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한달살기(16)/라오스의
호불호 음식들 모음

by 호히부부

(2024/12월~2025/1월)



[히]


라오스 한달살기를 시작하면서

라오스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는 없었다.


생각해 보니 이런 이유에서 같다.

라오스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주변국가들(중국,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에 둘러싸여

안팎으로 영향을 주고받은 국가인데

그중에 중국, 베트남, 태국 등에서 이미 한달살기를 해봤으니

막연하나마 친숙함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실 숙소를 (미리) 구할 때도

과감히 주방 없는 호텔 숙소를 기웃거려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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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동남아에서 볼 법한 열대 과일과 소포장된 길거리 반찬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 역시 주방이 있는 숙소를 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라오스 한달살기 도시(루앙프라방, 방비엥, 비엔티안) 세 곳 중,

루앙프라방에서만(18박) 주방이 있는 숙소에서 묵었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심신의 안정을 주었다.ㅎㅎ


생각과 다르게 입맛은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동남아 음식에 여전히 예민했다.

라오스 식의 향채나, 대체적으로 짠 음식 앞에서 여행 시작한 지 불과 며칠밖에 안 지났는데

눈앞에 음식들은 많으나 점점 사 먹고 싶은 게 없어졌다.ㅎㅎ


20241223_091058.jpg?type=w1600 쌀, 찹쌀이 주식인 나라여서 흔하게 길거리 가게에서도 쌀을 판다. 1Kg에 2만 킵(1,200원)


20241223_090830.jpg?type=w1600 반찬들은 수북하지만, 쩝...


그러는 가운데 나름 골라서 맛본 몇 가지 음식들이라고 해봐야

입에 맞을 듯한 안전한 음식이 우선순위에 있다 보니,

식당에 가서도 기껏 열공 모드로 고르고 나면

결국 면이나 볶음밥이었다.ㅋㅋ


SE-3a940b38-a60f-493d-94b6-62e3c56a1a19.jpg?type=w1600 다양하게 현지음식을 맛보고 싶으나 마음뿐!


그런데 참 신기한 게 라오스 음식 글을 쓰기 위해서 자료를 찾다 보니

그동안 라오스 대표음식들 중 몇 가지를 알게 모르게 맛을 보긴 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라오스 국민음식이라는 것도 우리나라로 치면 밥, 국, 김치처럼

어느 식당에나 있을 법한 흔한 음식들인 것이다.


그중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인 쌀국수를 비롯하여,

불과 몇 가지나마 라오스에서 한 달 동안 먹은 음식을 한자리에 모아 본다.




라오스 쌀국수


쌀가루로 만든 쫄깃한 면을 닭고기나 돼지고기, 소고기 육수에 넣어만든 국수인데

여느 동남아와 비슷하게 라오인들도 아침식사로 많이들 먹는 것 같다.

아무 식당에서나 '라오스 누들'을 시켜보면 다 맛있었다.


식당에 따라 국수 위에 얹어 나오는 고명이나 야채들이 조금씩 다르기도 한데

고명은 무난해서 먹기 좋았고, 따라 나온 야채들 중에 향 나는 것을 잘 선별했더니

언제 먹어도 전혀 부담 없는 맛이었다.

국민 음식답게 길거리 식당이나 혹은 레스토랑에서 먹어도 가격이 약 2, 3천 원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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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면발의 쌀국수와 닭죽이 맛있었던 노상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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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 좋아서 찾아간, 르왕프라방 야시장 앞 식당(Ajam Mora Restaurant)인데 역시 맛도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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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새벽시장에서 먹은 닭죽과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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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양이 많지 않아서 누룽지 (라오식 튀긴 라이스 크래커, 카오 끄리업)도 함께 넣으면 든든한 한끼


그런가 하면 카오 쏘이 (Khao Soi)라는 이름의 국수가 있다.

코코넛 밀크와 카레를 기반으로 한 국수인데 길거리 식당에서 두어 번 카오쏘이를 맛봤더니

된장 비슷한 느낌의 소스 때문인지 장칼국수를 먹는 듯 구수한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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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식당의 카오쏘이. 쏘스, 야채(역시나 향을 잘 맡아본 후^^)를 넣어 함께 먹는다


내친김에 루앙프라방에서 유명한

카오쏘이 맛집 (khao soi Noddle Shop in Luang prabang)을 찾아갔다.

낮 12시까지 영업한다는데 12시 직전에 갔다가 이미 영업종료여서

두 번째 방문하여 맛봤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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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도 안됐는데 어느새 Finished 간판이 무심하게 걸려 있다
20241227_112927.jpg?type=w1600 카오쏘이 무명식당이나, 유명식당이나 글쎄... 그 맛이 그 맛인 듯?^^


한국 여행객에게 맛집 필수 코스일 정도로 유명한 국숫집이 비엔티안에도 있다.

바로 '도가니 국수'이다.

'도가니 국수'는 방비엥에도 있는데 참았다가 비엔티안에 와서 맛봤다. (매월 15일은 휴무!)

어떤 이는 도가니국수가 인생국수라는 이도 있던데, 글쎄... 이 역시 그냥 먹을 만한 국수 정도?

(유명 맛집들은 사전에 은근히 기댓값이 있다 보니 되레 점수가 짜지는 듯! ㅎㅎ)

부드러운 수육이 얹어진 도가니국수를 먹노라니

잊고 있던 우리나라 소머리 국밥이 자꾸 생각났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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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0_123731.jpg?type=w1600 함께 나온 야채가 몽땅 고수향이 나네용(즐기면 맛이 풍성해지련만ㅠ)


라오스 한달살기를 통틀어 (제 기준^^) 제일 맛있었던 쌀국숫집이 있다.

유럽풍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레스토랑과 바들이 즐비한 루앙프라방 시사방봉 길거리에

있는 듯, 없는 듯 자리 잡고 있는 로컬식당 (Local Restaurant Ban Chek)이다.

국물맛이 참으로 깔끔했고 다른 음식들도 먹어본 것마다 맛있어서,

무려 세 번이나 가서 '믿고' 이것저것 골라 먹었다.

알고 보니 알만한 사람은 일부러 찾아오는 숨은(?) 가성비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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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5_121834.jpg?type=w1600 면발이나 국물이 우리나라 닭칼국수처럼 담백 그 자체, 단순한 맛이 최고였던 라이스 누들




라오스식 숯불구이들


루앙프라방 거리를 걷다 보니 길 여기저기에서 숯불 불판 위에

큰 생선 한 마리, 닭, 돼지고기, 소시지 등을 얹어

자욱한 연기 속에 지글지글 굽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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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내륙국가라 여행 떠나올 때 다른 건 몰라도 생선 먹기는 포기했었는데

뜻밖에 어머니의 강, 메콩강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물론 회는 없지만ㅎㅎ)

숙소에 돌아올 때 한, 두 종류씩 사 와서 먹기 좋았던 음식은, 첫 번째로

메콩강에서 갓 잡은 싱싱한 대왕물고기를 소금간만 해서 숯불구이한 삥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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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0_171129.jpg?type=w1600 생선이 커서 푸짐하고 맛도 담백하다. 한 마리 9만 킵(5,400원)


당연히 식당에서 조림이나 찜으로도 흔하게 사 먹을 수 있다.

한 번은 메콩강변 식당에서 조림으로 시켜봤는데

아주 많이 잡히는 생선인지 값이 너무 착했다. (10만 킵, 6천 원)

거의 튀겨진 듯한 생선 위에 얹어진 소스도 매콤하고 감칠맛도 나서 맛있게 먹었다.

가끔씩 주문 때 강조해서 말하기도 한다.


"소금과 설탕은 적게, 맵기는 그대로!"


단, 어느 정도 어필됐는지는 누구도 모르지만.ㅎㅎ


20250103_180130.jpg?type=w1600 해 질 녘의 메콩강을 배경으로 먹으니 맛이 없을 수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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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긴 생선을 토막 내서 파는 노점도 많은데 오후에는 다 팔리고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사간다


두 번째로 자주 사 먹은 숯불구이는 닭고기구이 '삥 까이' 다.

우리나라 닭숯불구이에 비하면 감칠맛이 적고 좀 퍽퍽한 느낌은 있었지만

건강한 맛이라고 생각하며 잘 사 먹었다.ㅎㅎ


20241220_084149.jpg?type=w1600 날마다 아침이면 생선들과 닭 한 마리를 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굽기 시작하던 동네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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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마리를 주문하면 즉석에서 다시 댑혀 먹기좋게 토막내 준다. 한마리 12만킵(약 7천원)


20250108_173605.jpg?type=w1600 닭 꼬치구이


세 번째는 숯불구이 중 가장 흔하고 값도 저렴한 듯한 돼지고기 구이다.

돼지고기 살이나 껍질이 많이 붙은 부위, 삼겹살 꼬치 등 다양했는데

'삥무씸싼'이라 부르는 삼겹살 꼬치가 (제 입맛엔) 제일 부드럽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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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돼지고기로 만든 라오스식 소시지를 빼놓을 수 없다.

숯불 위에 얹어서 빠짝 구워진 소시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보고만 지나다니다

하루는 동네 담장에 주르륵 걸려 있는 소시지를 재밌게 구경하고는

호기심에 한번 사 먹어보기로 했다.


20250105_103931.jpg?type=w1600 햇빛에도 말리고, 흙먼지도 뒤집어쓰고.ㅎㅎ


라오스는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50년이 넘는 프랑스 식민시대를 지나며

음식 문화 안에 주변 동남아 국가만이 아니라 프랑스의 영향도 자연스레 스며 있단다.

소시지가 그중 하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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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씩 잘라진 조각들 중에 앞에 있는 것이 소시지 쏨 무, 뒤는 돼지고기


고추와 비계등을 섞어서 매콤하게 만든 소시지 쏨 무이다.

한 입 먹어보니 먹을 만한 맛이지만 (제 입맛엔) 두 번 먹기는 싫은 맛이었다.ㅎㅎ

그래서 다시 한번 레스토랑에서 라오스 소시지에 도전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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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 찹쌀밥 한셋트에 133,000킵(8천원). 고춧가루 버무린 듯한 빨간 소스가 신의 한수?^^


근데 이번에 먹은 소시지는 맛있다.!

특히 저 매콤 짭짤한 빨간 소스에 찍어먹으니 감칠맛도 돌면서

찹쌀밥과 함께 찰떡궁합이다.

라오스 소시지 중에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허브, 향신료, 짭쌀과 섞어 굽거나 튀긴 소시지를

사이우어라 부른단다.

이 소시지 내용물이 사이우어 같았다.


숯불구이는 아니지만 방비엥에서 너무 맛있게 먹은 삼겹살 구이 신닷이 있다.

한국의 영향을 받아 라오스 스타일로 탄생한 고기구이란다.

방비엥을 방문하는 한국여행객이 많이 찾는다는 식당, 피핑 쏨에서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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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꽃보다 청춘'에 나온 후 더 유명해진, 방비엥 로컬 삼겹살 맛집 '피핑쏨'


구운 삼겹살을 다진 마늘, 다진 고추로 버무린 초고추장(?) 느낌의 소스에 찍어서

끓는 육수물에 담근 야채와 함께 먹는데 담백한 한국식 샤부샤부처럼

생각 외로 포만감 있고 맛있었다.(1인 59,000킵= 약 3,600원)

하긴 한국 떠난 지 20여 일이 넘었으니 웬만하면 맛없을 수가 없겠지만.ㅎㅎ


비엔티안에서 신닷을 한번 더 먹게 됐는데 이번에는 숙소 주변에 있는 무한리필 신닷 식당이다.

라오스에서 이렇게 많은 현지인들이 대도로변 노상에 앉아

신닷을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여기 라오스 맞나 싶기도 하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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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2_175855.jpg?type=w1600 1인분 8만 9천 킵(약 5,400원). 이런 분위기이니 위생까지는 생각 말아야..ㅎㅎ


자리에 앉자마자 큰 접시에 돼지고기가 모둠으로 그득 담겨 나왔다.

중앙에는 앙증맞은 새우들도!

눈으로 포만감을 즐기며 고기를 구워 먹는데 생각보다 맛이 좀... 삼겹살 빼고는 질긴 고기도 많고...

그러나 맛보다는^^ 비엔티안 도심에서 라오인들과 한데 즐기는 분위기만으로도

충만함을 주는 저녁이었다.

무한리필집에 왔으니 필히 두 접시는 먹어 줘야지 했건만

한 접시 겨우 먹고 끝나긴 했지만.ㅎㅎ




라오스식 샌드위치, 카우찌(반미)


라오스 길거리 대표음식 중에 카우찌가 있다.

라오스식 바게트 샌드위치(반미)다.

여행객은 말할 것도 없지만 현지인들이 길거리 가게들에 가득 쌓인 바게트 빵을

한 뭉텅이씩 사가는 모습을 자주 보았는데

그 정도로 카우찌 역시 프랑스 식민지배 영향을 단단히 받은 음식 중 하나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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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9_071856.jpg?type=w1600 즉석에서 빵속에 들어가는 토핑, 소스를 입에 맞게 주문할 수 있어서 좋다


20250107_100532.jpg?type=w1600 고기류를 한번 더 튀겨서 넣어주니 감칠맛이 풍성~


20241221_124513.jpg?type=w1600 바게트 빵(약 2천 원대) 하나면 식사 대용으로 충분


20241230_171447.jpg?type=w1600 메콩강 크루즈 배 위에서 운치를 즐기며^^


라오스식 샌드위치 카우찌는 우리나라 김밥처럼 뭔가 끼니가 애매할 때 사 먹기 좋았는데

부드러운 바게트 빵 속에 엄청 가득 채워진 토핑으로

터질 듯한 빵을 크게 한입 베어 물면 포만감마저 끝내줬다.




라오스식 샐러드 땀막홍


라오스의 대중적 요리인 파파야 샐러드, 땀막홍은

태국의 쏨땀과 비슷한 듯, 다른 듯하다.

태국에서 쏨땀을 감칠맛 나게 먹은 기억이 있어서

라오스 샐러드 땀막홍을 비교적 친근한 음식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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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태국 쏨땀, 오른쪽은 라오스 땀막홍. 색이나 느낌이 비슷비슷


그런데 땀막홍을 한입 먹고 나자 입안에서 비위에 안 맞는 생선 액젓 같은 소스향이 퍼지는데

마음과 달리 계속 먹기가 힘들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동남아 음식 몇 가지 안에 드는 땀막홍을

이런 인상으로 끝내버릴 수는 없을 듯하여

이번에는 비엔티안의 여행자 거리에 있는 한 식당에서 한번 더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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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막홍은 우리나라 김치처럼 어떤 음식에도 곁들여 먹기 좋다. 팟타이와 함께 땀막홍


역시 도전하길 잘했다.

그 지독하던 생선 소스향이 거의 안 나고

적절한 맵기와 간으로 요리된 땀막홍을 만났다.^^




라오스에서 나름(?) 실패한 음식들


한 번은 소고기를 사서 스테이크를 해보기로 했다.

새로운 나라 도시에 갈 때마다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요리가

소고기 스테이크일 정도로 가성비 좋은 음식이다.

아침마다 동네 길목에 서는 노상 고깃집에서 과감히(?) 소고기를 샀다.


20241220_080700.jpg?type=w1600 루앙프라방 숙소 동네 아침의 정육점 모습. 다행히도 오후가 되면 수북이 진열된 고기가 거의 없다


20241228_172011.jpg?type=w1600 물소인지? 버펄로인지? 가위로 겨우 잘라지는 소고기 ㅎㅎ


대 실패!

스테이크용 부위를 달랬더니 긴가민가 머뭇거리다 건네준 고기가...

아니나 다를까, 너무 질겨서 부실한 이로는 씹기가 힘들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 메뉴 중에 '라오 스테이크(소고기)'를 발견하고

한번 시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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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 스테이크(5,400원). 다른 음식들에 비해 비교적 비싼편?


역시나 질겼다. 더군다나 스테이크라기보다 소불고기 비주얼이! ㅎㅎ

그래도 식당은 역시 조리법이 다른지 고기를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긴 하더라~.^^


숯불에 구워지는 것들 중에 바나나 잎에 길쭉하게 싸진 음식이 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 바나나 잎에 싸진 찹쌀밥을 본 적이 있어서) 친근한 맘으로 사봤다.

근데 바나나 껍질을 벗기니 뜻밖에 밥이 아니고 이런 요상한 음식이 나온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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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먹다가 향이 안맞아서 이것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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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도 숯불구이를? 10개쯤 달린 한송이는 천원인데 구은 거 한개는 6백원! 엄청 팍팍한 고구마 씹는 맛이 벨로ㅎㅎ


새벽시장이나 야시장에서 흔하게 보이던,

꼭 우리나라 김처럼 생긴 것이 있다.

라오스 민물 김이란다.


20241224_115401.jpg?type=w1600 루앙프라방 새벽시장에서 신기해서 사봄. (1,800원)


메콩강에서 자라는 ‘카이(Kai)’라는 물풀(조류)을 가공해서 만든 이 김이

단백질, 식물성 오메가 3가 많은 전통식품이라는데 한 잎 살짝 떼어 맛보니 느므나 짜용 ㅋㅋ

김을 워낙 좋아해서 여행 나올 때마다 필수식품으로 한통씩은 가지고 오는 입장임에도 결국 포기,

고스란히 잘 싸서 숙소에 두고 왔다.ㅎㅎ


근데 방비엥 남쏭강에서 아주 흥미로운 모습을 보았다.

바로 눈앞에서 카이를 채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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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메콩강에서 물풀 ‘카이(Kai)’를 채취하는 여인들


남쏭강 바로 앞 카페에서 글작업을 하느라 좀 오랜 시간을 앉아 있다 보니

몇 시간째 그대로 몸을 숙인 채 쉼 없이 카이를 채취하는 이들의 모습을 계속 보게 됐다.

열악한 라오인들의 고달픈 삶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짜다고 안 먹고 두고 온 김에게,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성공한 라오스 길거리 반찬과 정겨운 식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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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나 길거리 노점에서 늘 보았던 밀봉반찬들이 있다.

그중에 눈여겨봐 오던 반찬이 있는데 실패가 두려워 쉽게 못 사고 있다가

먹을 게 하나도 없던 어느 날에 불쑥 사 왔다.


20241230_111412.jpg?type=w1600 모닝글로리로 만든 국과 열무 물김치(?)


대성공이랄까.ㅎㅎ

진직 김치 대용으로 사 먹을 걸 하는 후회까진 아니고...

현지 밑반찬이 생긴 기분이 들며 마음이 든든해졌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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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글로리 국은 맛있는 된장국으로 변신중. 소금에만 절여진 듯 단순한 열무김치가 식욕을 돋굼


그 밖에도 라오스 역시 낯익고 정겨운 식재료들이 가게들마다 많이 있어줘서

라오스 한달살기도 그럭저럭 잘 먹고,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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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4_181705.jpg?type=w1600 잘 차려진 우리 식 한상^^






(2024/12월~25/1월, '라오스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 보니 격의 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나름의 솔직한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글 중간에 2025년, 현재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 아래에는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25년 7월 생각"



[호]


저도 입맛이 그다지 까다로운 편은 아니고,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편이지만,

제 입맛에 맞는 라오스 음식으로는

쌀국수인 카오삐약(Khao Piak)이 제일 맛있었던 것같습니다.

닭이나 소고기 육수에 쫄깃한 라오스식 쌀면을 넣고 고수와 숙주, 라임 등을 곁들인 국수인데

제가 아직도 고수향에 익숙하지 못해 고수만 골라내고 먹으면 그런 대로 먹을 만했습니다.


물론 카오 니여우(Khao Niew)라는 찰밥이나,
라오스식 파파야 샐러드인 땀막훙(Tam Mak Hoong)까지는

제 입맛에 거의 거부감이 없었던 것같습니다만,

생선액젓 향이 들어간 음식들은 거의 못먹었습니다.


언제 다시 동남아에 가면 고수풀이 들어간 음식도 제대로 먹어보고,

특히나 "지옥의 냄새, 천국의 맛"이라는

“열대과일의 여왕(Queen of Tropical Fruits)”,

두리안(Durian)의 맛도 제대로 느껴보고 싶습니다.

몇번이나 더 먹어야 '천국의 맛'을 알게 될지,

아직은 '지옥의 냄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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