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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 한달살기(5)/다카세 강
벚꽃길 따라

기온거리 입구까지

by 호히부부

(2023년 3월 하순)


[히]


숙소가 있는 가라스마오이케 역을 중심으로 며칠 간 주변 일대를 오가는 중에

설레임으로 기다려진 풍경이 있다.

교토 도심 한가운데 동네 냇가마냥 친근하기 그지없는 다카세 강 물길 따라

벙글벙글 꽃망울을 머금고 있던 벚꽃잎들인데 드디어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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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사이에 이렇게 달라진 모습^^


어제부터 비가 내리고 오늘은 구름도 가득하고 날은 흐리지만

더이상은 기다리지 못하고 교토 대표 관광 거리인 기온거리쪽으로

벚꽃 만개한 물길을 따라 걸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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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야초 거리 바로 옆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다카세 강물과,

온통 만개해 흐드러진 아름다운 벚꽃과,

물길 따라 길게 늘어선 나즈막한 2, 3층 건물들과,

그 사이를 연결하는 앙증맞은 조그마한 돌다리들,

이 모든 것이 진짜 조화스럽고 환상적이다.

마치 살아있는 한폭의 풍경화같다.


다카세 강 운하, 풍경화 같은 벚꽃길


SE-2a4243c1-3696-4979-ae0a-818b0742731a.png?type=w1600 오늘 걸은 물길은 빨간선. 교토 시청 앞 지하철역 주변에서 시작하여 기온거리 입구까지


개천같은 이 물길이 너무 신기해서 구글 지도 등 검색을 달렸는데

다카세 강이라는 것 외에는 정보가 잘 없었다.

그러다 찾은 자료 하나.


'다카세 강은 1611년 운하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 강으로

이후 300년 동안 운하로 사용되었고 지금은 관광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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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세 강 운하가 시작되는 지점


교토 시청 주변의 운하를 따라 니조거리쪽으로 약 200미터 정도만 더 걸어가면

안내판과 함께 술통들을 실은 나룻배가 한척 보이는데

이 장소가 다카세 강물이 시작되는 곳인가보다.

그 옛날엔 이 운하로 술통들을 날랐다지만

4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이 물길 위로 하이얀 벚꽃잎이 취한 듯 황홀하게 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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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경을 앞에 두고 저마다 상춘객들은

봄꽃잎에 온통 취해 가슴 설레인다.

찰칵찰칵 눈으로, 마음으로, 카메라로 저장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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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도 예쁘지만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답지 않나요? ㅋㅋ 기꺼이 모델이 돼준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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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눈에 들어와 박히는 반갑고 익숙한 간판. 잉~ 아이유는 왜 여기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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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세 강 벚꽃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물길 옆으로 웬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이곳이 '일본 영화 발상지'라고 한다.

교토에서 일본영화가 처음 시작되었다고 하니, 오~~ 새삼 흥미롭다.


비석 바로 뒤에 있는 현대적 건물 1층에는

여행객들에게 유명하다는 '블루보틀' 커피(키야마치 카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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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2_152002.jpg?type=w1600 커피타임을 즐기기 좋은 블루보틀 건물 바로 옆, 인조잔디광장


일본에 온지 일주일째인데 아직도 맛있는 커피를 맛보지 못하던 차,

블루보틀 커피를 먹어보니 소문대로 깊은 풍미가 느껴지고 맛있다.

양이 좀 적어서 아쉽지만 맛이 좋으니 행복.ㅎㅎ

다카세 강 물길 사이로 아기자기한 벚꽃길을 걸으며

교토 와서 처음으로 하늘거리는 봄 벚꽃을 맘껏 만끽하는 하루다.


아래는 벚꽃나무에 파묻힌 사찰, 정법사.

우리 숙소가 있는 가라스마 오이케 역 주변에 있는, 도심 속 작은 사원인데

흐드러지다못해 땅바닥까지 고개숙인 벚꽃나무가 마치 사원의 주인공인 듯 하다.^^

이 아름다운 꽃잎들도 3월말에서 4월초가 지나면 다 사라질테니

그 사이에 교토의 벚꽃명소들을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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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다카세 강의 밤벚꽃 풍경사진 몇장 이어집니다.

같은 장소, 같은 벚꽃임에도 낮에 보던 그 벚꽃과는 너무나 다른 느낌입니다.

마치 밤하늘에, 팡팡 터져 하얗게 번지는 황홀한 폭죽이라도 보는 양,

이 봄 밤범꽃의 자태가, 그 찰라의 아름다움이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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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월 중순~4월 중순, 교토 한달살기 중에 가족 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 카페다보니 격의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나름의 솔직한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때때로 글 중간에 2025년 현재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아래 2025년의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2025년, 4월 생각"


[호]

이제 막 피어나는 이 벚꽃 세상을 보러 교토 한달살기 일정을 맞췄습니다.

제주도가 원산인 왕벚나무는 일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풍성한 벚꽃 봉오리를 자랑하지만,

다카세 강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벚나무는 실버들처럼 아래로 휘영청 내려오는데,

시다레자쿠라(しだれざくら [垂れ桜])라는 품종인데 수양벚꽃,버들벚꽃이라고 하네요.


이 벚나무는 교토에서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는데,

특히 개울가나 강가에 많이 심어져 있어서 수양버드나무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기에 참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이 교토 한달살기 일기에서 여기저기서 찍어온 사진을 보실 수 있겠습니다.


4월 4일 11시 22분 이후 다시 맞는 봄이자 활짝 피어나는 벚꽃이라서

올해 봄벚꽃은 더욱 뜻깊은 것같습니다.


[히]

우리나라도 지금 사방에서 벚꽃이 벙글거리기 시작하네요.

교토의 벚꽃도 좋았지만 우리동네에 핀 벚꽃도 아름답습니다.

이번주 벚꽃이 만개한다고 하니 가까운 벚꽃길이라도 찾아가서

싱그러운 벚꽃 나무 아래, 오붓한 정취를 즐겨봐야겠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다시 못 올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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