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한달살기(14)/비엔티안

airbnb 숙소의 무성의와 airbnb 고객지원센터의 적극대처

by 호히부부

(2024/12월~2025/1월)



[호]


방비엥에서 12시에 출발하는 미니밴을 타고

지난 2020년 12월 개통한 비엔티안과 방비엥을 잇는 고속도로(113km)를 달렸다.

이 고속도로도 라오스 고속철도처럼 중국자본으로 건설된 것이라고 한다.

고속도로를 다니는 차량이 별로 없어 1시간 30여분 뒤에는

(얼마 전 루앙프라방에서 예약한) 비엔티안 여행자 거리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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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안에서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도 사고. 방비엥 아침시장 입구에 있는, 유명한 샌드위치 가게 '빅마마' 앞에 줄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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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비엥(좌), 비엔티안(우) 톨게이트 위에 '중국 운남건설'이라 표시돼 있다.


방비엥에서는 3일간 호텔에서 묵었기에,

비엔티안에서 5일 동안 머물게 될 에어비엔비 숙소는

간단하게라도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조그마한 주방이 딸린, 원룸으로 예약을 했다(작지만 테라스도 있는).


엘리베이터 없는 3층까지 무거운 캐리어 가방 2개를 낑낑대며 들고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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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에어비앤비 숙소(하늘색 건물 3층)와 예약한 방 내부


체크인을 하려는데 호스트는 없고,

호스트가 에어비앤비와 함께 운영하는, 1층 바에 있던 직원이 나와

방으로 우리를 안내를 한다.

그러나 방에 들어가 보니 우리가 예약한 방이 아닌, 다른 방이다.

그 방은 아예 주방과 테라스가 없는 곳이었다.


우리가 예약한 방이 아니니

주방이 있는 우리 방으로 안내를 하라고 했다.

그러나 직원은 "그 방은 이미 다른 사람이 투숙하고 있고,

이 방밖에 없다"라고 한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주인을 당장 오라고 했다.

그러나 주인은 지금 올 수 없고, 저녁에나 온다며

지금 이 방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다.


SE-0cb384d1-d4a5-4dee-ad73-c16c893d9f9c.jpg?type=w1600 황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메콩강 건너는 태국땅.


그동안 에어비앤비를 여러 군데 수차레 다녀봤지만

이처럼 황당한 일은 처음이다.

주인과 문자 메시지로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주인은 필요하면 1층에 있는 자기네 주방을 이용할 수 있다며,

우리가 예약한 방은 이미 다른 사람이 투숙하고 있어서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하지 않으면 예약을 취소하면 환불해 주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다른 사람에게 이미 줘버리고

우리한테는 주방이 없는 방을 들어가거나 환불하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주인한테 화를 내봐야 우리만 속을 끓일 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에어비앤비 고객지원센터에 고발하기로 하고 에어비앤비 숙소를 나왔다.


시간은 어느새 저녁으로 가고 있는데 주방이 있는 에어비앤비를 새로 알아보기는 어렵고

당장에 오늘 묵을 호텔이라도 예약을 해야 한다.


갑자기 오갈 데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할 수 없이 근처의 호텔을 걸어 다니며 알아보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어느 호텔 앞 의자에 앉아

핸드폰 부킹닷컴으로 본격적으로 검색을 시작했다.


20250109_163322.jpg 이 호텔은 하룻밤 숙박료가 150불이라고! 갑자기 늙어 보이는 건 왜일까요?ㅎㅎ


여러 군데 호텔을 비교, 검색해 보다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

새로 예약한 호텔은 며칠 전, 비엔티안 숙소를 알아보다 알게 된 낯익은 호텔인데

일단 주방이 있는 에어비앤비가 우선순위인 데다,

에어비앤비 숙소에 비해 숙박비도 좀 비싸서(하룻밤 7만 원) 눈팅만 했던 호텔이다.


툭툭이를 불러 타고 10여분 털털거리며 호텔로 간다.


SE-0ed18228-bd1d-4940-b90d-203e1ed64af0.jpg?type=w1600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인 툭툭이를 보니 다시 기분 좋아지고^^


호텔에 도착했다.

이름뿐 아니라 외관도 거창한 라오텔이다.

(정녕 호텔 광고는 아닙니다만, 이해해 주시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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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을 하고 드디어 본격 작업(?)에 들어갔다.

에어비앤비 홈피에 들어간 뒤,

고객지원팀에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자세히 썼다.

"어쩌구저쩌구~~~~" 다 쓴 다음 땡 하고 전송했다.


"한국시간으로 근무 시간이 어쩌구저쩌구~~~" 하더니 곧장 연락이 온다.

먼저 문자 메시지로 "고객께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

"내용 확인 후 전액 환불 처리된다"고 걱정하지 말란다.


여러 번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후,

전액 환불 처리됐음은 물론, 고객에게 불편을 끼쳤으므로,

에어비앤비 예약금의 20%(42,853원)를 추가지급하겠다는 메시지에다,

한국의 airbnb 고객지원센터 직원이 직접 전화로 다시 확인까지 하고

앞으로도 더 잘하겠다고 하니, 이제사 진짜로 마음이 풀린다.


20241224_153157.jpg?type=w1600 부겐벨리아 꽃이 아름다운, 이곳은 방이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그나저나, 비엔티안의 그 호스트는 무슨 심뽀로

우리가 이미 예약한 방을 다른 사람에게 내주고

우리를 다른 방으로 가라고 했는지 여전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것도 모두 한달살기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덕분에 마음에는 있었으나 2순위로 밀려났던 호텔에서

무료 조식에다 수영장까지 포함된 좋은 호텔 방에서 묵으며

(5일을 묵기로 했더니 업그레이드를 시켜줘서 방이 엄청 커졌습니다^^)

한달살기 여행을 이어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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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평화롭기까지는 그런저런 많은 일이...ㅎㅎ


"사람이 여행하는 것은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행하기 위해서다"


라는 괴테의 말을 다시 새겨본다.^^


20241226_150530.jpg?type=w1600 루앙프라방 촘펫 언덕에서...






(2024/12월~25/1월, '라오스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 보니 격의 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나름의 솔직한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글 중간에 2025년, 현재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 아래에는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2025년 7월의 생각"



[호]


여행을 하면서 모든 일이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법은 없겠죠?

황당한 에어비앤비 주인을 만난 것도,

그로 인해 화를 삭히느라, 또 숙소를 찾느라 한나절을 허비하고

결국 더 좋은 호텔에 머물게 된 것도

하나의 여정이자 깨달음의 과정이었던 듯 싶습니다.


존 레논은

“내가 계획하지 않은 순간에 진짜 삶이 시작된다.”고 말했고

에머슨도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로운 길이 열린다.”며

인생의 지혜를 말해줍니다.


그렇듯 예기치 않은 순간들 속에서야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되기에

여행이 다 끝나고 난 후에도 이런 순간들이

가장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는가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하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눈앞에 맞닥뜨리면

또 여전히 당황하고, 화나고, 힘들 듯한데...


다만, 그것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라는 것도 그런대로 알고 있으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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