기차표 사는 곳까지 데려가주시고 티켓 사는 것까지 도와주셨다. 결제할 때 카드를 넣었다가 바로 빼야 된다는 점이 우리나라랑 달랐다. 내 결제를 도와주시는 와중에도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스몰토크를 물 흐르듯 하는 모습이 동네 마당발 미용사 느낌이었다. 친절하신 역무원분들 덕에 무사히 기차를 탔다. 외관이 오래돼보였고 2층 기차라 신기했다. 표도 놀이동산에서 인원 확인하듯 딸깍 소리 내는 걸로 거둬가시고 한 명 한 명 다 확인하시고 가져가셨다.
그렇게 penn역에 도착했다. 뉴욕의 첫 모습은 축축하고 분주했다. 하필 내가 맨해튼에 도착한 시간이 직장인 출근시간이라 모두들 바삐 걸어 다녔다. 비가 오지만 100명 중 1명 정도 우산을 쓰고 대부분 모자를 쓰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맞고 갔다. 머리를 안 감아서 모자를 썼는데 뜻밖의 드레스코드 맞추기 성공이었다. 숙소 체크인 시간도 멀었고 맨해튼이랑은 거리가 있어서 일단 캐리어 보관소로 향했다. 구글에 올라온 몇 달 전 후기에 8달러짜리 보관소로 갔다. 여기가 하얏트 호텔 옆 다른 호텔 카운터인데 이름만 냅다 luggage hero라 붙인 거라 코앞에서 한참 헤맸다. 구글 후기랑은 다르게 시간당 $2.95였다. 16kg 캐리어를 끌고 오느라 너무 지쳤기에 가격은 흐린 눈하고 맡겼다. 지하철 역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게 아니라서 그 많은 계단을 또다시 캐리어를 들고 내려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구글맵에 내가 찾아봤을 때 vertoe가 한 자릿수 금액이라고 했다. 근데 이것도 신뢰성 있는 정보는 아니다. 구글맵 후기 최근에 올라온 거라고 해도 맹신하진 말자.
시작부터 공복에 힘써서 먹으러 가기로 결정했다. 내가 찜해둔 식당 중에 제일 가까웠던 ESS-A BAGLE로 택했다. 다행히 비가 금세 잦아들어 그쳤다. 지하철에서 7일 무제한권을 끊었는데 영어로도 척척 한 번에 발급 성공해서 뿌듯했다. 지하철은 자꾸 반대로 탔지만 말이다. 처음 반대로 탔을 때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법을 몰라 지하철을 기다리는 헤드폰 쓴 소녀한테 길을 물었다. 이 소녀도 노래 듣다 흐름 끊겨서 싫을 법도 한데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었다. 여기는 지하철 방면마다 입구가 달라서 지하철이라고 무작정 들어가면 안 되고 입구에 적힌 방면을 잘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이 때도 지하철 반대 방면을 타기 위해 야외로 나가야 했다. 에싸베이글에 도착하니 줄이 입구까지 나와있었다. 현지인도 많아 보였다. 나는 기다리는 동안 주문 방법 검색해서 외우고 그대로 주문했다. 혼자 음료 사이즈 보면서 'med가 뭘까? middle? 아 medium~'라면서 혼자 멍청한 생각을 했다. 배고파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주문 후 음식 받고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팁 누르고 사인을 해야 결제 완료 페이지로 넘어가는데 사인란인 줄 몰라서 잠시 헤매기도 했다. 나는 굉장히 목마른 상태였기에 아아 medium size랑 젤 유명한 signature favorite + blueberry bagle 조합으로 주문했다. 자리가 없어서 혼자 앉아계신 신사분께 합석을 요청했더니 "Of course!"라며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여행 전에 이런 합석 문화가 당연하다는 걸 알고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현지인도 줄 서서 먹을 정도면 찐 맛집이겠거니 하고 기대를 많이 했다. 일단 앉자마자 아아를 원샷했다. 빵은 질겼고, 크림치즈는 너무 짜서 얼굴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연어가 제일 맛있었다. 기대를 많이 해서가 아니라 이건 지나친 짠맛이라 다 먹을 수가 없었다. 결국 식빵도 한 번에 9장 먹는 내가 빵을 절반 먹고 버리고 나왔다.
이 날은 자연사 박물관 - 숙소 - 자유의 여신상 나이트 크루즈 코스였다. 자연사 박물관까지 지하철 타고 가는 와중에 갑자기 방송을 길게 하더니 사람들이 우르르 다 내렸다. 안 내리고 계시던 어떤 여자분이 황당한 표정으로 "So?"라고 말하자마자 문이 닫혔고 그대로 출발했다. 차고지행 지하철이었을까? 나도 좀 황당했지만 도보 15분 거리라 그냥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근데 걷다 보니 잔나비 최정훈씨가 라이브 방송했던 그 거리를 우연히 지나게 되었다. 좌측엔 흰색의 예쁜 건물들이 있고 우측엔 센트럴파크가 있었다. 센트럴파크 옆이라 그런지 길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많았다. 길 가던 어떤 아주머니께 강아지들이 다가가 다리를 얹고 애교 부리는 풍경이 너무 귀여웠다. 센트럴파크의 짧은 다리 위를 마차 타고 가는 풍경도 멋졌다. 그렇게 혼자 주변 구경하며 행복해하다 보니 자연사박물관에 도착했다. 오픈시간에 맞춰 도착하겠거니 생각했는데 걸어오는 바람에 늦어졌다. 줄이 입구까지 꽉 차 있었다. 입구에서는 보안 검색을 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보안 검색 걸려서 몸 구석구석 만지는 추가 수색 당했었는데 이번에 또 보안 검색대에 걸렸다. 우산 있냐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하니까 바로 보내주셨다. 로또나 걸리지 이런 것만 걸린다. 티켓은 사전 구매하면 절차가 더 복잡하고 줄도 더 길다는 후기를 보고 와서 나는 현장구매를 택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 나온 장면이 눈앞에 있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렇게 결제도 무사히 마치고 젤 위층으로 갔다. 이 박물관은 아이들이 주로 오는 곳이어서인지 설명이 쉽게 잘 되어있어서 나도 이해하기 쉬웠다. 글을 찬찬히 읽으며 둘러보니 더 재밌었다. 혼자 오니 내 속도에 맞춰서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박물관 티켓팅할 때 폰 배터리가 3%였다가 웃기게 생긴 것들 사진을 찍다 보니 폰이 방전 돼버렸다. 나는 당장 숙소 위치도 체크인 방법도 모르고 캐리어 찾는 곳까지 가는 법도 모르는 상황이라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체력적으로 피곤하기도 했고 대책이 안 서서 마음이 불안한 상태로 구경을 하다 나도 방전 돼버렸다. 다행히 충전기가 있어서 몰래 충전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박물관에서 폰 충전하는 게 당연한 모습이 아니지만 외국은 이런 부분에 있어 더 엄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들킬까봐 겁이 났다. 그러다 직원분께 걸렸다. 당연히 해도 된다는 식으로 말씀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ugly korean. 하지만 덕분에 폰도 내 체력도 조금은 충전이 됐다.
캐리어 보관소까지 무사히 도착해 결제도 마쳤다. 캐리어가 있는 방까지 20걸음 정도밖에 안 됐는데 거기까지 안내해 준 캐리어보이가 팁을 달라고 했다. 갖고 있는 현금 중 제일 작은 돈이 $5라 어쩔 수 없이 줬다. 1분 만에 $5를 벌다니 쏠쏠한 벌이다. 본인도 금액에 만족하셨는지 갑자기 공짜니까 자기가 타주는 커피 먹겠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폰이 또 방전될까봐 거절하고 서둘러 나왔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으로 넘어가는 지하철 딱 한 정거장 가면 숙소였다. 그 지하철 안에서 노숙자가 갑자기 일어나서 주변 사람들한테 돈 달라고 했다. 내 옆에 앉아있던 여학생한테도 물어보길래 나한테도 묻겠거니 싶어서 어차피 내릴 거였기에 미리 일어나서 등 돌리고 창밖을 봤다. 그랬더니 나를 힐끗 보더니 지나쳐갔다. 말 거는 노숙자는 처음 봐서 이때 조금 무서웠다. 심지어 낮 4시였다. 지하철을 나와서 엘리베이터로 갈 생각조차 안 하고 계단으로 캐리어를 들고 내려갔다. 길 건너 가게 앞에 남자들이 담배 피우면서 큰소리로 웃고 떠들고 있었다. 인상이 조금 무서워서 그 방향으로 가려다 좌로 틀었는데 그게 맞는 길이었다. 덕분에 길 헤매는 신세 모면했다. 근데 내 앞에 가던 사람이 손에 아기를 들고 있었다. 한 손으로 아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이상해서 일부러 느릿느릿 천천히 걸었다. 알고 보니 아기 몸집만 한 아기 인형이었다. 마약 했는지 혼자 가다가 빈 차에 삿대질하면서 한참을 떠드셨다. 낮에 이런 광경을 연속으로 접하니 당황스러웠다. 숙소도 건물 번호만 보고 찾아야 했다. 내가 헤매던 거리의 다음 블록이 내 숙소였다. 내가 예약한 곳은 에어비앤비에 호스트가 거주하는 형태였다. 아파트 현관 여는 방식부터 새로웠다. 동그라미가 다섯 개 있는데 비밀번호 숫자만큼 돌리는 방식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열렸다. 호스트가 안 계셔서 문자로 안내해주신대로 혼자 셀프 체크인했다. 들어가자마자 대왕 사이즈 신발들이 있어서 놀랐다. 그리고 방이 사진보다 훨씬 예뻐서 기뻤다. 일단 경유지에서 샤워한 이후로 못 씻어서 씻을 계획이었다. 근데 화장실에 불 켜는 곳이 안 보였다. 아직은 빛이 있으니 그냥 씻자 싶어서 샤워를 했다. 웬걸 따뜻한 물이 안 나왔다. 계곡 얼음장 물 온도였다. 그렇지만 멈출 수 없기에 벌벌 떨면서 씻었다. 당장이라도 잠들 수 있었으나 쉬지 않고 화장까지 했다. 나이트크루즈 예약시간까지 여유롭게 시간 잡고 준비했다. 그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이동하면 할수록 시간이 부족함을 깨달았다. 그렇게 서두르고 서둘러서 10분도 채 안 남기고 도착했다. 예약시간 전까지만 가면 입장시켜준다고 들었다. 하마터면 노쇼할 뻔했다.
크루즈에 들어가니 창가자리가 만석이었다. 2층 야외석도 다 만석이었다. 그래서 혼자 앉아 계시는 여자분 옆에 앉았는데 잠시 뒤 남자친구가 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 빼고 다 커플, 부부 아님 가족이었다. 혼자 온 사람이 정말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크루즈를 타면서 느낀 건 정말로 커플이나 부부끼리 올 분위기였다. 신혼여행으로 타면 너무나 좋을 것 같은 크루즈다. 2시간짜리 코스로 다운타운까지 갔다가 자유의 여신상 보고 다시 반대편 업타운까지 갔다가 자유의 여신상 가까이까지 갔다가 다시 원래 지점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11월 셋째주 쯤이었는데도 강바람이 무지 차서 사람들 거의 절반이 운행 시작 10분 만에 실내로 들어갔다. 덕분에 나는 늦게 온 주제에 창가자리를 골라 앉을 수 있었다. 맨해튼의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불빛이 수없이 많기도 하지만 노란빛으로 통일돼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중간중간에 색이 다른 빛이 보이면 튀어 보여서 안 예뻤다. 튀는 색이 있기에 통일된 색이 예쁘게 느껴지는 거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근데 그 빛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일터라고 생각하니 개미집 같아 보였다. 혼자 감성에 젖어서 '나도 저 사람들처럼 사회에 나가서 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며 암담한 내 상태에 눈물도 한 방울 흘려주었다. 강바람이 너무 차고 쉴 새 없이 불어서 눈물은 금세 식어버렸다. 예쁜 풍경도 2시간동안 보고 있으니 별 감흥이 없어졌다. 점점 이렇게 모든 것에 둔해져가는 게 나이 들면서 아쉬운 점인 것 같다. 엄마한테도 좋은 풍경 보여주고 싶어서 영상통화도 했다. 자유의 여신상도 실제로 봤다. 가까이서는 봤으나 바로 밑에서 본 게 아니라서 그런지 크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선물로 돈 버는 미국. 그저 부럽다. 외국인이 나보고 서로 사진 찍어주자고 했다. 바람이 맹렬하게 부는 바람에 사진은 건질 생각도 없었지만 못 건졌다. 난 뽕 뽑겠다고 야외에 거의 있었다. 남들 다 패딩 입고 왔는데 혼자 멋부린다고 코트 입고 와서 얼어버렸다. 그래서 크루즈 운행 끝나고 내가 거의 1등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대기 타고 있던 택시기사들이 우르르 나에게 몰려와 영업을 했다. 버스 정류장을 못 찾아서 또 헤맸다.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렸다. 결국 나는 1등으로 나왔지만 버스정류장에는 제일 늦게 도착했다. 이때 느낀 게 사람 많은 곳이 정답이라는 것이었다. 다들 몰려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버스는 처음 타서 티켓을 넣는 방법을 몰랐다. 뒤에 계신 여자분께 물어보니 친절히 대신해주셨다. 심지어 에코백에 강아지가 있었다. 강아지 전용 가방도 아니고 에코백이라 더 귀여웠다. 버스는 콩나물시루였다. 4명의 남자가 타려고 했는데 탈 자리가 없어서 기사분이 큰 소리로 "Go back!"을 연달아 외치셨다. 그 남자들이 기사님 말 안 듣고 자꾸만 앞 입구로 타려고 해서 기사님이랑 한참 말씨름했다. 그 남자 4명 다 눈빛이 돌아있고 갱스터 같아 보여서 그 분위기가 더 무섭게 느껴졌다. 뉴욕에서 버스 기사하려면 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들 눈이 당장이라도 뭔 일 저지를 것 같고 세상에 무서울 게 없어 보이는 눈깔이라 눈 안 마주치려고 노력했다. 원래 주변에서 술 한 잔하고 숙소 갈 계획이었지만 갑자기 겁이 나서 숙소로 곧장 향했다. 현지인도 밤 10시 이후엔 웬만해선 지하철 안 탄다고 했는데 중간에 지하철을 반대로 타는 바람에 10시가 넘어버렸다. 근데 그 시간에 학생들도 좀 있고 직장인도 보여서 걱정과는 달리 하나도 안 무서웠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에 왔으나 여전히 찬물만 나왔다. 그렇게 씻고 지쳐 누워있었다. 그렇게 뒹굴대고 있으니 호스트가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인사는 못했지만 누군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첫날밤이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