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호위 | 狐假虎威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by 붕어만세

여우(狐)가 호랑이(虎)의 위엄(威)을 팔아 거짓(假) 위세를 뽐내다. 어느 날, 숲 속을 기웃거리던 여우는 호랑이와 맞닥트리고 말았습니다. 출출했던 호랑이는 바로 여우를 잡아챘고, 깜딱놀란 여우는 영혼을 담아 일생일대의 구라를 쳤습니다. 천제께서 자신을 동물들의 왕으로 삼았으니, 잡아먹으면 큰 벌을 내리실 것이 라구요. 니 내 누군 줄 아니?


호랑이는 여우의 말이 미심쩍었지만, 천제에게 찍히면 큰일이라 한번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여우가 앞장서서 걸으면 호랑이가 조용히 뒤따라 가보기로 한 것입니다. 거들먹거리며 당당히 걷은 여우를 보자 숲 속의 맹수들은 저 여우 미쳤냐며 달려들다, 집채만한 호랑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쳤습니다. 그 모습을 본 호랑이는 고개를 꺄우뚱하면서도 그저 입맛만 다셨습니다.

아니 천제는 왜때문에 얘를 왕으로 올리셨데?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초나라는 전국시대 내내 광대한 영토와 강력한 군대를 자랑하는 강국이었습니다. 비록 암군이 나와 기세가 꺾일 때도 있었고, 오나라의 침공으로 나라가 망할 뻔하기도 했지만, 어떻게든 회복해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초선왕이 재위하고 있던 시기는 이런 초나라가 다시금 기지개를 켜며 매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던 시기였으나, 삼려라고 부르는 소(昭), 굴(屈), 경(景) 세 가문이 주요 관직을 차지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초선왕이 신하들에게 물었습니다.

"북쪽의 사람들이 모두 소해율을 두려워한다는 데 무슨 이유인가?"

소해율은 초나라의 정권을 잡고 있는 세 가문 중에서도, 소씨 가문의 대표격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신하들은 모두 소해율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강을이 앞으로 나와 초선왕에게 호랑이와 여우에 관한 우화를 들려주었습니다.


맹수들이 여우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우 뒤의 호랑이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북방의 나라들이 실제로 두려워하는 것은 재상 소해율이 아니라 초선왕입니다. 그러나 세 가문에서 고위 관직을 독점한 탓에, 소해율은 자신이 마치 왕이라도 된 것처럼 행세하고 있었고, 이를 걱정하던 강을은 호가호위를 들어 왕과 신하 사이의 기강을 바로 세우도록 했습니다.




누구인가? 누가 지금 여우 소리를 내었어?


덧 붙이는 이야기

경복궁 노는날 굳이 근정전까지 가서 용상에 앉은 일반인이 있나 봅니다. 자기 권력도 아니고, 그러라고 있는 권력도 아닌데 아주 그냥 엥간히도 뽐내보고 싶었나 봐요. 그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없으니 대체 왜때문에 그러고 다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저는 어떤.. 깊은 열등감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가엾고 딱한 자로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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