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인생
우연히 보게 된 라이딩 인생. (우연히 맞니?)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니 몇 년 전 [스카이 캐슬]을 봤을 때 느꼈던 위화감과 씁쓸함은 마찬가지였지만 안타까움이 조금 더 느껴졌다.
7세다. 17세가 아닌 무려 7세!
7세가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여러 학원을 다니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들의 학업 수준에는 놀라 자빠질 뻔했다. 그중 압권은 영어 스피치 대회. 조지 6세 연설문을 한글도 아닌(한글로 외우는 것도 어렵겠다) 영어로 외우는 것도 모자라 그걸 말로 발표를 하다니.... 그리고 이게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있는 일이라니.
우리 애들 7세엔 한글 떼고 초등학교 입학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며 좋아했었는데 ㅋㅋㅋㅋ
수많은 학원 라이딩과 빽빽한 학업 스케줄로 아이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경쟁 사회에 던져진 아이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난 저렇게 힘들게 공부하고 열심히 애쓰는 저 아이들이 커서 돈 많이 벌고, 좋은 직장이나 직업을 가지고, 높은 위치에 서 있어야 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을 저렇게 갈아 넣어서 보냈는데 그에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한편 사교육이라고는 줄넘기 학원만 다니는 우리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했다. 지금부터 아니 훨씬 전부터 이만큼 벌어진 격차는 무엇으로 메꿀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했다.
사실 라이딩 인생에 나오는 엄마들은 정말 대단한 거다. 아무나 그렇게 못한다. 옛날이야 자식이 출세하면 부모를 부양했다지만 요즘 자식이 부모 부양하는 시대도 아닌 마당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쏟는 건 정말 아이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방법의 옳고 그름의 판단은 미뤄두고..)
난 아이들 공부에 관심이 없다. 왜? 귀찮아서... (애들 한글도 어린이집에서 마스터함. 집에서 연필 흑심 줄어든 적이 없음.) 하기 싫다는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어르고 달래고 설득하고 가르치고. 윽~~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이런 나도 한 번씩 [라이딩 인생] 같은 드라마에 현타가 오면 공부하라고 하지 않는 엄마가 지금은 행복할지 몰라도 나중에 커서 왜 공부 안 시켰냐고 원망 들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든다. (뭘 어쩌긴 어째. 지공부 지가 하는 거지. 뭐~)
인스타에 돌아다니는 유명한 짤이 생각났다. [여왕의 교실]이라는 드라마에서 공부 안 하는 동구에게 팩폭을 날리는 선생님(고현정)의 대사다.
"오늘이 즐겁다고, 내일도 즐거울까? 아니, 오동구. 너 오늘이 진짜 즐겁기는 한 거야? 공부는 힘들고, 노는 건 당장 즐겁지. 엄마에게 스트레스받고 사는 친구들이 당장은 니가 부럽겠지만, 몇 년이 지나 어른이 돼도 널 부러워할까? 그때쯤엔 다들 각자 정한 꿈을 향해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있을 거야. 너처럼 오늘을 낭비한 아이가 절대 함께할 수 없는 곳에서."
뭘 저렇게까지 말하나 싶다가도 아이들 학업에 신경 쓰지 않는 이 애미는 괜히 양심이 콕콕 찔린다.
Q. 아이들 학업에 부모의 개입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