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02
찰리 채플린 (18899 ~ 1977)
영국의 히피 가정에서 태어났고, 불우한 유년을 보냈다. 그의 출연 작품이 희극인지, 비극인지 헷갈린다. 그는 일생동안 그렇게 살았다. 대학시절 신림동 모던 타임스 카페 벽을 가득 채웠던, 찰리 채플린의 사진들이 그립다.
영국의 배우, 코미디언, 영화감독이었던 찰리 채플린은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통 큰 바지에 너무 작아서 터질 것 같은 조끼, 머리에 꽉 끼는 중절모, 짙은 콧수염을 하고 지팡이를 들었다. 이 캐릭터로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하며, 전 세계 사람들을 웃고 울렸다.
어릴 적 그는 런던의 집시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런던 뮤직홀의 가수, 어머니는 연극배우였다. 3살 때 부모는 이혼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일찍 죽었고, 어머니는 정신분열 증세로 평생을 어둡게 살았다.
채플린은 어린 나이에 아동극단 무대에 서기 시작하다가, 19살에 영국 최고의 무언극 배우단에 합류했다. 미국 순회공연에서 한 영화 제작자의 눈에 들어 할리우드 배우로 출연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절치 부심하여, 그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캐릭터 방랑자(Tramp)를 만들어 냈다. 낡고 큼지막한 구두를 신고, 오리걸음으로 걷는 모습은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영화 ‘모던 타임스’를 보면서 그를 알게 되었다.
당시 대학가에서 모던 타임스라는 카페가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했고, 신림동에도 이 카페가 생겼다. 당시 신림동은 막걸리 가게 천지였는데, 참 신기했다. 카페 이름에 걸맞게 온통 찰리 채플린의 사진들로 도배가 되었던, 굉장히 유니크한 공간이었다.
모던 타임스는 그가 마지막으로 출현했던 무성영화다. 고군분투하는 공장 노동자들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 한계를 고발하지만 고아 소녀를 만나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는 줄거리다.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주는 그의 영화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었다.
그의 영화는 힘없는 사람을 빈곤으로 내모는 권력을 비판하며, 사회구조와 모순된 세상을 풍자했다. 채플린은 미국 보수주의자와 FBI의 견제로 미국 입국이 금지되어, 스위스에 정착해 여생을 보냈다.
가끔 신림동에 있던 모던 타임스 카페가 생각난다. 기발하게 채플린을 모티브로 했던 내 추억의 장소. 막걸리보다는 커피 생각이 날 때 가끔 갔다. 채플린이 그 카페를 들렸다면, 어떤 코멘트를 했을지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