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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공영 Aug 26. 2024

연필이랑 지우개랑

2024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작품 외 추가 작품 3편입니다-1

                 

잠이 부족한 연필이 틀린 글자 수만큼

지우개는 몸무게가 줄고


입 큰 지우개가 개구리처럼 팔짝팔짝 뛰어오를 때마다

연필은 자꾸 키가 작아져


서로가 서로를 지워가는 관계이지만


연필은 틀린 글자를 먹어치우는 지우개를 차마 미워할 수 없고

지우개는 걸핏하면 졸리다고 징징대는 연필을 나무랄 수 없어


서로가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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