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한달살기(13)/방비엥

블루라군에서 드디어 수영하다

by 호히부부


(2024/12월~2025/1월)


[호]



방비엥에는 많은 액티비티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크게 나누어, 하늘과 강물, 산악체험으로 나눌 수 있겠다.

하늘을 나는 체험으로는 열기구 벌룬 투어를 시작으로, 하늘을 나는 파라모트 투어가 있고,

강물에서는 카약 타기, 모터보트인 롱테일 보트 타기, 고무 튜브 타기 등이 있다.


SE-e8e7928c-6c44-4ae9-bc37-6834bf915cfb.jpg?type=w1600 방비엥 남송강을 떠다니는 롱테일보트


산악체험으로는 등산과 록 클라이밍, 동굴 튜빙, 짚라인 타기,

그밖에 렌터카, 버기카(Buggy Car), 오토바이, 자전거 타기와 함께

툭툭이를 렌트하여 여행을 하는 방법도 있다.


20250107_112851.jpg?type=w1600 방비엥 버기카


방비엥을 방문하는 젊은이들은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 프로그램을 예약하고,

함께 즐기기도 하지만 나는 이 많은 것 중에 (단호히ㅎㅎ) 한 가지만 하기로 했다.

그것은 방비엥의 유명한 블루라군에서 수영을 해보는 것이다.


블루라군(The Blue Lagoon)은 1980년 브룩쉴즈(Brooke Shields)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주 유명한 영화 제목이다.

나도 이 영화를 통해 브룩쉴즈란 여배우를 처음 알고 좋아하게 됐지만.

(80년대 당시 남학생들의 3대 책받침 여신으로 브룩쉴즈와, 소피 마르소, 피비케이츠가 유명했었지요.ㅎㅎ)


영화, 블루라군은 당시 15세쯤이던 브룩쉴즈(1965년생)가 누드 혹은 준누드로 나와

러브신을 보여준 모습으로 유명해져 그 후 2, 3편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영화 제목만 블루라군이지 정작 촬영은 이곳 방비엥이 아니라

피지의 하이드섬에서 주로 찍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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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루라군 포스터와 브룩쉴즈


방비엥의 블루라군은 이름 그대로 산과 논 사이에 숨겨진 에메랄드빛 천연 수영장을 말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방비엥의 블루라군으로 가기 위해서

역시 오토바이, 자전거, 아니면 버기카로 직접 운전하며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는 (좀 더 편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생각되는) 툭툭이를 빌려 타고 가기로 했다.


블루라군은 총 6개가 있는데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3곳(1,2,3)이

관광객이 많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한다.

블루라군 1은 '인기시설 놀이터' 느낌이고,

라군 3은 길이 멀고 험하지만 '진짜 자연 속 쉼터' 느낌이란다.


SE-5bf2010f-b281-4258-92a9-86bfb9232e1d.jpg?type=w1600 태국의 '썽테우'와 비슷한 느낌의 투어트럭을 타고


블루라군 1을 거쳐(2는 생략) 3까지 다녀오기로 하고

툭툭이를 400,000킵(약24,000원)에 빌렸다(약 4시간 소요).

방비엥에서는 작은 툭툭, 큰 툭툭(투어트럭), 미니밴 등 다 포함해서 그냥 “툭툭”이라 부른단다.

약 10여 명이 탈 수 있는 투어트럭을 우리 부부만 타자니 좀 아까웠지만,

블루라군 가는 도로사정이(특히 라군 3 가는 길이) 안 좋아서 좀 더 힘을 잘 받는 투어트럭을 택했다.

(가격도 작은 툭툭과 큰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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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군1까지는 시내에서 6~7km거리(약 30여분). 풍경은 시골인데 도로는 오가는 차량이 많아서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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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군까지 버기카를 타고 가는 맛도 색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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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군1 입구. 1인당 입장료 20,000킵(약 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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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아래 석회암 카르스트 봉우리들이 블루라군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SE-40aad1b8-5851-46ae-87a8-db48e8bce56b.jpg?type=w1600 블루라군 1 모습
20250107_110420.jpg 우리나라 그 어디쯤인가, 아주 낯익은 유원지에라도 온 듯하다^^


블루라군의 첫 느낌은 제주도, 외도에 있는 월대천을 닮았다.

뭔가 특별하지도, 거창하지도 않고,

미리 사진에서 보았듯 엄청 감탄하거나 신기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1,2,3 라군 중에 천연 라군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블루라군 1은 시내에서 접근성이 좋아서 단체 관광객들이 많다.

여러 명씩 평상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국말과 중국말이 섞여서 여기저기서 들린다.

단체로 여행을 오면 목소리가 저절로 커지는가 싶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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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선지 낮 12시인데도 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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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군 위로 설치된 나무그네, 점프대에서 휴식




잠시 그렇게 하릴없이^^ 놀다가 다시 툭툭이를 타고 블루라군 3으로 올라갔다.

20여분 정도 걸리는 비포장도로로 가는데

블루라군 1을 올 때와는 사뭇 다르게 듣던 대로 경치가 심상치 않다.

더 오래된 시골마을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20250107_114745.jpg 멀리서 보이던 석회암 절벽이 눈앞에 우뚝 보인다.


방목하는 소떼들이 함께 무리 지어 길을 가고 있다.

개나 닭, 고양이뿐 아니라 소떼들까지

라오스의 동물들은 참 자유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을 적대시해서 짖거나 으르렁대는 것을 거의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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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7_113334.jpg 고요한 풍경과 참 잘 어울리는 '자탄풍'. 도전하는 젊음은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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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달리다 말고, 멈추고 싶은 곳이 나타나면 그 어디서든 바로 멈출 수 있다. (투어트럭에는 없는 자유^^)


20250107_113907.jpg 자연에 가까운 아이들이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하교 중이다. 절대 학원들은 안 가겠지?




그렇게 방비엥의 조용하고 한적한 진짜 시골길을 구불구불 지나

블루라군 3에 도착했다.(입장료 1인당 20,000킵)

블루라군 3 주변에는 여기저기 원두막(?)과 평상, 테이블들이 마련되어 있다.

단체관광객보다는 개별 여행자들이 많고, 가족 단위로 온 여행자도 많아

같은 블루라군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조용하다.


순순한 자연 쉼터 같은 블루라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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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물놀이하는 것을 잠시 구경하다가

이곳의 유명한 점심 메뉴 뚝배기 라면(50,000킵=3,000원), 맨밥 20,000킵(=1,200원)을 시켜서,

미리 (블루라군 출발하기 전에 시내에서) 사온 반미와 함께 점심을 배불리 먹은 뒤,

이왕 숙소에서부터 수영복을 입고 왔으니 물에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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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7_130925.jpg?type=w1600 혼자서도 잘 놀아요. ㅎㅎ


블루라군 3- 외줄 타기 다이빙 남


블루라군 3- 외줄 타기 다이빙 여


블루라군 3- 외줄 타기 다이빙 나


1월 초 블루라군에서 물 만난 물고기가 되다


거의 모든 라오스 관광객들은 이곳 블루라군을 찾아와

에메랄드빛 개울물(?)에서 수영을 하고 한바탕 노는 것을 꿈꾸리라...(아닐 수도 있지만?!ㅎㅎ).

나 또한 블루라군에서(꼭 브룩실즈가 나오는 영화 제목 이어서라기보다는ㅎㅎ)

원하던 수영을 잠시나마 해봤으니

나의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이룬 셈이다.

하지만 여행의 외면적 목표(블루라군 수영)를 달성했다고

내면의 목표까지 충족되었을까?


현실은 생각보다 춥고(덜덜 떨었습니다) 재미가 적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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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분들의, 우비 챙겨와 입는 철저한 준비성이란...^^






(2024/12월~25/1월, '라오스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 보니 격의 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나름의 솔직한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글 중간에 2025년, 현재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 아래에는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25년 7월 생각"



[호]


이제 7월 초순인데

벌써 밤이면 열대야, 낮에는 한증막처럼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니

1월 초순에 벌벌 떨며 수영을 했던 방비엥 블루라군이 절로 생각납니다.


아무리 K-문화가 많이 알려졌지만

한국에서 온 60대 중후반이 어딜 가서

브룩쉴즈를 닮았던 서양 아가씨들과 함께

외줄 타기 경쟁을 벌이며 물놀이하고 놀 수가 있겠습니까? ㅎㅎ


그것만으로도 라오스에서 한달살기 한 보람이 컸다...라고 하면,

강한 옆구리 훅을 한방 맞겠지요?


너무 더워서 더위를 먹었나 보다 하고 생각할까요? ㅎㅎ



[히]


어처구니 없어서 '강한 옆구리 훅'을 한방 때리고도 싶지 않은데?

손은 이미 나가버림. ㅋㅋ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반대로 철이 부족해지나바여.

(절대 그와 반대인 분들도 많겠지만요?!)ㅎㅎ


액티비티 천국이라는 방비엥까지 왔는데 기껏 블루라군에서 수영만 해도 괜찮다는 '호'.


저는 그다지 체험하고 싶은 엑티비티가 없었거든요.

사실 좀 과격한 종류들은 엄두가 안나고, 보트나 동굴투어는 그닥 안땡기고,

그중에 하늘에서 꽃처럼 떠다니는 열기구들을 보다가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딱 한 번 든 적은 있지만... 머... (비용이 100불 이상인지라ㅎㅎ)

그래저래 하늘에서, 강물에서 남들 하는 거 구경하는 걸로 충분히 만족했답니다.


그럼에도 '호'를 생각하면, 이곳이 천연 놀이공원,

여행자들의 액티비티 성지 방비엥이고보니

저와 다르게 뭔가 좀 안돼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블루라군에서 브룩쉴즈를 닮았던 서양 아가씨들과 함께

수영하며 외줄타기 경쟁을 벌인 걸로

라오스 한달살기 한 보람을 운운하는 걸 보니ㅋㅋ


혼자 괜스레 짠~했던 마음을 이제는 거두어도 될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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