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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알갱이 Aug 08. 2024

아홉 번째 단어

사람

사람이 좋다. 사람들 속에서 눈물도 웃음도 나누며 사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아픈 날들이 쌓여간다. 함께 나눈 것들이 비수가 되어 돌아오고 삶의 과녁에 콱콱 박힌다. 이런 걸 바라지 않았다. 철철 흐르는 피고름 속에서 내 무지를 깨닫고 마주 보며 탓한다. 좋아만 했지 알지는 못했구나. 그런데 아무리 알려고 해도 알고 싶어도 사람을 모르겠다. 그래서 무섭다. 두렵다. 내 미완의 감정을 사람들에 덧씌워 미워도 해보고 싫어도 해보지만 돌아 돌아 이곳이다. 이유 없이 좋고, 이유를 붙여 좋고, 싫지만 좋다.


'세상 살기에 난 너무 멍청해'


이 문장이 뻥 뚫린 과녁판 속에서 한숨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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