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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숙 Sep 12. 2024

<폭포>의 배경지 나이아가라

조이스 캐럴 오츠(Joyce Carol Oates)

폭포(The Falls)의 배경지 나이아가라


조이스 캐럴 오츠(Joyce Carol Oates)의 <폭포>는 2004년에 출간된 소설로, 나이아가라 폭포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 가족 이야기와 그로 인한 세대 간의 영향을 탐구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죄책감, 구원, 인간의 고통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으며 작가 특유의 문학적 스타일과 감정적인 서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줄거리

<폭포>는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폭포가 사랑과 기쁨뿐만 아니라 어두운 감정과 파괴적인 힘을 상징한다.


주인공 아리아 에르스킨(Ariah Erskine)은 남편 길버트(Gilbert Erskine)와 함께 결혼 후 나아이가라 폭포 근처 호텔에 도착한다.  그러나 결혼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길버트가 폭포에 투신해 자살하고 아리아는 갑작스럽게 미망인이 된다.


남편은 자살하기 전 메모를 남겼다. 그의 심리적 고통과 혼란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짧은 글이었다. '용서해 달라'는 말도 있었다.


길버트는 결혼 첫날밤 이후 자신의 내면적인 갈등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는 엄격한 종교적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충돌을 겪고, 이로 인해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려는 듯한 메모를 남긴 것이다.


남편의 자살로 삶에 큰 충격을 받은 아리아는 홀로 남아 폭포 근처에서 남편의 시신을 찾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이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사회적, 정신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언론과 지역 사회는 그녀를 ‘폭포의 미망인’으로 부른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나이아가라 폭포


이 지역에서 존경받는 변호사 더크 버네비는 길버트의 자살 문제를 해결하려다 아리아와 만난다. 길버트의 자살은 지역 사회에서 큰 관심을 끌었고, 아리아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혼자 남편의 죽음과 마주해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더크는 아리아에게 관심을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크 버네비는 단순히 법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 이상으로 아리아에게 정서적으로도 중요한 존재가 된다. 그는 아리아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녀를 보호하려는 마음에서 그녀와 만나면서 점차 아리아에게 매력을 느끼고 둘 사이에 애정이 싹튼다.

     

아리아는 처음에는 더크에 대해 의심과 경계를 가졌지만, 점차 그의 진심과 따뜻함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길버트의 죽음으로 큰 상처를 입은 아리아는 더크를 통해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두 사람은 결혼한다.

     

아리아는 크와 결혼한 후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세 아이를 낳고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삶을 만든다. 그러나 새로운 비극이 그들을 뒤덮고 결국 불신, 탐욕, 심지어 살인으로 그들의 행복을 깨뜨린다.

      

아리아는 첫 남편 길버트의 죽음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더크는 나이아가라 지역에서 벌어지는 환경 문제와 인권 문제에 깊이 연루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의 삶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더크는 러브 커낼(Love Canal) 사건이라는 실제 환경 재앙과 관련된 부패와 권력 남용으로 가족이 붕괴되는 상황에 처한다. 더크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만 결국 사건에 휘말려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아리아의 세 자녀는 아버지의 과거가 방사성 폐기물과 관련된 은폐된 스캔들과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은 개인적인 역사뿐만 아니라 미국의 흐릿한 과거, 즉 풍경의 황폐화와 1950년대와 1960년대의 거대한 산업 확장으로 인한 부패와 탐욕에 직면하게 된다.

    

부모의 어두운 비밀과 해결되지 않은 감정, 잔인한 진실에 맞서는 챈들러, 로열, 줄리엣 버나비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답을 찾는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그들이 상실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받아들인다.     

<폭포> 책 표지


소설의 결말은 아리아와 자녀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고통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노력이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는 변치 않는 자연의 상징으로서, 세월이 흐르면서도 인간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배경으로 남는다.  

    

작품 속 아리아의 절규

“아니요. 제발, 신이시여. 이건 안 돼.”

    

상처, 굴욕, 형언할 수 없는 수치심, 슬픔이 아니라, 아직은 충격이 슬픔에 비하면 너무 즉각적이었다. 뉴욕 나이아가라 폭포의 레인보우 그랜드 호텔에 있는 신혼 스위트 침실의 거울에 기대어 놓인 남편의 수수께끼 같은 메모를 발견했을 때, 아리아는 결혼한 지 21시간이 되었다.

 

그날 오후, 그녀는 나이아가라 폭포 경찰로부터 남편인 길버트 어스킨과 닮은 남자가 아침 일찍 호스슈 폭포에 몸을 던졌다가 폭포 아래쪽의 경치 좋은 명소인 데블스 홀 래피즈 너머로 휩쓸려 갔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그녀는 결혼한 지 28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이것이 엄연한 잔인한 사실이었다.


“저는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과부가 된 신부입니다.”

    

아리아는 경이로운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존경받는 장로교 목사의 딸이었고, 세속적인 권위자들에게 그랬듯이 하느님께도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아리아는 갑자기 두 주먹으로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본 그녀의 눈을 멍하니 때리고 싶었다.  

   

“하느님, 도와주세요! 그렇게 잔인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죠?”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리석은 여자로서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당신은 누구이기에 내 정의를 면할 수 있나요?”  

   

대답은 빨리 왔다. 아리아의 두개골에 너무나 뚜렷하게 울려 퍼지는 조롱이었고, 그녀는 이 불쌍한 낯선 사람들이 그것을 들을 수 있다고 반쯤 믿었다. 하지만 여기에 위안이 있었다. 길버트 어스킨의 시신이 강에서 발견되어 신원이 확인되기 전까지 그의 죽음은 이론적이고 공식적이지 않았다.

     

아리아는 아직 과부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신부였다.


그날 아침 그녀가 평생 혼자 잤던, 그녀가 결혼식 다음날 아침에도 다시 혼자라는 무례하고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을 깨닫고 깨어났다. 혼자 깨어났지만, 그녀는 더 이상 미스 아리아 줄리엣 리트렐이 아니라 길버트 어스킨 부인이었다. 더 이상 뉴욕 트로이의 목사와 부인인 태디어스 리트렐의 노처녀 딸이 아니라, 트로이 음악 아카데미의 피아노 및 보컬 강사가 아니라, 최근 뉴욕 팔림라의 장로교회 목사로 임명된 길버트 어스킨 목사의 신부였다.


나이아가라 폭포(미국 쪽)


자 깨어났고 그 순간 그녀는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그녀의 자존심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혼자라고 생각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러브케넬 사건

소설 <폭포>에서 더크 버네비(Dirk Burnaby)는 주인공 아리아와 재혼하는 변호사로, 러브커넬 사건과 유사한 환경 문제에 연루되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더크 버네비의 이야기는 소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는 환경오염과 사회적 정의를 위해 싸우다 파멸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더크 버네비는 매력적이고 성공한 변호사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며, 정의롭고 책임감이 강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삶은 그가 지역에서 벌어지는 환경 문제에 깊이 관여하면서 점차 복잡해진다.   

  

러브커넬 사건과 유사한 소송

소설 속에서 더크 버네비가 연루되는 사건은 실제 역사적인 러브커넬 사건과 비슷한 환경오염 사건이다.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의 지역이 산업 폐기물로 오염되었고 지역 주민들은 건강 문제와 심각한 환경 피해를 입었다. 이 사건에서 주민들은 독성 폐기물로 인한 오염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한다.

    

버네비는 이 사건에 연루된 주민들을 대변하는 변호사로 나서서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자신이 가진 정의감과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려 하지만, 그의 의도가 모든 이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지역의 강력한 산업 세력과 정부, 그리고 법률 시스템에 맞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버네비는 커다란 위험에 삐지게 된다.

     

그는 이 사건에 깊이 개입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회적, 정치적 압력에 시달린다. 강력한 산업 세력과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은 버네비를 공격하기 시작하고, 그의 명성을 훼손하려 한다.


어느새 그의 법률 경력도 점차 위태로워지고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고립된다.

    

그가 변호하고자 했던 피해 주민들은 처음에는 그를 지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고통이 이어지자, 그들 또한 그에게 불만을 품기 시작한다.


결국 버네비는 자신이 도와주려 했던 사람들로부터도 등을 돌리게 되는 상황에 처하고 매우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더크 버네비의 비극적인 결말은 <폭포>에서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인간의 도덕적, 윤리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그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싸우지만, 결국 사회의 부패와 강력한 이익 세력에 의해 패배하고 자신이 보호하려 했던 사람들로부터도 외면당한다.


그의 죽음은 부패한 사회 시스템과 그 속에서 정의를 지키려는 개인의 고독한 투쟁을 상징하며, 소설의 주제인 구원과 희생의 문제를 깊이 탐구하게 만든다.

    

첫 번째 남편의 죽음

<폭포>는 아리아의 남편 길버트가 신혼여행 중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자살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 역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의문이었다. 그는 가장 행복해야 할 신혼여행에서 어여쁜 신부를 두고 왜 자살했을까?

     

그의 자살은 소설의 첫 부분에서 아리아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고 소설의 전개를 이끌어간다. 길버트의 자살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발생하는데, 주로 그의 내면적인 갈등과 사회적 압박이 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종교적 신념과 죄책감

길버트는 매우 종교적인 인물이며 특히 엄격한 청교도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는 목사로서 도덕적 완벽주의와 신앙적 기준을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고 나자 이러한 신념과 현실 사이에 갈등을 느끼고 성적인 문제나 결혼의 기대와 실제 사이에서 큰 죄책감과 혼란을 겪는다.

    

길버트는 결혼 첫날밤 이후 자신이 원하던 성스러운 결혼 생활이 현실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성적인 문제나 결혼에 대한 이상화된 기대가 충족되지 않자 그는 자신이 신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느끼며 깊은 죄책감에 빠진다. 이러한 내면적 고통은 그를 자살로 내몰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정체성의 혼란과 정신적 압박

길버트는 매우 보수적인 배경에서 자란 인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혼란을 겪고 있었다. 결혼 생활에서 기대했던 바와 실제 현실이 충돌하면서, 그는 자신의 신앙과 역할에 대한 불안을 느꼈다.


결혼은 그에게 있어 사회적, 종교적 의무였지만 그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는 자신이 결혼과 관련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강한 정신적 압박을 받는다.

     

이러한 혼란과 압박감은 길버트가 더 이상 현실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다고 느끼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신혼여행지인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상징성

소설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는 단순한 배경 이상의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그 장엄하고도 위험한 자연의 힘으로, 아름다움과 동시에 파괴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길버트의 자살은 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혼란과 고통이 폭포의 강력한 자연적 힘과 맞물려 표현된다. 폭포는 그의 죄책감과 고통의 상징으로 그의 파괴적인 감정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배경이 된다.


이 사건은 소설의 나머지 부분에서 아리아와 그 주변 인물들이 죄책감, 구원, 삶의 의미를 탐구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아리아의 ‘비운의 신부’ 이미지

길버트의 죽음 이후 아리아는 언론과 지역 사회에서 ‘비운의 신부’로 불리며 나이아가라 폭포와 얽히게 된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그 자체로 아름다움과 파괴성을 동시에 내포하는 장소로 묘사되며, 아리아의 고통과 그녀의 삶이 망가진 사건을 상징하는 장소가 된다.


폭포는 신혼의 시작을 축복하는 장소이자 동시에 절망과 비극의 상징으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폭포의 시각적, 청각적 묘사

소설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는 자주 상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폭포의 시각적 아름다움과 함께 물이 떨어지며 내는 거대한 소리, 그 안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힘 등이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이 모든 묘사는 인물들의 감정적 상태와 맞물린다.


특히 아리아가 남편을 잃은 후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와 폭포의 격렬한 소리가 교차되며 긴장감을 더한다.

    

더크 버네비의 고뇌와 폭포

더크 버네비가 러브커넬 사건에 연루되며 점차 고립되고 좌절하는 과정에서도 폭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크가 겪는 좌절과 사회적 압박은 폭포의 거대한 힘과 맞물리며, 소설 내에서 폭포는 자연이 가진 파괴적이고 무자비한 힘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더크 역시 폭포를 바라보며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는 장면들이 있다.     


폭포와 인간의 무력함

폭포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힘으로 그려진다. 아리아와 더크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도 폭포를 바라보며 인간의 한계와 삶의 덧없음을 느끼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소설의 주요 주제인 구원, 죄책감, 그리고 인간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조이스 캐럴 오츠(Joyce Carol Oates)

조이스 캐럴 오츠는 1938년 뉴욕 서부의 작은 마을 록포트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2024년 현재 86세다.


오츠는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넘나들며 지금까지 63권의 소설, 47권의 단편 소설집, 수많은 희곡 대본, 아동 소설, 시집을 썼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26년 동안 꾸준히 일기를 썼는데 그녀가 쓴 일기는 시러큐스 대학교 기록 보관소의 9개 상자에 보관되어 있다. 오츠는 일기를 멈춘 것이 아니라 지금도 이메일로 바꾸어 쓰고 있다.

 

오츠의 문학 작품들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측면, 폭력, 계급 갈등, 정신적 고통 등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녀의 문체는 매우 섬세하고 정교하며, 인간 본성의 복잡함을 철저하게 파고드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츠는 2004년부터 노벨 문학상 발표가 있을 때마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주목받았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1979년 오츠는 노벨상 후보에 올랐고, 그 이후로 그녀가 후보에 올랐다는 소문이 여러 번 더 돌았다.


어느 해에는 그녀가 준우승자라는 말을 들었고, 다른 해에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서평 편집자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그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이스 캐럴 오츠(1972년) -*자료 : 위키피디아


오츠는 1993년에 부모님께 “아빠가 노벨상 발표에 다시 실망하셨다는 소식에 죄송합니다.”라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시골 농장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여덟 살 때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며 문학에 빠져들었다.


이후 세계 명작인 <제인에어>, <폭풍의 언덕>을 비롯해 윌리엄 포크너, 헤밍웨이 등 작가들의 작품을 섭렵했다. 어머니와 같은 원룸 스쿨에 다녔던 오츠는 가족 중에서 8학년을 넘어 계속 공부한 첫 번째 자녀였다.

    

열네 살 때 그녀는 할머니에게 타자기를 선물 받았는데 그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시러큐스대학 재학 중이던 열아홉 살에 단편소설 <구세계에서>로 입상했다.


그녀는 시러큐스대학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오츠의 룸메이트들은 밤새워 타자기를 두드리는 소음에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누구든 곁에 오면 작업 중인 소설 위에 다른 것을 올려놓고 자신의 글을 숨겼다.

    

오츠는 1960년 시러큐스 대학을 졸업생 대표로 졸업한 후 위스콘신 대학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1978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기 전까지 디트로이트 대학과 온타리오의 윈저 대학에서 가르쳤다.   

  

1967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폭동 중 하나로 알려진 ‘디트로이트 폭동’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 폭동은 디트로이트 인종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일어난 것으로 인종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폭동이 일어난 당시 디트로이트에 살던 오츠는 이후 폭력적인 주제를 다룬 여러 소설과 단편소설을 썼는데, 특히 1960년대 디트로이트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많다.

    

26살 때 첫 소설 <떨리는 가을에>(With Shuddering Fall)를 발표한 후 1970년 <그들>(them)로 미국 출판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녀는 1974년 위스콘씬 대학에서 남편 레이먼드 스미스를 만났다. 글쓰기 동지였던 남편과 함께 문학잡지 <온타리오 리뷰>(The Ontario Review)를 창간하고 독립출판사를 차렸다.

    

1996년 <좀비>(Zombie)로 브람 스토커 상을 받았다.

  

교보문고에 있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책


2001년 <멀베이니 가족> 출간 후 이 소설이 ‘오프라 윈프리 북 클럽’ 선정도서가 되면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05년 <폭포>(The Falls)로 페미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오츠는 소설가로 데뷔한 이후 63편이 넘는 장편과 1,000여 편에 달하는 단편을 발표했다.

 

소설뿐 아니라 그녀는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대부분의 문학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그 결과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다.

   

초기에는 심리적 사실주의 경향의 작품을 주로 썼으며 1970~1980년대에는 초현실주의적인 고딕풍 소설을 실험했고, 이후 가족의 역사, 여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을 썼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로자먼드 스미스라는 가명으로 4편의 심리적 서스펜스 소설과 미스터리 소설 3부작을 쓰기도 했다.


그녀는 성공한 작가였으나 매일 7~8시간씩 규칙적으로 글을 쓰면서 수업과 글쓰기를 꾸준히 했다고 전한다.

     

오츠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오랜 기간 문학 교수로 재직하였고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그녀는 문학 교육과 연구를 통해 많은 젊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오츠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현실을 깊이 탐구하는 독특한 관점이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현재 오츠는 프린스턴 대학 인문학부 석좌교수이며 1978년부터 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이스 캐럴 오츠(2014) *자료:위키피디아


오츠는 올해로 86세다. 그러나 그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거의 비슷한 일상을 유지해 오고 있다.


오츠는 오전에 약 5시간 일하고, 오후에 수업을 하지 않을 때는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거나 긴 산책을 한다.


집 근처에 시골길이 있고, 언덕을 조깅할 때면 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그녀는 말한다. 오츠는 보통 오후 8시 30분경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종종 영화를 본다.

    

오츠가 받은 상

<얼음의 나라에서>(1967년), <사자>(1973년) - 오헨리상


<그들>(1969) - 1970년 미국 내셔널 북 어워드(National Book Award) 수상


<좀비>(1996년), <악몽>(2011년), <검은 달리아와 하얀 장미>(2012년) - 브램스토커상

 

2003년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커먼웰스상, 케니언리뷰상 수상


<폭포>(2005년) 페미나 외국문학상


2006년 시카고트리뷴문학상


2019년 예루살렘상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다섯 차례 오름     


대표작


<Them> (1969)


오츠의 대표작 중 하나로,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겪는 한 가족의 빈곤, 폭력, 사회적 갈등을 그린 소설이다. 미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다루었으며, 1970년 '내셔널 북 어워드(National Book Award)'를 수상했다.

주제: 도시 빈곤, 계급 갈등, 폭력


<We Were the Mulvaneys> (1996)

오츠의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 중 하나로, 한때 완벽해 보였던 가족이 겪는 비극과 그로 인해 무너져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오프라의 북클럽(Oprah's Book Club)'에 선정되어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주제: 가족의 붕괴, 용서, 구원


<Blonde> (2000)

메릴린 먼로의 삶을 픽션 화한 작품으로, 먼로의 내면적 고뇌와 외부에서 주어진 이미지 사이의 갈등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2001년 퓰리처 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이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도 제작되었다.

주제: 유명인, 여성성, 정체성


<The Falls> (2004)

나이아가라 폭포를 배경으로 한 역사적 소설로, 가족의 비극과 세대 간에 걸친 갈등을 다루었다. 폭포가 상징하는 자연의 힘과 함께, 인간의 죄책감과 구원을 탐구하는 소설이다.

주제: 죄책감, 가족, 구원


<A Garden of Earthly Delights> (1967)

오츠의 초기작 중 하나로, 가난한 농민 가정의 딸인 캐롤린과 그녀의 가족들이 겪는 고난과 사회적 계층 이동을 다루었다. 이 작품은 '원더랜드 사중주(The Wonderland Quartet)'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주제: 사회적 계층, 가난, 희망과 절망


<The Gravedigger's Daughter> (2007)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딸 레베카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정체성, 폭력,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오츠의 할머니 이야기에 부분적으로 바탕을 두고 있다.

주제: 정체성, 생존, 가족 역사


<Zombie> (1995)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의 시점에서 서술된 소설로, 오츠의 다크한 면모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프리 다머(Jeffrey Dahmer)라는 실제 연쇄살인범을 모델로 했으며,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고 있다.

주제: 악, 광기, 인간 심리


<Black Water> (1992)

실제 사건인 1969년 차파퀴딕 사건(Chappaquiddick incident)을 바탕으로 한 소설로, 한 젊은 여성이 정치가와 함께 차에 타고 가다가 물에 빠져 익사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주제: 권력과 도덕, 생명과 죽음


    

그 외에 <나는 일어나,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대디 러브>. <악몽>, <폭스파이어>, <흉가>, <위험한 시간 여행>, <카시지>, <카디프, 바이 더 시>, <그림자 없는 남자>, <인형의 주인>, <블론드 1>, <좀비 2> 등의 저서가 있다.   

  


조이스 캐럴 오츠의 가족 이야기

어린 시절과 가족 배경

조이스 캐럴 오츠는 어려서부터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다. 아버지 프레더릭 오츠(Frederick Oates)는 도구 설계자였고, 어머니 캐럴 오츠(Caroline Oates)는 가정주부였다.

     

오츠의 가족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고, 오츠는 그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랐다. 다행히 그녀의 어머니는 딸의 교육과 발전에 헌신적이었다.


오츠는 부모가 강한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살아온 것을 자주 언급하면서 자신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회상한다.

    

오츠는 세 자녀 중 장녀였다. 막내 린 앤은 오츠가 대학에 진학하기 직전에 태어났고, 오츠는 수필에서 동생을 “나를 대신할 사람”이라고 썼다. 오츠는 린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둘은 생일이 같았고 이상할 정도로 비슷했다.

     

오츠는 “거울 속의 나, 미묘하게 왜곡된 모습”이라고 쓰기도 했다. “18년 차이의 자매 쌍둥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린은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오츠의 기억에 따르면 동생은 높은 음조의 울음소리나 으르렁거림을 내며 이빨로 책장을 찢었다. 그녀는 결국 심각한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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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남편의 죽음

오츠는 22살 때 레이먼드 스미스와 약혼했는데, 그를 3주 동안 알고 지낸 후였다. 두 사람은 10년이 넘도록 여전히 우리만큼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이나 관계”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두 사람 사이에 아이는 없었다. 평소 그녀는 집안청소를 맡았고 스미스는 재정을 처리하고 정원을 정리했다.   

두 사람은 함께 작은 문학 저널과 출판사인 Ontario Review를 설립했고, 30년 이상 함께 일했다.

 

1972년, 남편 스미스와 오츠


2008년, 오츠가 69세였을 때 스미스가 폐렴에 걸렸다. 그러나 스미스는 병원에 입원한 지 8일 만에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오츠가 집에서 막 잠이 들었을 때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30분도 지나지 않아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스미스는 이미 죽은 뒤였다.


스미스가 죽은 날 밤 오츠의 집에 온 그녀의 친구오츠가 떨면서 “다시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도 끝났다고 느꼈기 때문에 파티에 입었던 옷을 포함한 옷장의 옷을 대부분 버렸다.

    

오츠는 큰 슬픔에 빠졌다. 이 사건은 그녀의 삶과 문학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오츠는 남편의 죽음 후 그 경험을 토대로 회고록 <A Widow's Story>를 썼다.


이 책은 남편의 죽음 이후 그녀가 겪은 감정적, 심리적 여정을 다루었고 그녀가 상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했다.


회고록에는 자녀가 없는 상황에서 남편을 잃은 여성이 겪는 심리적 고통과 고독감이 솔직하게 묘사되어 있다.

    

두 번째 결혼

오츠는 남편 스미스의 죽음 이후 오랜 기간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2013년, 그녀는 신경과학자 찰스 그로스(Charles Gross)와 재혼했다.


그로스는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였고, 두 사람은 지적으로 많은 공통 관심사를 공유했다.


오츠는 그로스와의 결혼 생활에서 새로운 평화를 찾았지만, 그로스도 2019년 사망하면서 그녀는 다시 한번 상실의 슬픔을 겪게 되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도 자녀는 없었다.

     

가족 이야기와 문학적 주제

오츠의 문학은 종종 가족 관계와 개인적인 고통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녀의 여러 소설과 단편들은 가족 간의 복잡한 관계, 특히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과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오츠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 속에서 성장하면서 가족 내의 긴장과 경제적 압박을 경험했고, 이는 그녀의 문학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가부장제, 가정 폭력, 상실, 그리고 복잡한 가족에 대한 주제를 대표작에서 자주 다루었다.

    

뉴저지에 있는 작가의 집


오츠의 대표작 <Them>(1969)은 가족 내 갈등과 폭력을 다룬 소설로, 이 작품은 1970년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소설에서 오츠는 도시 빈민층의 삶과 그들의 가족 내 갈등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 고통의 교차점을 탐구했다.

    

작가로서의 외로움과 가족의 역할

오츠는 매우 생산적인 작가로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의 글쓰기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자녀가 없었던 그녀는 종종 자신을 외로운 작가로 묘사하며, 작가로서의 삶은 가족과 함께 있어도 외로운 작업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녀는 작가로서의 외로움이 어떻게 자신의 문학을 풍부하게 만들었는지를 설명하며 개인적인 고독감이 창작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는 두 번 다녀왔다. 한 번은 워싱턴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23일 패키지여행이었고 두 번째는 벤을 이용해 가족 10명이 당일 여행으로 다녀왔다.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경관 중 하나로, 미국 뉴욕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주 경계에 걸쳐 있다.


폭포는 세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 개의 대형 폭포와 하나의 소형 폭포로 나뉜다.


원래는 하나였으나 오랜 시간에 걸쳐 지형이 깎여나가 폭포의 모양이 변했고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압도적인 규모와 장엄한 물줄기로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량을 자랑한다. 그중 캐나다의 말굽 폭포는 북미에서 가장 힘세고 강한 폭포다.


폭포는 미국-캐나다 국경에 있는데 1819년에 말굽 폭포를 기준으로 국경선을 정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침식과 건설로 인해 해당 지형이 변형되면서 국경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두 개의 폭포를 가졌지만 정작 관광은 말굽 폭포가 있는 캐나다 쪽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위스콘신 빙하에 생성되었다. 빙하의 육중한 무게에 눌려 나이아가라 지형이 융기를 하여 그에 따른 절벽이 형성되었다.


그 후 빙하가 녹으면서 오대호가 형성되었고, 오대호의 물이 대서양으로 빠지는 경로 중간에 위치한 절벽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형성된 것이다.

     

세계 3대 폭포에 속하는 이과수 폭포, 빅토리아 폭포보다 폭은 좁지만, 각각 남미와 아프리카의 열대 지방에 위치해 365일 모습이 같은 두 폭포와 달리 나이아가라 폭포는 한반도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해 있어 4계절의 모습이 모두 다르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구성  


왼쪽이 아메리칸 폭포, 오른쪽이 호스슈 폭포다


호스슈 폭포(Horseshoe Falls)

가장 큰 폭포로 캐나다 쪽에 있으며 말발굽 모양으로 되어 있어 이 이름이 붙여졌다. 폭포의 너비는 약 792m에 달하며, 물이 떨어지는 높이는 약 51m이다.

   

말발굽모양의 호스슈 폭포


아메리칸 폭포(American Falls)

미국 쪽에 있는 폭포로, 너비 약 290m, 높이는 약 21~34m이다. 이 폭포는 상대적으로 물줄기가 호스슈 폭포보다 작지만, 바위 위로 떨어지는 물줄기의 소리와 힘이 강렬하다.  

 

직선 모양의 아메리칸 폭포


브라이덜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

아메리칸 폭포 옆에 있는 작은 폭포로, ‘신부의 베일’이라는 이름처럼 얇고 섬세한 물줄기를 자랑한다. 물이 떨어지는 높이는 약 24m이며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이 세 개의 폭포는 나이아가라 강을 따라 쏟아지는데 매일 약 6억 리터의 물이 폭포 아래로 떨어져 장대한 자연의 힘을 보여준다.

    

주요 명소 및 체험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Maid of the Mist)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보트 투어다. 이 투어는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는데 물안개와 폭포의 굉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투어 중에 방수 옷을 착용해야 할 정도로 물이 강렬하게 튄다.

     

케이브 오브 더 윈즈(Cave of the Winds)

아메리칸 폭포 밑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이다. 방문객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폭포 아래로 내려가 폭포 바로 옆에서 거대한 물줄기를 체험할 수 있다. 바람과 함께 물이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폭포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나이아가라 스카이휠(Niagara SkyWheel)

캐나다 쪽에 있는 대형 관람차로, 나이아가라 폭포를 높은 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야경이 특히 아름다우며, 낮과 밤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나이아가라 파크웨이(Niagara Parkway)

이 길은 캐나다 쪽에서 나이아가라 강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도로다.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산책하며 강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데 특히 가을철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윈스턴 처칠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요일 드라이브”라고 말한 곳이다.

    

테이블 록(Table Rock)

캐나다에서 폭포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호스슈 폭포를 바로 옆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계절별 특징

나이아가라 폭포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여름

나이아가라 폭포의 성수기로, 폭포의 물줄기가 가장 풍성하며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최적의 시기이다.


특히 밤에는 폭포에 조명을 비추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여름에는 불꽃놀이도 자주 열린다.     


여름에는 강수량이 많아 가장 강렬한 폭포를 볼 수 있다.


가을

가을 단풍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의 자연경관이 더욱 돋보인다. 특히 나이아가라 파크웨이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으며,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관광객이 조금 줄어드는 시기이다.     


나이아가라 파크웨이 공원의 단풍이 아름답다


겨울

폭포 주변이 얼음으로 뒤덮인 겨울 풍경은 마치 동화 속 장면처럼 장엄하다. 겨울에는 ‘윈터 페스티벌 오브 라이트(Winter Festival of Lights)’가 열리는데 폭포와 도시가 조명으로 장식된다.     


겨울의 나이아가라 폭포,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 그 앞에 서다

워싱턴 D.C.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8시간 30분에서 9시간 정도다. 혼자 운전해서 하루 코스로 다녀오기에는 힘든 코스다.

     

첫 번째는 미국에서 오빠와 함께 사는 엄마와 같이 여행을 떠났다. 시간이 남아도는 엄마와 나는 2박 3일의 여정으로 투어를 예매했다. 함께 동행한 사람은 엄마와 나, 그리고 엄마의 교회 친구 2명, 총 4명이었다.

     

버지니아에서 출발하는 투어는 없어서 새벽에 워싱턴에서 출발했다. 약속한 곳에 도착하니 10명이 탈 수 있는 미니 버스에 운전기사를 포함해 일행이 모두 8명이었다. 그중 4명은 우리 팀이고 나머지 3명은 부부와 7살짜리 아이가 있는 가족이었다.


2박 3일의 넉넉한 일정이라 가는 도중 유명한 명소가 있으면 잠깐씩 내려서 구경하고 이동했다. 나는 엄마와 함께 앉고 권사님들은 우리 옆 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그래도 권사님들 중에 목청이 큰 분은 없었다. 간간히 두 분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번 그랜드 갔을 땐 고생 많이 했어. 멋은 있는데 우리가 갈 데는 아니었어. 걷기도 많이 걷고”


권사님이 그랜드라고 하는 말은 그랜드케니언을 말하는 것이다. 영어를 모르는 노인들은 영어 발음이 안 돼서 그랜드케니언을 ‘그년도 개년’이라고 했다더니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에이, 이렇게 또 여행을 오게 될 줄은 몰랐네. 유 권사님이 간다니까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오기는 했는데 여행 가는데 애들이 없으니까 걱정이 되긴 하네.”

“뭘 걱정이야, 유 권사님 따님이 있는데.”


권사님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 쏠렸다. 나는 손사래를 쳤다.


“저도 영어 못해요. 그냥 바디랭귀지 하는 수준이에요.”

“그래도 뭐 우리 보다야 낫겠지.”

“이렇게 이민 와서 살 줄 알았으면 진즉 영어공부를 했으면 좋았을 걸.”

“나는 영어보다 운전면허 따는 게 더 좋겠어.”   

  

미국에서 운전을 못하는 건 다리를 묶어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엄마도 오빠와 올케가 출근하고 나면 집 근처 슈퍼도 가지 못했다. 가장 가까운 슈퍼가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었다. 그래서 친구를 만나 무료함을 달래고 싶어도 누가 데리러 오거나 데려다주지 않으면 발이 묶이기 십상이었다. 엄마가 미국 생활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었다.


“우리 중에 하나라도 운전하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권사님 중 한 사람이라도 운전한다면 생활의 질이 달라질 터였다.


“그래도 나야가라 폭포를 가긴 가는구먼. 다들 댕겨왔는데 아마 우리만 못 갔을 걸?”

“맞아, 여기 와서 호강하는 거지. 한국에 있으면 나야가라 볼 일이 있겠어?”

“지난번에 전 권사 나야가라 갔다 왔다고 엄청 자랑하더라고, 우비 꼭 챙겨가라고. 우비 없으면 완전 물벼락 맞는대.”

“우비 안 가져왔는데...”

“가면 팔겠지, 걱정 말어.”


두 분은 자다가 깨다가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셨다.

    

엄마와 여행은 오랜만이었다. 미국으로 오빠를 따라 이민 가신 후 10년 떨어져 지낸 뒤였다. 하긴 한국에서도 가족들이 다 같이 움직인 적은 있어도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 적은 없었다.


엄마와 나는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끝도 없이 나누었다. 한국에 사는 언니네 가족 이야기, 작은 오빠네 이야기, 조카들 이야기, 나의 직장 이야기 등등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엄마는 이미 10년 전에 미국에서 돌아가셨다. 생각해 보니 그 여행은 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와 함께했던 여행이었다. 왠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버스는 두 시간 간격으로 우리를 내려주었다. 우리는 휴게소에서 먹을 것도 사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중간에 점심까지 먹고 나니 워싱턴에서 7시에 출발한 버스가 나이아가라 강줄기가 보일 때쯤은 오후 5시가 넘어 있었다.

    

폭포 위쪽에 있는 나이아가라 폴스 주립 공원, 저 멀리 보이는 물이 조용히 흘러 폭포로 떨어진다.


“일단 호텔로 가서 짐을 푸시고 오늘은 그냥 공원에서 산책하세요. 배는 내일 탈 겁니다. 그리고 저녁 드신 후 꼭 나오셔서 나이아가라 야경을 보세요. 정말 환상적입니다.”

     

기사의 말을 듣고 우리는 짐을 내렸다. 도착하자마자 자유시간이었다. 우리는 호텔에 짐을 풀고 로비에서 만났다. 방은 권사님 두 분이 같은 방, 엄마와 내가 함께였다.


바깥으로 나오자 보이지도 않는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꽤 크게 들려왔다.


물줄기가 폭포로 떨어지기 직전의 모습

 

위에서 내려다보는 나이아가라 폭포도 웅장하고 멋있었다. 바로 이 장소에서 <폭포>의 아리아 남편 길버트가 저 난간을 넘어 투신한 장소인가 싶은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있는 곳은 나이아가라 폴스 주립공원(Niagara Falls State Park)이고 보이는 강은 나이아가라 강이다.


이 강은 이리 호(Lake Erie)에서 시작하여 온타리오 호(Lake Ontario)로 흘러가는데 그 중간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다.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나이아가라 야경을 보기 위해서였다.


불빛은 캐나다 쪽에서 비추고 있는데 그 불빛이 미국 쪽까지 비쳤다. 멀리 캐나다의 '스카이론 타워(Skyline Tower)'가 우뚝 서 있었다. 이 타워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나이아가라 폭포에 위치한 전망대로, 높이 160m(528ft)이며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중 하나다.


타워의 꼭대기에는 회전하는 레스토랑과 관측 플랫폼이 있어, 나이아가라 폭포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확실히 캐나다 쪽이 훨씬 더 멋진 것 같았다.


미국 비자를 받은 사람은 다리를 건너 캐나다 쪽의 나이아가라 폭포를 볼 수 없다. 캐나다 쪽으로 건넌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려면 새로 비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빤히 보이는 저 다리는 국경선을 넘는 것이고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영화를 보면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캐나다로 도주하면서 국경을 건너는데 국경이 다리 하나를 건너면 되는 일이라니,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야경, 무지개가 연상된다.


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조식을 먹은 후 배를 타기 위해 일행이 모두 모였다. 우리가 타는 배 이름은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Maid of the Mist)다. 이 배는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까지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배 투어다.

     

미국 쪽에서 출발하며 캐나다에서는 다른 투어 보트가 운영되고 있다. 티켓은 관광 안내원이자 운전기사가 한꺼번에 끊어왔다.

      

“선글라스가 있으면 끼세요. 물이 튀면 앞이 안 보일 수 있어요. 그리고 카메라가 물에 젖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 휴대폰이나 가전기기는 방수팩이 있으면 넣어두세요.”

    

기사는 우비를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입장권을 사면 주는 우비였다.  

    

배를 타고 폭포 아래까지 다가갔다. 폭포와 가까워지자 물보라가 들이쳤다. 선글라스가 없으면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점점 굉음에 가까웠다.

     

캐나다에서 출발하는 보트는 호른블로워 나이아가라 크루즈(Hornblower Niagara Cruises)인데 캐나다 국기를 달고 있다. 두 배가 출발해서 가까워지면 서로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물보라가 너무 심해서 아주 가까이까지 다가가지는 못했다. 나는 사진 찍는 것을 멈추고 폭포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거대한 자연을 마주한 느낌은 감격스러웠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본 나이아가라 폭포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가? 나이아가라 폭포의 성난 모습이 장엄하다 못해 무력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단순히 물이 떨어지는 장소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삶과 시간의 흐름, 그리고 자연의 절대적인 힘을 상징하는 존재처럼 거대하게 느껴졌다.


이 거대한 물줄기가 수백만 년 동안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내려오며, 마치 인간의 삶과는 무관하게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온 듯한 느낌이었다.


하얗고 거대한 물줄기 앞에 인간의 아웅다웅 다툼은 한낱 농담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마음이 엄청 커지고 넓어지는 듯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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