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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호 Oct 05. 2024

 들어가는  글

   



01  들어가는 글   /   김순호



 

        나무들이 구불구불 팔을 뻗어 가는 것을 보며  허공엔 내가 나아갈 수  있는 숨겨진

길이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난 어느  길도 가보지 못하고 평생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우리의 삶은 생물학적 몸을 살아있게 하는 밥벌이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그 외 어떤

위에 둘 수 없는 것이기에,  세상은  돈으로 교환되지  않는  전업주부의 노동은  무가치

한 것으평가한다.


    미친 열기에 에어컨을 틀며  아직도 눈치를 봐야 하는 구차함과, 변기에 얼룩진 똥물을

지우는 것이 내 몫인 게 지겨워 증발하고 싶어도 달아나지 않고 살아있는 건. 죽음은 영원

하고  삶은 찰나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필멸(必滅)인 죽음에 이르러서야 체험하지

도 못할 자유를 얻게 된다.


    언제나 줄 밖에  서있던  아웃사이더인 내가 늦은 등단으로  시인이 되었을 때도,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은 지금도 '작가'라는 호칭은 여전히 두려운 영예(榮譽)다. 여기에 발표하는

 '글'은 살면스치는 것을 '시와 산문'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쓴 것들이기

에 숙하다.  모든  감정은   단어로도 온전히 표현 없다.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각자의 느으로  측만 할 이다.  그러므로 나의 글은 오로지 의 감정이다.


  인생은 허무하게  다. 그러나  지루하게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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