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579회 코쿤 편
고요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던 집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순하디 순한 양 같던 첫째가 사춘기를 겪으며 사나운 늑대가 되었고 유아기부터 형을 못 살게 굴던 둘째는 지금은 더 형이 하지 말라는 거,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한다. 그리하여 우리 집엔 첫째의 "하지 마, 조용히 해, 나가라고!!!"와 둘째의 "아~아악~ 형아가 때렸어."가 매일 울려 퍼진다. 난 첫째에게 쫓아가서 왜 때리느냐 잔소리를 했다가, 왜 자신한테만 그러냐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아이에게 네 마음은 알겠지만 그래도 때리는 건 안된다고 달랜다. 둘째에겐 왜 형이 싫어하는 걸 하냐고 또 잔소리를 하고 다신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매일매일이 전쟁통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 코쿤 형제를 보고 놀라 자빠질 뻔했다. 생김새도 똑 닮은 두 형제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우애가 좋았단다. 이장우가 "많이 안 싸운 형제 같다"라고 말하니 코쿤이
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니 왜? 어떻게 안 싸울 수가 있지? 엄청나게 큰 충격을 받았다.
전설이나 동화에서나 존재할 줄 알았던 우애 좋은 형제를 보니 '현실에서도 형제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데 왜 우리 집은 매일이 전쟁인 걸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나이 차이도 코쿤 형제는 3살, 우리 집 형제는 4살 차이니.. 나이 차이 때문은 아니고. 신랑과 내가 중간 역할을 잘 못해서 그런가? 코쿤 동생은 맞을 짓을 안 했다는데. 그래, 우리 집 동생이 맞을 짓을 좀 하긴 해. 그래도 때리는 건 아니지.'
본디 형제, 자매, 남매란 치고 박고, 울고 불고, 소리 지르고, 부모에게 이르고 같이 혼나고, 밖에서 보면 모른 척하는 게 당연하다 여겼다. 나도 어렸을 때 언니랑 늘 싸우고, 남동생은 귀찮아했던지라 '형제들은 원래 그래'라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면서도 솔직한 마음은 우리 아이들이 사이좋게 자라, 커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형제가 되면 좋겠다고 바란다. 함께 게임 유튜브를 보며 웃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 희망은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찾아야겠다.
동생은 맞을 짓을 하지 않고 형은 맞을 짓을 보고도 잘 참을 수 있게 되면 참 좋겠다.
Q. 어렸을 때 형제, 자매, 남매들과 우애가 좋으셨나요? 좋으셨다면 그 비결이 무엇이었는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