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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쿡 Jun 27. 2024

프로야구의 인기에도 예전이 그리운 이유 │ 낭만 야구

이번 시즌 KBO리그는 벌써 400만을 돌파하였고, 5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실로 어마어마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팬들은 몇 년 전, 아니 10년도 더 지난 예전의 야구를 그리워한다.


엘, 롯, 기, 삼성 왕조 등 각자의 별칭을 가진 채 모두가 흥분했었지만, 지금은 뛰어난 응원 문화 외에는 뭔가 낭만을 찾을 수 없다.


왜? 야구에서 낭만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낭만 있는 야구란


우선, ‘낭만 있는 야구’에 대한 정의부터 간단하게 정리하고 시작해야 할 듯하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선수 개개인의 신체적 능력도 아주 중요하지만, 생각보다 ‘흐름을 읽으며 하는 심리 싸움’에 가까운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수를 얼마나 읽고 있느냐에 따라 수많은 다양한 작전이 펼쳐질 수 있고, 팬의 입장에서도 그 작전이 이해되고 눈에 보일 때, 그 매력이 배가 되는 스포츠인 것이다.


그래서 결국 심리 싸움과 지략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진 끝에 승리하는 경기가 팀에게도, 팬들에게도 정말 낭만 있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심리 싸움이 경기의 주요 포인트가 되는 경우를 다소 찾기 어려운 느낌이며, 우선 선수들의 기본기 부분이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본질을 잊은 선수들


앞서 이야기했듯, 야구는 본질적으로 흐름을 읽고, 수싸움을 하는 심리전에 가깝다. 수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의도대로 경기를 끌어나갈 수 있는 힘, 즉 제구와 수비 같은 기본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프로야구는 이런 부분이 많이 약화된 것 같다.


선수들의 신체적 능력이 떨어져서 제구가 안 되느냐? 그건 아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신체 조건과 메커니즘(타격폼, 투구폼을 만들어내는 이론)들은 더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제구보다 구속과 같은 자극적인 요소들에 선수들이 더 높은 가치를 두며 야구의 본질에 가까운 부분이 점점 밀려나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요즘 경기를 보다 보면 선수들이 한 구 한 구 던진 후 뒤돌아서 전광판을 통해 구속을 확인하는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최강 야구는 예능이지만 이러한 부분을 잘 대변하는데, 니퍼트 선수와 유희관 선수의 구속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다.


수비도 마찬가지이다. 단편적으로 리그의 지난 7년간의 기록을 보면, 실책 개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제구와 수비. 야구의 기본 중 가장 기본인 부분이고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사실 야구라는 스포츠를 빛나게 한다.


결국 그 기본이 약해지면서 심리전을 하기 위한 최소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게 바로 요즘 야구를 재미없게 만드는 한 요소라 생각한다.


프로야구라는 프로 스포츠에서 작전이 사라진 경기


그러면 선수들이 기본기에 다시 집중하면 낭만 야구가 돌아오느냐? 그러기에는 현재 경기 운영에도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 바로 ‘작전 야구’의 모습을 이제는 찾아보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야구 경기를 보면 단순히 기계적인 작전을 쏟아내기도 하고, 심지어는 감독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선수를 자주 기용하는 등 상대의 수를 읽으려 애쓰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심리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야구를 정말 ‘생각’하면서 해야 하는데, 깊이 생각하지 않기에 깊이 있는 플레이가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한 이닝에 한 명의 투수를 쓰기도 하고, 혹사라 불릴 정도로 투수를 갈아 넣기도 했던 김성근 감독이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감독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자신만의 특색이 있는,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진 감독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치밀한 작전을 통해 상대의 수를 누르고, 흐름을 살리고 끊어주는 것이 감독 역할의 상당 부분이자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결정짓는 야구의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감독을 찾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우리는 요즘 야구가 낭만이 없다 느낄 수밖에 없는 것 아닐지 조심스럽게 주장해 본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


우리가 그리워하던 것은 결국 야구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본질을 잃어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자꾸 과거 우리가 알던 그 모습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시대가 바뀐 만큼 오롯이 선수, 혹은 감독만을 비난할 수 없기는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뜨겁고 소름 돋던 그 야구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시대에 따라 인식이 변화하며 팬들 역시 과거의 그 야구를 그리워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야구를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야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에 매력을 느껴 빠지는 팬들이 많고, 다시 한번 그러한 짜릿한 경기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이 야구판에는 아직도 많다.


그러므로 선수와 감독, 그리고 구단들도 야구의 본질에 대해, 야구의 어떤 모습을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지 한 번 고민해 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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